-
-
나의 외국어 학습기 - 읽기와 번역을 위한 한문, 중국어, 일본어 공부
김태완 지음 / 메멘토 / 2018년 10월
평점 :
‘경연(經筵), 왕의 공부’의 저자 김태완의 ‘나의 외국어 학습기’는 전공인 철학 공부를 위해 여러 나라 말을 공부하게 된 저자의 외국어 공부 비결과 내공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비결이라 했지만 저자의 책을 통해서 우리는 꾸준함과 반복 학습 등을 주문하는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중학교 시절 이전부터 축적된 외국어 학습에 관한 경험을 상세하게 들려준다. 일기를 쓰지 않았다면 전할 수 없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이다. 여러 인문서들을 넘나들며, 영어, 일본어, 중국어, 한문, 프랑스어, 독일어 등을 공부한 경험을 넘나들며 전하는 저자의 채게는 인문학적 지식들이 즐비(櫛比)하다.
'맹자'에 기록된 북학이란 말은 전국시대 남쪽 초나라 태생의 진량(陳良)이라는 사람이 주공(周公)과 공자의 도를 좋아하여 북쪽으로 올라가 유학을 배운 데서 비롯되었다는 말, 이 일로 연유하여 북쪽의 청나라에 가서 문물을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을 북학파라 불렀다는 말.( 41 페이지)
언어로 규정되지 않은 것은 사유할 수 없으며 사유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66, 67 페이지), 에른스트 카시러는 언어를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통로로 보았고 이 통로를 상징형식이라 규정했다는 말, 그렇게 심볼의 어원인 희랍어 symbole는 두 조각으로 나뉜 막대기 하나를 의미하였다는 말.
두 친구가 저마다 둘로 나뉜 막대기 조각을 하나씩 지니고 있다가 자식에게 물려준다. 물려받은 두 자식은 조각을 서로 맞춰보고 들어맞으면 선조의 우정 관계를 인정하고 우정을 이어나간다. 낯선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 이들이 선천적으로 하나로 묶인 관계임을 나타내는 제 3의 매개가 상징이라는 것이다.(72, 73 페이지)
"외국어를 모르는 사람은 자기 나라 말에 관해서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다." 괴테가 한 말이다.(87 페이지)
본문에 역(易)에 대한 글이 나온다. 형태로는 일(日)과 월(月)을 합한 글자이고 뜻으로는 교역(交易), 변역(變易)을 의미하고 황하(黃何)에서 그림이 나오고 낙수(洛水)에서 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성인이 본받아서 만든 것이다.
저자는 언어에 문법을 맞춰야지 문법에 언어를 맞추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문법을 먼저 공부하고 언어를 읽고 쓰는 것은 본말이 전도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한문에서 그렇다고 말한다. 한문에는 문법이 필요 없다고 하는 것도 만용이지만 문법에 얽매이는 것은 여행을 한다고 지도를 보며 한 발짝도 떼어놓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134, 135 페이지)
저자는 요즘 출판계와 독서계에 가독성이라는 망령이 지배해 수사적 장치를 가능한 한 배제하고 문장을 간결하게 다듬으려고만 한다고 지적한다. 만연체, 화려체, 간결체, 우유체, 강건체......문장의 개성을 살려주던 문체가 사라지니 주어 하나에 목적어와 부사 성분을 두고 술어 하나만 달랑 남는 천변일률의 글이 되고 말았다는 것이다.(152, 153 페이지)
저자는 어떤 언어든 쉬운 것은 없다며 아주 일상적인 소통을 하는 상황이라면 굳이 외국어를 많이 배우지 않아도 가능하지만 한 나라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해당 문화의 정수를 담은 문학작품을 읽으려면 잠심(潛心)하여 오랜 시간 공부를 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201 페이지)
발화자와 수용자가 메시지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변형이 일어난다. 이 변형에 해석이 개입한다. 번역이든 해석이든 나의 선(先)이해가 전제되기에 오해는 숙명적이다. 이때 말하는 오해란 틀린 이해, 잘못된 이해가 아니라 해석의 대상을 100퍼센트 그대로 거울처럼 반영하지 못하고 나의 선이해라는 프리즘으로 투과하여 반영한다는 말이다.(206, 207 페이지)
저자는 외국어는 최소 2년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기계적 훈련의 힘을 믿으라고 말한다. 단어를 외운다고 해서 반드시 언제라도 생각나도록 외우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고 쓰는 것이라 말한다. 저자는 외국어 학습도 성취한 만큼 계속 동기부여를 해야만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240 페이지)
저자는 번역서 부분이 이해되지 않아 원문을 찾아보면 어김 없이 번역도 헤맨 부분이라는 말을 한다. 본문에는 우리말과 여러 면에서 유사한 일본어라고 특별히 다른 초특별 고속도로는 없다는 말도 있다 저자는 외국어 학습도 성취한 만큼 계속 동기부여를 해야만 지속할 수 있다고 말한다.(240 페이지)
저자는 아무리 쉬운 문장이라도 우리말로 옮기려면 내 언어가 얼마나 졸렬한지, 내 표현 역량이 얼마나 부족한지 바로 깨닫게 되며 번역 과정을 거치면 우리말 실력도 쑥쑥 늘게 된다고 말한다.(244 페이지)
부록으로 한문, 중국어, 일본어 번역의 실례를 들어 놓기까지 해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소통, 그리고 외국어 공부의 가장 큰 동기는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고 대표적으로 외국 소설 등을 원문으로 읽는 것이라는 말에 동의한다. 좋은 책으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