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된 평가로 들뜨게 하여 이미 나이 든 나를 빠리로 유혹하고, 논문 지도교수와 그곳 작가들을 소개해주고, 고통스럽지만 보람있는 지적 방랑의 길로 이끌어주셨던 교수 겸 문학평론가 고() R. M. Alberes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

 

작년 88세로 타계한 박이문 교수가 다시 찾은 빠리 수첩에 쓴 알베레즈 교수에 대한 헌정사(獻呈辭)이다. 박이문 교수에게 젊음은 파산(破産)에 가까웠던 시기, 누차 자살로 모든 것을 기권/ 청산하려 했던 위기를 겨우 극복하는 데만 낭비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박이문 교수는 자신의 삶은 시간적으로, 공간적으로 색다른 자유로서 살아가도록 결정되었다는 말을 했다. 때로 과장된 평가도 필요할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자기만의 방에서 환상을 지닌 피조물인 우리에게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처럼.(울프는 자신감이 없다면 우리는 요람에 누운 아기와 마찬가지라는 말을 했다.)

 

박이문 교수의 글 가운데 가장 마음을 흔드는 부분은 고통스럽지만 보람있는 지적 방랑의 길이란 말이다. ‘고통스럽지만 보람있는 지적 방랑의 길시간적, 공간적으로 색다른 자유로서 살아가도록 결정된 삶의 조화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리라. 화두(話頭)로 다가온 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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