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서점 직원에게 ˝책 읽을 시간이 무지 무지 많겠어요. 이렇게 책에 둘러싸여 앉아 있기만 하면 되니까요.˝란 말을 하자
직원이 이렇게 답했다 한다.

˝손님은 어떤 일을 하시는데요?˝ 그러자 손님이 ˝나요? 난 옷가게에서 일해요..˝라고 답했다.

그러자 직원이 ˝음.. 그러면 손님은 옷 입어볼 시간이 정말 많겠어요. 그렇게 옷에 둘러싸여 계시잖아요.˝라고 말했다.

북 런던의 고서점에서 일하며 시와 단편소설을 쓰고 있는 젠 캠벨의 ‘그런 책은 없는데요‘란 책에 나오는 내용이다.

˝책에 둘러 싸여 있으니 책 읽을 시간이 무지 많겠어요˝란 말을 한 사람이 하필 옷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이다.

만일 그렇게 물은 사람이 아무 일도 안하는 사람이라면 어땠을까?

어떻든 다소 작위적이지만 흥미롭다. 저자는 그런 질문을 받고 옷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을 가상해 상상 속에서 그런 답을 하는 것을 그린 것일 수도 있다.

서점 근무는 낭만 및 한가와 거리가 멀다. 운영해 본 적도 없고 직원으로도 근무한 적도 없지만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다.

젠 캠벨이 말한 옷가게 직원은 서점 상황을 충분히 관찰하지도 않고 막연한 선입관으로 그런 질문을 한 듯 하다.

˝이 책을 모두 읽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십 분의 일도 못 읽었다. 혹시 당신은 세브르 도자기로 매일 식사를 하느냐?˝고 답했다는 아나톨 프랑스의 멋진 말로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

아나톨 프랑스가 마주친 방문객의 질문도 썩 현명하지는 않지만 젠 캠벨이 마주친 손님의 질문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우문현답 시리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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