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초쯤으로 보이는 주부 옆 자리에 앉은 전철. 그녀, 걸려온 전화를 퉁명스럽게 받는다.

˝오늘 화요일이예요. 전화 걸지 마세요.˝ 화요일은 일이 있으니 전화 하지 말라는 말인가?

책을 찾아 알라딘 강서홈플러스점까지 가는 길에 만난 풍경이다.

그녀는 엄마란 말을 한다.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를 어찌 저렇게 받는 걸까?

왜 그런 것일까 ?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만 옆의 나에게까지 불편함이 전해진다.

내 안에 있는 불효에 대한 자책감을 그녀가 자극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승희 시인의 ‘우란분절‘을 연상하며 마음 상해하던 또는 위로받던 나는 오늘 옆 승객의 전화 사건으로 불편하고 우란분절의 화자처럼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다.

강서홈플러스 알라딘에 가기 위해 마주쳐야 하는 의류 점포 앞에서 나는 책보다 옷에 비중을 두며 사는 삶은 참 편하고 가벼우리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지친 탓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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