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타자를 발명하는 과정이란 글이 눈길을 끈다. 임옥희 교수의 글(‘페미니스트 정신분석이론가들’ 14 페이지)이다. 필자에 의하면 아이는 복수와 증오의 감정의 이면인 사랑의 감정과 더불어 자기 경계를 침범한다고 상상한 대상이 사물이 아니라 타자라는 점을 인식하고 인정한다.

 

그렇기에 인간의 능동적인 정신 능력인 이성은 사랑, 혐오, 수치, 질투 등의 감정 이후에 사후적으로 발명된다고 필자는 말한다..타자를 발명하는 과정인 '사랑'을 체득(體得)하는 데 실패한 사람은 이성을 갖출 수 없다는 말이 가능할 것이다.

 

페미니스트 정신분석이론가들을 산 것은 멜라니 클라인의 인상적인 사상을 더 알아보고 싶어서이다. 여러 필자가 참여한 이 책에서 이해진 필자는 클라인은 양육의 실제 책임자인 어머니를 조명함으로써 아버지를 주체 구성의 원리로 설정한 프로이트의 가부장성과 남근중심주의를 넘어섰고 정신분석과 페미니즘 사이의 새로운 관계 가능성을 열었다고 썼다.(126, 127 페이지)

 

하지만 클라인의 모성은 희생하는 모성이 아니라 자식을 지배하고 집어삼키는 전능한 초자아의 모성권력이다.(같은 책 127 페이지) 이지영 교수의 책에서 읽게 된 내용이지만 김영희 교수는 한국 구전서사의 부친살해를 통해 한국의 구전 서사에 부친 살해 모티브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고 썼다.

 

반면 우리나라 서사에서 흔히 목격되는 것은 자식살해 모티브이다. 이 서사는 아버지로 표상되는 법, 권위, 질서, 가치에 대한 순종과 헌신으로 귀결된다.(‘BTS 예술혁명’ 47 페이지) 일전에 서양 문학작품에서는 비극이 일반적이지만 동양은 그렇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그 차이가 뭘까? 부친살해 서사의 일반성과 비극의 일반성은 연관이 되는 것일까? 자식 살해 역시 비극인데...어려운 물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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