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재테크가 처음인데요 - 꿈만 큰 생초보의 재테크 분투기 처음인데요 시리즈 (경제)
김태형 지음 / 한빛비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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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자가 재테크의 답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펀드와 주식에 붐이 일던 시절도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반영하듯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처럼 내가 재테크 책을 처음 접했던 시기의 시대 반영이랄까,

나의 첫 재테크 책은 금융상품을 홍보하거나 투기성 투자를 미화하는 책이었기에 적잖이 실망을 했었고, 그 후 재테크 관련 서적을 읽을 생각은 다시 하지 못했었다.

덕분에 주식을 좀 공부하긴 했었지만 안정지향주의자인지라 그저 공부 한 번 잘한 셈치고 책을 덮었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이 책은 좀 더 꼼꼼하고 신중하게 목차와 내용을 살폈고, 분명 내 상황과 갖가지 궁금증에 시원한 답을 던져줄 책이란 기대감이 책을 읽어 나갈 수록 점차 확신으로 바뀌어감을 느꼈다.

한참 경제활동이 왕성하여 종잣돈을 마련하기 유리했던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시기에 이런 친절한 책을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너무 크게 남았다.

특히나 그 시기엔 금리도 지금보다 훨씬 매력적이어서 돈을 모으기가 훨씬 수월했던 시기가 아닌가.

아니, 어쩌면 경제 관념이 이리도 중요한 줄 어릴 적에 알았더라면 인터넷을 조금 뒤져볼 마음만 있었어도 일찌감치 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지 않았을까 싶다.

 

 

입시나 장래희망과 관련된 교육과 뒷받침만큼이나 부모의 경제교육 또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일진데 대부분의 부모들이 돈을 벌어 자식에게 대어 주기에만 급급해 막상 물고기를 잡는 법은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물론 경제적 기반이 확실한 부모들은 손에 쥔 부를 지키고 불리기 위해서라도 일찌감치 자식들에게 경제 교육을 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라 확신한다.

문제는 어려운 사람만 계속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고리일 것이기에 내내 현실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밑지는 장사 없고 이유 없이 호의적인 장꾼이 없듯 각종 혜택을 내세우는 카드사도, 그리고 우리가 돈을 맡기는 은행조차 많은 부분을 숨기고 눈 속임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는 만큼 지혜롭게 돈을 쓰고 모으며 차근 차근 여유로운 노후 대비를 해 나갈 수 있음은 당연한 이치인만큼 사회 초년생부터 재테크 관련 서적을 필독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사회 초년생뿐 아니라 재테크에 관심을 두지 못했거나 금융과 관련해 기초적인 정보가 부족한 이들에게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줄 최고의 책이 아닌가 싶다.

현존하는 금융상품들에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흔히 갖게되는 궁금증들을 속 시원히 답해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절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제 관념을 바르게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저금리시대엔 제 아무리 발빠른 정보 습득으로 좋은 금융 상품만 찾아 헤매어 비교 우위 금리 상품에 돈을 맡겨 이자를 받는다 한 들, 맡기는 금액이 큰 금액이 아닌 이상 몸으로 절약을 실천하는 편이 훨씬 돈을 모으기 수월하고 위험부담도 없으며 이익도 크다.

수 없이 들어 왔음에도 종잣돈의 중요성을 아직도 깨닫지 못했거나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것 만은 꼭 기억하자.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초반에 눈을 어느 정도 뭉치기 까지는 힘이 들지만 일단 살이 붙으면 너무 쉽게 눈덩이가 커진다는 것을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최고의 재테크의 첫 걸음은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하게 절약을 실천하여 굴릴 수 있는 눈덩이를 만드는 일 외에 다른 정도는 없음을.

그리고 더 좋은 금융상품에 가입해 자본을 굴리고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후의 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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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아도 괜찮아, 기운내
도인종 지음 / 디어센서티브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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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주 가끔

나와 같은 얼굴과 모습으로 똑같은 인생을 살고 있을 누군가가

어딘가에 한 명은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조물주의 실수로라도, 혹은 창작력의 한계가 있었다면.

 

사람 사는게 거기서 거기라지만

한 편으론 너무도 다르잖아

그런데 저 편 어딘가에서

손 내밀어 달라며 울부짖는 네가 보일 듯 잡힐 듯

환영이 환청이 무언가 다른 공기가 나를 감싸와

 

거기 너

이런 느낌에 소름이 돋게하는 너

너도 지금 나를

이 세상 점보다 작은 내 존재를 궁금해 하고 있는건 아닌지

너는 지금 어떻게 견디고 있는거니

 

운명처럼 널 만나면

너를 붙들고 마주하고 끌어 안고 울며 위로해 주고 싶다

많이 힘들지.... ]

 

 

 

 

언젠가 다이어리에 끄적인 일기를 다시 펼쳐 들었다가 쓰려오는 속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희미해진 과거라 우습게 봤건만 내 몸은 그 아픔의 강도를 정확히 기억해 내어 즉각 반응을 보여온 것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지극히 섬세한 사람들 중 하나인 나또한 지극히 섬세하지 못한 가족과 동료,사람들로 인해 참 오랜 세월을 아파하며 방황해 왔던 것 같다.

섬세하지 못한 세상에서 섬세하지 않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오로지 생존을 위해 마음의 벽을 치고 적당히 그어버린 선들이 나이테가 되어 가슴에 켜켜이 새겨져 있는듯 하다.

기억들을 하나 둘 꺼내 들여다 보고 있자니 다 아물어 딱지 진 자리에 또 다시 시뻘건 핏물이 솟구쳐 오르는것 같았다.

저자가 섬세한 이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상처만큼 여려진 가슴으로 지금도 그렇게 힘겹게 살아가고 있을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그저 안타까워 가슴이 따끔거렸다. 손을 붙들고 이렇게 이야기해 주고 싶다.

'많이 힘들지....?'

 

 

사실 이 한 마디면 되는 걸.

섬세하지 못한 사람들은 섬세한 사람을 분석하고 평가하며 판단하려든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안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것은 고쳐야 하는 모습이라 쉽게 단정해 버린다.

놀라운 것은, 심지어 많은 섬세한 사람들조차 자신의 성향과 특성에대해 보듬어주고 함께할 모습으로 보기보다는 극복할 대상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생각보다 우리가 우리 자신에대해 모르고 사는것은 아닌지.

 

저자는 섬세한 이들의 특성, 섬세한 사람의 사랑, 섬세한 사람의 직업과 직장생활들을 공감이 가는 다양한 예시와 함께 이야기하며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 또한 지극히 섬세하여 생각이 많고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이기에 이런 이야기들에 공감하고 그 속에서 섬세한 이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조언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섬세하지 않은 부모로 인해, 섬세하지 않은 연인이나 배우자로 인해, 또는 서로 너무 같거나 너무 달라서 상처받는 당신이라면 이 책을 통해 위로받고 용기를 내길 바란다.

 

지금도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으며 어딘가에 웅크려 낙담하고 있는 섬세한 이들아,

당신은 잘못이 없습니다.

당신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변하지 않아도, 변하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당신은 그저 불친절한 바람이 온대 토양위에 떨구어 놓은 열대 식물의 씨앗이었을 뿐이예요.

맞지 않는 땅에 겨우 뿌리 내려 살아가는 당신을 친절한 누군가가 당신이 있어야할 곳에 옮겨 심어 줄거예요.

당신이 자랄 수 있는 토양에서 그들과 서로 보듬고 행복하세요.

섬세하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당신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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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꽃이다 - 십 년의 난임, 세 번의 유산 우리가 마침내 아기를 갖기까지
박제균.김하경 지음 / 미래의창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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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번의 인공수정, 다섯 번의 시험관 아기 시술, 그리고 세 번의 유산.

그들이 마침내 사랑스러운 딸 지수를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96,360시간.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부부의 10년 간의 난임 극복기.

 

 

이 책은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당신이 현재 난임부부의 가족이나 친구 또는 지인이라면 꼭 읽어야할 책이다.

그리고 난임 부부중 남편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다.

 

 

책을 펼쳐 들 때마다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눈물샘만 자극하는 류의 책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부부의 고통의 시간들을 상당히 절제된 문장과 현실적인 내용으로 담담하게 담아내고 있다.

단지 오랜 기간 그들이 이어온 힘겨운 노력의 과정과 서로에게 받은 상처, 주변으로부터의 상처, 몸과 마음의 고통이 전해져 올 때마다

다르지 않았던 나의 모습이 오버랩되어 눈물이 멈추질 않았던것 같다.

 

 

정상적인 부부가 1년의 자연임신 시도에도 아이를 갖지 못할 때 이를 암묵적인 난임으로 보아 왔지만, 오늘날 힘들고 오염된 사회.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난임부부가 늘어남에따라 2년을 난임 판단 기준으로 보는 추세다.

난임이 절대 내 주변의 일이 아니며, 내 이야기는 더욱 아닐 것이란 확신은 이제 누구도 쉽게 해선 안되는 시대이다.

이야기를 하지 않을 뿐이지 실제 우리 주변에 난임으로 고통받는 부부가 상당히 많다는 것은 난임 카페만 가 보아도 알 수 있다.

때문에 인공 시술이 늘어나고 과배란을 유도한 임신으로 둘 이상의 다둥이 출생율이 부쩍 늘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난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다.

 

 

우리 부부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난임으로 첫 자연임신까지의 시간이 상당히 길었는데, 어렵게 와 준 아기마저 떠나 보내고, 고령의 나이 탓인지 임신은 더욱 어려웠다. 병원을 다니며 절차대로 과정을 따랐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고 오히려 몸이 더 나빠지는 느낌을 많이 받아 인공수정 직전의 최종 자연임신 시도 (호르몬주사와 약을 이용한 과배란 유도)에서 과정을 그만두었다.

경제사정과 고통스러운 과정때문에 인공수정과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진 못했지만 구체적인 과정과 정보가 궁금했던 내게 인공시술과 관련해 도움 되는 내용들이 많았다.

하지만 인공수정 10 퍼센트, 시험관아기 30 퍼센트라는 저조한 성공율이지만 자연임신이 어려울 때는 꼭 인공시술을 할 것을 권한다는 저자의 말에는 백퍼센트 동감할 수는 없었다.

단순히 호르몬주사와 약으로 과배란을 유도하는 자연임신 과정에서도 몸이 상당히 안좋아 지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그 다음의 더 고통스러운 인공시술 단계도 여성들의 몸에 절대 좋을리 없다는 생각을 한다. 오죽하면 시술후 임신에 실패하면 3개월의 회복기간을 가진 후 재 시도를 해야할까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 게다가 계속 실패할 경우를 가정하면 일 년 12달 가운데 임신시도는 고작 4번밖에 하지 못하게되는 꼴이다. 하루가 아쉬운 난임부부에게는 기다림과 회복의 시간, 그리고 고액의 시술비마저 상당히 고통스러울 것이다.

저자도 그랬듯 오히려 인공시술을 포기하고 자연임신을 시도했을 경우 기적처럼 아이가 오는 경우를 종종 볼 수가 있다.

우리는 그것을 기적이라 말하지만,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기다리지 못하고 순리를 거스르며 억지로 신체 기관을 가동시켜 몸은 더욱 아이를 갖기 힘든 환경이 되었다가, 다 포기했을때 몸이 회복되어 아이가 생기게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난임부부의 임신시도 과정은 남편보다는 아내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기 때문에 남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서로 힘든 과정에서 일어나는 부부간의 갈등에 있어 아내보다는 남편이 주도적으로 나설 때 문제 해결이 더 쉽다고 조언한다.

때문에 특정 상황을 부부가 각자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구성의 이 책을  남편들이 꼭 읽어보길 권하는 것이다.

 

비단 기술적인 난임 극복법뿐 아니라 부부와 가족간의 어려운 고비들을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마저 전수해 주고 있는 고마운 책이다.  많은 부분에 공감하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들에게 우연히 아기가 온 것이 아니라 운동과 식이요법, 긍정적 마인드 컨트롤 등으로 아기가 오기 쉬운 환경으로 몸을 만들기위해 노력했던 것이 오랜 뒤에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 믿고 힘들지만 나 또한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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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너처럼 좋아졌어 - 여전히 서툰 어른아이 당신에게 주고 싶은 다시 삶을 사랑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시 90편
신현림 엮음 / 북클라우드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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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어서도 여전히 인생이 어려운 '아이'

방황하는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이 시집을 읽을 때만큼은 자신을 속이지도 말며 숨기지도 말고, 편안히 어른아이를 인정했으면 한다.

일상을 신명 나게 만들고, 잊었던 꿈의 리듬을 살려 주는 내 안의 아이가 시를 읽고 기쁘게, 열정을 되찾아 살길 바란다.   -  프롤로그 중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의 저자 신현림시인이 방황하는 세상의 모든 어른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 90편을 엮어 언니가 동생들에게 건네주는 선물과도 같은 시집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를 출간했다.

 

우리 시가 외국어로 옮겨질 때 뜯겨 나가고 빛이 바래버리는 감정과 묘사는 말할 것도 없을테지만, 반대로 우리말로 옮겨진 외국 시들이 얼마나 가슴을 어루만져줄 지 내심 걱정했었다. 그럼에도 언어와 표현, 문화의 차이를 극복하고 울림을 준 시들에 무척 감동했고 우리 정서에 맞게 시를 곱게 다듬으신 신현림 시인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또한 나를 갑작스레 울리고, 때론 미소짓게 하고, 수시로 가슴을 멎게한 국내 시인들의 보물같은 시를 많이 만날수 있어 책장을 넘기는 동안이 한없이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오랜 시절 시를 읽고 수집해오며 좋아하는 시인들의 그룹이 형성이 되어 있었기에 다른 시를 외면한 면이 없지 않았고, 때문에 처음 알게된 시인도 더러 있었는데 하나같이 내 머리를 흔들고 가슴을 두드리는 시들이었다.

책의 뒷부분 <시를 쓴 이>의 공간에서는 작품의 시인들에대해 소개하고 있어 흥미롭다.

이 책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그토록 아끼는 작품 '폭풍의 언덕'의 저자 '에밀리 브론테'도 시를 남겼었다는것을 모르고 살았을 것이다.

모두 보물같은 시들이지만 그중에 너무도 마음에 박힌 시 몇가지를 다시 한 번 들추어 느낌과 생각을 함께 나누어 보고 싶다.

 

 

국내외 시인들의 아름답고, 슬프고, 따스한 시들이 무겁고 고단한 삶에 말라버린 마음 속 희망의 꽃씨에 물을 주어, 시에 젖어들다 보면 어느새 마음 깊은 자리에 꽃망울들이 폭죽터지듯 향기롭게 개화하는 소리를 듣게될 것이다.

그리고 때론 누구도 알지 못했던 저 깊은 곳의 식어버린 눈물 자국을 기어코 찾아내 등을 토닥이며 어깨를 빌려주는 존재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page121) 다음에 -박소란

 

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 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의 저녁

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 나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엉금 푸성귀 돋아나는 들길을 걸어 보자고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때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히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매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늘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다음이

기약을 모르는 우리의 다음이

자꾸만 당신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지》

 

 

 

 

너무 아파, 체념을 밥으로 먹었을 그녀의 치사한 연애가 안쓰럽다.

그리고 저 멀리, 다르지 않았던 나의 아픔이 떠올라 가슴이 시려온다.

 

 

 

 

 

 

《(page 42-43) 인생이 심심해요 -김병호

 

새벽 4시, 화장실 바닥을 솔로 문지르다가 사십에 여드름이

날 작정이라던 옛 여자 얼굴이 떠올라 변기에 앉았습니다

인생이 너무 심심해요

한 여자는 헐은 입으로 바닥같이 잠을 자고 작은 여자는 무릎

안쪽을 긁어요

우리 동네 잠은 얇아요

신나게 밤의 시작과 끝을 왕복하는 오토바이 때문은 아니에요

가을 같은 바람이 부는 겨울을 바라는 욕정은 봄이 뿌리는

탈진을 여운 삼아 여름을 온전히 지나온 훈장 같은 것이지만

반쪽만 땀을 흘리는 내 머리는 두 개의 계절을 온전히 비교

못합니다

가을에 가을바람이 불어도 행복해하는 이 비루한 영혼이

한 번도 진한 피를 가져보지 못해서인지

우리 동네에서 사는 일은 묽어요

일어난 자리 구겨진 이불 꾸러미 얼추 봉분이어도

기울어진 가을볕은 성겨요 그래서 볕의 뒷자리가 다 보여요

사랑이 사람에게 뱉어낸 말들 쌓인 자리에서 관 자리 만들려

퍼올린 흙 향기 날 때

발 빠진 곳 찬찬히 보니 오랜 살 더미였어요

비라도 내려야지 우리 동네 공기는 너무 밋밋해요

빗방울들, 알고 보니 떨어지는 곳이 목적지였다고 수군대다가

흐르는 일이라는 게 어쩔 줄 모르는 것들이 서로 모여 같이

부비는 일이라고

멋지게 돌아오라고

물방울들 제법 날 선 어깨로 돌아서네요

그래도 너무 심심해요 나를 뚫고 흐르는 생은≫

 

 

 

 

내게 이 시는 아내와 딸을 둔 한 가장의 외롭고 쓸쓸한 뒷모습으로 다가왔다.

마흔이 되어서도 여전히 사랑의 크기는 달라지지 않을거라 이야기하던 아내는 이제 아무렇지 않게 상처주는 말을 내뱉고, 철부지 딸래미는 아직 어려 아빠 마음을 알까.  우리동네는 우리 집이며 가족이고, 그들의 온기와 사랑이다. 지금은 겨울처럼 차가워진 아내에게 가을 바람같은 부드러움을 부질없이 기대해 보곤 한다. 이 겨울이란 계절, 즉 사십이란 나이는 열정이 넘치던 그들의 봄과, 조금은 식어버린 여름의 나이를 거쳐 얻은 수 많은 세월의 경험으로 일구어낸 또 하나의 계절. 이제는 자고 일어난 자리 말끔히 털어 고이 접어주던 관심과 사랑은 어디 가고, 그녀는 가을볕과 같은 관심을 보여주는 듯 하지만, 이 역시 속이 다 보이는 어설프고 성기고 치사한, 다 식어버린 관심일 뿐이다.  도저히 이런 삶을 계속할 수는 없기에, 비라도 내려야 한다고 그는 주절거린다. 어딘가에 눈물섞인 하소연 했을 그에게,  그러나 돌아오는 답이란 것은 지금 네 곁의 인연과 네 삶이 네게 주어진 최선이며 다른 누구의 삶도 다르지 않다며 그만 힘들어하고 정신 차리라는 이야기뿐이다.  이 남자는 여전히 쓸쓸하고 외롭다...

 

 

 

 

마지막으로 마음의 짐과 고통을 내려 놓고 웃음을 짓게 만드는 시를 들추어 보며 마무리를 하려한다.

 

 

(page 20) 살아 있는 내가 나여서 기쁘고 -리젯 우드워스 리즈

 

살아 있는 내가 나여서 기쁘고

하늘이 새파라니 즐거워라.

시골의 오솔길들이 반갑고

이슬 내리니 좋아라.


해가 난 다음에 비가 내리고

비가 내린 후에 해가 나니,

할 일이 끝날 때까지

사람 사는 것이 이런 식이니.

우리가 할 것은 고작

우리 지체가 낮든 높든

하늘로 더욱 가까이

마음 자라게 애쓰는 일이니.》

 

 

이 시는 종교적인 의미가 담긴 시로 여겨진다.

내게 다가온 메세지는 이것이었다.

 

우리가 걱정한다하여 자연의 섭리가 바뀌거나 우리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생의 기쁨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라.

우리가 고민할 것은 오직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는 법일 뿐이니,

모든 짐과 고통은 그 분 앞에 다 내려 놓고, 그것이 더이상 내 짐이 아닌것을 기쁘고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라. 

 

가슴 적시는 시를 엮어 독자들에게 선물해주신 신현림시인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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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말한다 - 마음을 여는 심리학, 꿈 설명서
테레즈 더켓 지음, 이사무엘 옮김 / 책읽는귀족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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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오로지 심리학적 치유의 관점에서 독단적으로 풀이하는 책인줄 알았다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줄거리만 적어 놓은 서평이 찬사를 받는 상황에, 정히 칭찬해 줄 내용이 없으면 줄거리만 나열하다 끝맺을걸 하는 후회도 전혀  하지 않는다. 차라리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받아들인 내용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욕을 먹는게 낫다고 여겼다. 개인적인 서평에 왜 관계자에게 욕을  먹어야 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 생각은 아직도 마찬가지라 수정을 한다해서 입장을 전향하는 글을 쓸 생각은 없다.

혹자의 말처럼 융과 프로이트를 탐독하지 못해서, 아니면 심리학을 전혀 공부하지 않았음에도 별 다섯개를 주는 분들에 비해서 지적으로 모자라거나 인생의 경험이 짧아 이해를 못한걸까? 아니, 나는 누구 만큼 심리학을 심도있게 공부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경험에서 비롯된 확고한 믿음과 결과로 나타나는 물증이 있기에 더욱이 내용을 받아 들일 수 없었던것이다.

'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로 굳이 나를 건드리고 싶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그래, 아는만큼 보이기에 누구보다 꿈에대해 확고한 나로선 이 책은 너무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대체 '아는 만큼'의 '안다'라는 건 뭘 의미하는것인가. 심리학과 융과 프로이트를 많이 찾아 읽었느냐 아니냐의 기준인 것인가? 그게 과연 '아는 것' 인지, 그저 '읽은것에 멈춘 지식' 인지는 굳이 따지려 들지 않겠다.

 

다른 분들의 서평을 전에도 보았지만 다시 찾아 보았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 꿈들도 전부 나를 치유하려 꾸게 되는 꿈 같다.-

 

 

 이 부분은 별로 동의할 수 없는, 내용에대한 극단적 믿음인것 같다. 물론 내가 십 수년 너무 깊이 겪어온 꿈에대한 판단에서다.

꿈에대한 경험이 없어서? 그 말을 듣고 웃음이 나왔다. 이 책을 신청할 당시 신청 이유에 적었던바와 같이 신기가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확한 예지몽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꾼다. 가족이나 개인의 대소사 뿐만 아니라 나라에 큰 위험이 닥칠 일까지 꿈으로 나타난다. 꿈을 꾸지 않는 날이 맹세코 단 하루도 없다. 또한 잡몽이나 일상몽은 5-10% 정도일 뿐이다. 당일의 사건, 3일 뒤의 사건, 지금 신경 쓰고 있는 일에대한 결말까지 정확히 보여준다. 그렇기에 꿈은 누구보다도 나에겐 놀랍고 두려운 경이로운 현상이라 여기고 살았다.

너무 사소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꿈이 다 들어와서 정신적으로 피폐해 지는 느낌이 들어 치유를 받을 수 있을까 싶어 설레는 마음으로 책을 신청한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책을 통해 치유라는 부분에 전혀 감정의 동요가 일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다시 돌아 보게 되는건 내 꿈이었다. 의식적인 훈련으로 꿈을 자신을 치유하는 꿈으로 만들 수 있는가? [꿈이 어떻게 기능하여 치유하는지를 잘 보여줄 수 있었다]는 프로롤그에 가슴이 두근댔었지만 치유라기보다, 치유될 것임을 나타내는 단순한 예지몽을 던져 놓고 [무의식에 맡긴다면 마음 깊은 곳에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스스로 치유'하는 현상이라 말하고 있다. 그 이론을 믿고 싶은 마음으로 읽어 나갔지만 결과적으론 그렇지 못했다.  [가필드는 자기 전에 내면의 치유자에게 꿈에서 치료에대한 조언을 해 달라고 청할수 있다고 한다] 이 부분은 실행을 해 봐야 입증이 가능한 부분이겠다. 책의 내용을 아무 조건없이, 비판적 사고 없이 흡수하기에는 무조건적인 믿음을 필요로 하는 종교의 그것과 다를바가 없다고 여겨진다.

예지몽이 있다고 이야기 하므로 충분히 차고 넘치게 겪고 있는 나로선 예지몽 파트에선 얼추 내용에 동의를 할 수 있으려니 했다. 하지만 꿈 주인의 어느 하루 꿈이 18개월뒤, 10년 뒤의 어떤 극단적인 사건의 결과를 암시한 꿈이라 너무도 간단하게 결론만 단정지어 놓은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장기적인 암시를 예로 들자면 우리나라에도 태몽이란 것이 있다. 태몽은 많이들 오해하는 것과 달리 아이의 성별을 알려주는 꿈이 아니라 태어날 아이의 성격과 장래 성장하게될 모습을 암시해 준다는 속설에 나는 더 무게를 둔다. 그런 장기적인 상황에대한 암시를 꿈이 보여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믿고 있는 내가, 왜 18개월 뒤, 10년 뒤 일어날 일을 암시한 꿈이라는 부분에 동의하지 못하는 걸까? 상당히 답답한 부분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구성이 그렇기에 안타까웠던것이다. 장기적인 암시든, 단기적 사건에대한 계시든 우리나라 꿈 해몽과 , 내가 겪은 실제적 꿈과 사건들에는 상당히 아니, 전적으로 납득할 만한 이미지의 유추거리가 있고, 실제로 그렇게 나타나기에 믿음이 가는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이 무작정 던져 놓은 결론에 특정 상황을 끼워 맞추는 식이라 이야기 한 데는 그만한 이미지의 유추가 가능하지도, 그에대한 설명도 없었기 떄문이다. 오묘하게 구성도 그렇다. (결론-예시)  한 사물에 대한 여러 부류의 꿈을 제시해 통계적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식이었다면 납득을 할 수 있었겠지만, 하나의 꿈으로 한 사물의 상징이나 이론을 일반화하는 모습에 동의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아 그렇구나. 하며 백프로 신뢰를 할 수 있게 만들기위해선 글을 쓰는 과정에서 그 가운데 단계가 하나 더 필요했다고 본다. 누구의 말대로 머리가 딸려서 이 책을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왜 이해를 못하냐고 묻는 경우는 극단적으로 이야기하면 마치 사이비종교의 성서를 들이 대어 놓고 믿으라 강요하는 듯하다. 믿고 안믿고는, 좋게 느끼고 나쁘게 느끼고는 각자의 마음이다. 나 또한 꿈을 경외시 하는 사람이기에 누구보다 기대를 하고 읽었던 책이고 충분히 극찬을 할 수도 있던 책이다. 다만 아래 다른 분의 서평 발췌 일부처럼 왜 뜬금잡는 이야기라 느겼을까는 왜 고민하지 않는 것일까.

 

- 이 책에 대한 아쉬움은 실체가 없는 뜬굶 잡기식의 접근이다. 

(이 외에도 억지스럽다는 평이 여럿 있으나 복사를 허용하지 않는 글이라 가져오지 못했다.)

 

 

[ 나오미는 이 무의식에 있는 부정적 에너지를 보고 ' 뱀머리를 거울에 내려 침'으로써 힘을 얻었다.]

 

꿈에서 뱀 머리를 내려 침으로 힘을 내고 치유가 되었다?  그 행위는 꿈 꾼이가 꿈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기위해 노력한 결과인 것인가? 

예지몽으로 이해를 하자면 그러한 행위로 고민하던 일이 곧 해결 될 것임을 암시하는 예지몽이다.

 

나오미는 이 무의식에 있는 부정적 에너지를 보고 ' 뱀머리를 거울에 내려 침'으로써  /  힘을 얻었다

나로서는 그냥 무작정 믿고 받아 들이기 힘든 내용이란 것이다.

물론, 예로든 여러 인물이 실제로 꿈을 통해 치유의 과정을 겪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다 믿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읽으면서 또 한가지 안타까웠던 점은, 작가가 전해 주고 싶은 말은 많은데 글이 정리가 안되어서 나온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일단 꿈을 기억하는 것이고 (머리맡에 메모지를 준비해 두고 일어나자마자 꿈 일기를 쓴다거나 하는 방법으로), 그 안에서 중요하게 보이는 포인트를 잡아내고, 마지막으로 이를 해석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 행위를 당신은 해 보았는가, 몇 달, 몇 년을 해 보았는가? 나는 이 책을 읽기도 전에 십수 년전부터 해 오던 일이라 이런것이 책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또한 [ 꿈을 기억하기에 가장 좋은 때는 밤에 푹 잔 다음 깨기 직전에 오기 때문이다] 라는 부분은 실제 매일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여러 유형의 꿈에대한 정의, 꿈을 하찮게 여겨선 안되는 이유와, 꿈을 기억하기 위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다만 가장 아쉬운 점들은 위에서 이미 언급을 했고, 추가하자면 오타도 여럿 보이고 또 하나, 구성이 맥을 끊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문헌 인용을 너무 많이 했기도 하지만 인용과 함께 누구에겐 무작정 믿기에는 뜬구름 잡는 식일 수 있는 이론을 뒷받침 해 주는 예시나 설명을 좀 더 자세히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그렇게 부족하다 느낀 예시도 어떤 곳에선 좀 간략히 줄여 중요한 부분만 추려도 되었을 것을 꿈 내용을 왜 다 적어 놨나 하는 생각이 드는 부분도 있었다. 꿈 내용만 무려 한페이지가 넘어가 다음 장까지 넘어가니 말이다. 그리고 나야 영어를 업으로 하는 사람이기에 보기는 했지만, 뒷 표지의 참고 문헌 부록도 이왕이면 한글로 올리는 수고를 좀 더 해 줄 순 없었을까?  생각해 보면 내용 이외의 것들에 신경이 더 거슬렸던것 같다. 그런 작은 차이점이 글의 내용을 흐리게 하는 역할을 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누구의 말대로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필요는 없는 것이고, 반대로 독자도 모두

 좋은 평만 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일례로 베스트샐러 작가중 대다수를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 차이에 무지함을 들먹이며 서평에 반론하는 자세는 다시 생각해 보아도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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