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시선 K-포엣 시리즈 2
안도현 지음, 안선재(안토니 수사)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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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K-포엣poet으로 만나게 되어 기뻤던 아시아ASIA의 <안도현 시선>.
얇은 두께와 핸디한 사이즈로 가방에 넣어 다니며 펼쳐보기 좋은 시집이다. 오랜만에 따스한 볕 아래서 안도현 시인의 서정적인 시를 읽는 즐거움을 누린 어느 가을날의 조각을 꺼내 본다.

 

 

  

 

 

 

아시아는 이미 계간 문예지로 만난 적이 있어 이번 시선집이 더 반갑고 궁금했다. 2017년 여름호로 만난 계간 아시아는 기존 문예지와 차별화된 감각적인 디자인에 영자 번역문을 함께 수록하고 있다는 점, 풍성하고 흥미로운 읽을거리와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아시아 작가들의 작품까지 함께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었다. 


<바이링궐 에디션 한국 대표 소설><K-픽션>에 이은 시선집 <K-포엣> 시리즈의 기획 역시 아름다운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한 걸음 앞당기는 의미 있고 고마운 작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안도현 시선 외 고은, 백석, 허수경, 김소월, 이육사, 정지용, 윤동주, 이상, 김용택, 도종환, 박소란 시선 등 수십 권이 시리즈로 기획되었다. 시집 부심을 지닌 동지들이라면 책장에 채우고 한 권씩 꺼내 보는 즐거움도 클 것이다.


<안도현 시선>은 안선재 교수가 번역을 맡았는데 고은 시인의 시를 비롯해 국내 시와 소설을 다수 번역하신 분이어서 그런지 번역이 매우 간결하면서도 가슴에 와닿았다. 사실 어느 작품이든 번역의 완벽함에 대해선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오래전 읽었던 어느 시집은 국내 시인이 엮어서였는지 직역과 함께 필요에 따라 의역이 잘 되었던 느낌이었는데, 국내에서 출판되고 있는 대부분의 번역된 외국 시는 박진영이 오디션 참가자에 했던 말 중 '노래 부르는 기계'에 비유할 만큼 감정이 전혀 녹아들지 않은 경우를 많이 보았다. 의역도 직역도 아니고 시도 산문도 아닌 글자의 나열을 보며 종종 가슴이 답답했던 기억이 있다.  고의적인 띄어쓰기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시인들인 만큼 칼질로 여길 수 있는 의역에 민감할 수도 있겠지만 독자에게 아무런 감동을 전하지 못 하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개인적으로 시인들도 영어 공부를 해서 직접 영문시를 쓰고, 해외의 시들을 번역해 들여오는 일을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산문을 주로 다루는 번역가들은 녹여낼 수 없는 시인만의 감성의 영역이 있기에, 다른 문학은 몰라도 시는 시인이 번역해주었으면 하는 오래된 바람이 있다. 번역본을 읽는 우리의 마음이 그렇다면 해외 독자들의 마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한강 작가의 선전을 지켜보며 번역의 중요성을 다 같이 실감하기도 했지 않은가.


요즘 신춘문예 당선 시집을 보면 파격을 넘어 난해한 시들이 보여 거슬릴 때가 종종 있다. 시적인 미는 전혀 없이 불필요한 기교에 젖거나, 자신만의 세계에 너무 깊이 빠져 타인은 들을 수 없는 옹알이를 하는 시들 말이다. 한편 개인 출판의 활성화로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책을 출간하는 시대가 되면서 SNS에는 굳이 힘들게 등단하려 애쓰지 않는 어린 작가와 시인이 난무하고 더불어 시의 조건을 갖추지 못한 잡문과 단순한 감정 배설에 불과한 수많은 글들이 시詩라는 이름으로 쉽게 생산되고 있다. 시대에 맞추어 시도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백 번 동감하나 문학으로서 지켜져야 할 부분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가 쉽게 쓰이는 일이 부끄럽다던 윤동주 시인의 말을 떠올리며 고개 숙이게 되는 요즘이다. 말장난 같은 짧은 글짓기로 SNS에서 관심을 받고 자칭 장사꾼에 어울리는 별명을 쓰며 시를 팔아 돈을 벌고 방송에 나와 몸으로 뛰는 예능을 하고 있는 어떤 분을 보면서 혼자 화가 치밀기도 했다. 덕분에 시를 문학이 아닌 돈벌이로 여기는 분위기가 높아졌다.  너도 나도 책을 내고 작가가, 시인이, 작품을 구상하며 피를 토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뚝딱 찍어낸 일기장을 들고 장터에 나가 호객행위를 하고, 돈을 흥정하고, 책을 팔며 SNS에 홍보한다. 이것이 우리 문학의 앞날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열변이 길었나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시인들 때문이었다.  모두 열거하기 어렵지만 하나같이 '시정신'을 지켜내고 있는 시인들이다. 그들의 연륜이 묻어난 예스러운 시도, 현대적인 감각을 담아낸 시도 좋아한다. 나이 지긋한 시인도 좋아하고 젊은 시인과 작가도 좋아한다. 고통을 피로 토해낸 시도, 따스하고 잔잔한 시도, 울컥울컥 차갑고 쓸쓸한 시도 좋아한다.


일상의 작은 사건이나 관찰에서 비롯된 시들도 좋아하는데 안도현 시인의 시도 여기에 해당한다. 사실 모든 시가 그럴 것이다. 시인의 경험과 분리된 시가 어디 있으랴.  그중에서도 안도현 시인은 여린 것들의 눈으로 세상을 읽는 힘을 지녔다. 


『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

-스며드는 것- 중에서


이 시를 읽고 더 이상 간장 게장을 먹을 수 없게 된 이도 있다던가. 꽃게를 맛있게 먹는 사람이 아니라 뱃속에 알을 품고 있는 어미 꽃게의 심정을, 울컥 쏟아지는 간장에 새끼가 다칠까 끌어안으며 죽어가면서도 새끼를 다독이는 어머니의 사랑을 그린 시에서 작고 낮은 것들 편에 선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숲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어깨와 어깨를 대고
숲을 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간격- 중에서

나무와 나무의 간격으로 비로소 유지되는 숲의 알레고리를 통해 사람의 관계를 표현한 시로 역시 가슴에 와닿는다. 산불의 현장에서 깨닫고 후회했던 일련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나방이 왔다 풍뎅이가 왔다 매미가 왔다
형광등 불빛 따라와서 모기장 바깥에 붙어 있다
오지 말라고 모기장을 쳐 놓으니까 젠장, 아주 가까이 와서
나를 내려다보며 읽고 있다

영락없이 모기장 동물원에 갇힌
나는 한 마리의 슬픈 포유류

책을 덮고 생각 중이다
저 곤충 손님들에게는 내가
모기장 안쪽에 있는가
바깥쪽에 있는가』

-모기장 동물원- 중에서

사물과 현상을 '낯설게 하기'에 충실한 시가 아닐까. 이런 시상이 떠오르기까지 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서로 눈씨름 했을 장면을 상상하니 웃음이 나면서도 씁쓸해진다.   
  

주로 여류 시인과 작가들을 좋아하지만 이런 잔잔한 감수성을 녹여내는 남성 시인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이문재 시인과 안도현 시인을 좋아한다. 시로 인해 매일의 삶이 좀 더 의미 있고 깊이 있어진다면 내 행복의 총량도 늘어나는 것이 아닐까. 


오늘도 아름다운 우리 시 한 페이지와 함께 따스한 하루 이어가시기를 빌어봅니다 ^^  

 

 

 

인스타그램에서 다양한 생각과 일상을 공유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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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노마드 Digital Nomad :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이동하며 업무를 보는 이들을 유목민에 빗대어 일컫는 용어로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가 <21세기 사전>에서 처음 소개했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통해 고정된 업무 공간이 아닌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는 디지털 노마드는 직업이라기 보다 생활 방식에 더 가까워 보인다. 실제로 오늘날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며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노마드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출근 없이 일하는 회사,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는 것이 더 이상 꿈이 아닌 지극히 당연한 업무 환경이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고 의료 발전으로 늘어난 수명까지 노후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는 요즘, 1인 기업의 인기와 함께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평생직장을 고집하기 보다 잡노마드 job nomad로 살아 보는 건 어떤지 권하는 책이 바로 이 책 <디지털 노마드>다.

일을 찾아 직장을 옮겨야만 하는 일종의 사회적 부작용 현상을 일컫는 '잡노마드'가 이제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자유롭게 직업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 되었다. 

한동안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영국 남자>라는 채널을 구독하며 즐겨 보았다. 한국말 잘 하는 한 영국 남자가 외국인들에게는 낯선 한국 음식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먹여보고 다양한 리액션을 찍어 올린 것이었는데 재미도 있고 반응이 궁금해서 계속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 핫한 케이블  방송에 <영국 남자>라는 프로가 생긴다는 방송 예고를 보고 크게 놀란 적이 있다. 본방송을 아직 보진 못 했지만 예고 방송에 흘러나온 것은 이미 오래전 유튜브로 보았던 익숙한 장면들이었고 등장인물은 정확히 내가 즐겨 보던 채널의 크리에이터였다. 취미가 일이 되고, 취미로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음을 피부로 느끼며 디지털 노마드 사회의 좋은 예를 목격한 신선하면서도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누구나 명문대 강의를 안방에서 들을 수 있는 서비스 (코세라), 여행, 데이트, 출퇴근 등에만 부정기적으로 이용하며 유지비를 줄일 수 있는 자동차 렌탈 서비스 (쏘카), 내 소유의 집 없이도 방을 장기 렌트한 뒤 단기 임대하며 고가의 숙박비를 받고 원래 집주인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월세를 내며 차액을 벌어들이는 홈 렌탈 서비스 (에어비앤비), 그밖에 게임 방송을 통해 대신 게임해주는 유튜브 채널, 대신 먹어주는 먹방 개인 방송 모두 인터넷 사이트나, 특정 플랫폼, 앱 APP 등의 디지털 매체를 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어마어마한 수익을 얻고 있다.

앞으로의 변화무쌍한 시대가 불안 요소 가득한 암흑의 시대가 될지, 반대로 황금 같은 기회가 될지는 우리가 디지털 매체의 단순한 사용자로 남느냐, 아니면 수익을 남기는 이용자가 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렇게 흥미로운 디지털 노마드의 세계 중에서도 이 책은 특히 디지털 '마케팅'에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어 다소 아쉬운 면도 있었는데, 오래전 인터넷 쇼핑몰 창업 강좌에서 들었던 검색어 활용법을 마주쳐 새삼 반갑기도 했고, 수익이 높다는 티스토리의 구글 광고 활용법 등 익히 알려진 인터넷 활용 수익 창출 법과 그 외 제휴마케팅을 활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수익 통로를 보여주고 있어 마케팅에 특히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 경우 네이버 카페 개설하는 법, 페이스북 페이지와 그룹의 차이점과 개설 방법에 대한 설명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러고 보니 유용한 정보들이 아주 많았네. ^^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은퇴 없는 일자리는 누구에게나 희망이 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희망이 없어 보인다. 나도 잡노마드의 꿈을 안고 달려야 하나... 코앞의 미래도, 막막한 노후도 걱정뿐인 밤을 또 보낸다. 두 번째 월급통장을 만들 날을 나 또한 기대하며 한 발짝 나아가야겠다.

 

-책 속으로


항상 보는 사람들만 보고 똑같은 말만 듣고 살게 되면 더 이상 발전 있는 삶이 될 수가 없다. 하지만 내가 몰랐던 세상을 보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매달 몇 명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지 세보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새로운 인생도 펼쳐지지 않는다. (59-60)

직장에 오래 버티며 많은 시간을 일한다고 해서 돈을 버는 시대는 지났다.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돈을 벌 수 있다. (...) 나 자신을 스스로 고용하지 않으면 평생을 끌려다니며 누군가에 의해 자신의 연봉과 가치가 매겨지게 된다. 끌려다니는 인생이 아닌 스스로 일을 찾아 미래를 만드는 인생을 살자. (62)

파도를 잘 타려면 파도 앞을 올라타야 한다. 지금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 보자. 세상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75)

페이스북에 16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는 3년 만에 국내 최대의 여행 커뮤니티가 됐다. 현재 각종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미디어 역할까지 하면서 여행업계에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 자본 없이 본인의 여행 후기를 올리는 단순한 방식으로 시작했지만, 사업으로까지 연결된 모델이다. (...) 미팩토리의 '돼지코팩'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 콘텐츠가 고객들에게 입소문을 타 성장한 회사이다. (...)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매각되기까지 겨우 13명의 직원으로 운영되는 소규모 회사였다. (...) 새로운 트렌드, 새로운 직업, 새로운 매체를 접하면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한발 앞서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자. 오히려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 않는 것들에 시간을 투자하자. 그것이 머지않아 당신을 전혀 다른 곳으로 인도할 수도 있다. (96-97)

무언가를 이루겠다는 신념, 무언가를 갖겠다는 신념. 이것은 거듭할수록 매우 강력해진다. 사람은 마음 깊은 곳에서 자신 이 믿고 있는 대로의 사람이 되어갈 수 있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은 바로 무의식 깊은 곳에 있는 신념이다. (117)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라는 유명한 책을 쓴 로버트 기요사키의 저서 중에서 '돈의 언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다. 많은 사람이 영어는 공부하는데 돈에 관한 공부. 즉, 돈의 언어는 공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평범하거나 가난한 사람이 어떻게 하면 돈의 언어를 제대로 공부해서 기존의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그것의 출발점은 바로 마케팅을 공부하는 것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마케팅을 배워야만 물건을 많이 팔 수 있으며 충성고객을 확보하여 생계유지를 할 수가 있다.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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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은 모 아니면 도 일 수 있어 경계하는 편이지만 그때문에 제공되는 발췌부를 더 꼼꼼히 읽고 거슬리는 부분이 있는지 판단 하에 선택하므로 실패 확률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새롭지 않을 거란 우려와 달리 신선한 이론과 사례, 정곡을 찌르는 문구들이 결론적으로 내 안의 불안 요소와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동기부여해 해결 방안을 찾도록 사고의 전환을 유도했다는 점에서 내게는 좋은 책이었다.

 

 

나는 환경이 나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꾸었다 말하는데, 정확히 사회 생활 전후로 성격이 180도 (지극히 부정적으로) 변한 케이스다.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감정을 낳았을 테고 그것이 무의식 중 부정적인 말과 행동을 만들어 왔을 것이다.  추락한 자존감으로 늪에 빠져 출구를 찾지 못 했다. 그토록 오래 내 상황의 모든 원인을 주변으로 돌리며 원망을 키우고 살았는데 달라진 것이 뭐란 말인가. 결국 이 캄캄한 늪에서 나를 건져올릴 수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 뿐이었다는 걸 이제야 통감한다.

 

 

 3장의 목표설정법 파트는 통째로 외우거나 필사해두고 싶은 내용들로 가득했다. 책에서는 훈련으로 긍정적 사고의 근육을 키울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 못 하는 것이 아닌 할 수 있는 것을 말하고 행동할 것, 목표를 설정할 땐 "-하지 말 것" 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를 피하고 무엇을 하라는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할 것, 기록하고 뇌를 비울 것 등을 요구한다.

 

 

실제인 것처럼 상상하는 것과 실제의 차이를 뇌가 구분하지 못 할 지도 모른다는 내용도 흥미로웠다. 긍정적 상상이 내가 이미 이룬 경험 처럼 인식되어 자신감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인데, 오래전 유행한 시크릿이란 책의 논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다 싶을 즈음, 우리가 막연히 기대하는 신비나 비밀은 없으며 '끌림의 법칙'은  목표에 대한 긍정적 확증편향을 신비롭게 표현한 용어일 뿐이라는 속 시원한 발언을 마주하게 된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긍정적인 것을 찾게 되고 부정적인 것을 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읽은 시크릿덕에 막연히 상상하면 자석 처럼 좋은 것들이 달라붙을 거란 착오에 빠질 뻔했는데 '실제적 행동'이 없는 긍정적 상상만으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 책의 내용이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어떤 일이든 하면서 실제로 긍정적 사고를 뒷받침해야 한다.
즉 긍정적 일을 해야 한다.
(p.83)

 

 

 

 

글을 읽으며 내 부정적 습관들에 반하는 긍정적 행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긍정적 행동을 하니 긍정적 결과를 경험하게 되고, 긍정적인 것들만 찾고 생각하게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실제로 행동을 취하기 전에는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p.110)

 

 

 

 


모든 일은 그저 일어날 뿐이다.
그것에 어떻게 반응하기를 원하는지 선택하는 것은 당신 자신에 달려있다.
(p.251)

 

 

 


주변에서 부정적 기운과 영향을 주었을 지언정 늪으로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 하는 건 나 자신에 원인이 있었다는 걸 깨닫고 나니 드디어 길이 보이는 듯하다.  언제나 긍정의 말이 가득 차 넘칠 수 있기를...

현실을 뚫고 나아갈 용기가 필요하다면, 나쁜 습관을 간절히 고치기 원한다면, 목표를 성공으로 이끄는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원한다면, 긍정적인 사고를 습관화하는 법을 알고 싶다면  기꺼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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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미래에 도착한 남자, 일론 머스크가 제시하는 미래의 프레임
애슐리 반스 지음, 안기순 옮김 / 김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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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남자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재미있게 볼 만한 책이다.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데 더해 스티브 잡스 이후 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는 인물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일론 머스크는 내게 어떠한 실제적 흥미도 유발하지 못하는 다른 차원의 사람일 뿐이었는데, 그런 내가 책장을 덮는 밤이 아쉬웠다면 분명 재미있는 책이 맞다는 생각이다. 닷컴 기업, 로켓, 미래 자원, 화성 이주 등에 일절 관심 두기 싫은  내게도 (게다가 갑부의 돈 번 이야기는 더욱더) 거부감은커녕 책이 꽤 흥미롭게 읽힌 데는 미사여구로 분칠되기 십상인 자서전이나 전기류에 대한 통념을 뒤집은 이유도 한몫했을 것이다. 300여 명의 지인을 인터뷰하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여과 없이 담아낸 일론 머스크에 대한 주변의 혹평과 잡음들이 무엇보다 눈에 들어왔다. 거기에 비좁은 사무실에서 숙식을 하고 YMCA 회관에서 샤워를 하며,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쫓겨나는 등의 현실적인 고난 스토리가 동종 업계의 몰락 속에서도 홀로 승승장구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와 맞물려 적절히 어우러졌다 해야 할까. 그래서인지 전기라기보다 간간이 인터뷰집 내지는 픽션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 책이다. 특히나 이 책은 경영 가운데 끊이지 않던 트러블과 도전을 비중 있게 담아내고 있어 읽고 깨닫는 즐거움이 컸던 것 같다.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좋건 나쁘건 간에 그에 대한 평판에 동요되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성공 가도를 달린 인물들에게 남다른 점이야 분명 있을 테지만 그중에서도 일론 머스크는 조금 더 특별한 것 같다. 뛰어난 통찰로 매번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선도하는 배짱과 집요한 열정이 특유의 사업 수완과 맞아떨어지며 시너지를 발하곤 했는데, 한 마디로 사업가는 기질적으로 타고 나야 한다는 생각을 내게 정립시켜준 인물이 일론 머스크다.   

 

   어릴 적부터 괴짜로 불리던 일론은 또래 아이들의 극심한 괴롭힘과 가족을 힘들게 하는 아버지로부터 떠안은 상처와 방어기제를 품고 살아간다. 친구 하나 없이 누가 봐도 허점 투성이였던 어리숙한 괴짜 소년의 가슴을 어루만져 준 책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속 공상 과학 세계에 대한 열망이 꺼지지 않고 타올라준 덕분이었을까. 지금도 그는 어릴 적 꿈꾸던 먼 미래를 더 가까운 현실로 일구어 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스티브 잡스가 '인류의 일상'을 바꿨다면, 일론 머스크는 앞으로 '인류의 환경'을 바꿀 결정적 인물이다." -동아일보

" 일론은 스스로 원하는 일을 치열하게 실행합니다. 그것이 일론의 세계이고 우리는 그 세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전 아내, 저스틴 머스크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선의 (세계가 옳은 길로 나아가길 원하는)를 갖추었다며  의중을 떠벌리고 다니기로도 유명하다. 자화자찬으로도 보이고 어찌 보면 꽤 폼이 죽는 모양새인데 굳이 의도를 매번 설명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정말로 진심이기 때문이 아닐까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색안경을 낀 이들에게 자신의 옳은 심성을 알릴 방법은 답답하지만 스스로 언급하는 방법뿐이었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괴짜 일론에겐 말이다.  모 아니면 도 식의 무모한 도전에 대한 결과가 단지 행운 때문이었다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같은 미궁에 뛰어든 다른 사업가들과 일론은 분명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었음을 지나온 역사가, 그리고 현재가 증명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인터넷으로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지만 이 책이 아니면 접하지 못했을 이야기들에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책 <구글은 SKY를 모른다> 중, 사람들은 근무 시간에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한 구글의 무료 체육관에만 관심을 갖고 그곳의 직원들은 24시간도 '기꺼이'일하는 사람들이란 걸 간과한다는 시골 출신 구글러 이준영 씨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성공이 거저 따라오지 않듯, 아니 성공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가슴에서 꿈틀대는 무엇을, 생을 온전히 느끼며 살기 위해 나의 하루도 좀 더 치열해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가져본다.  

 

 

 

2015-08-01

글.사진 ⓒ무꽃

筆名. 청연(淸蓮)

http://amy3837.blog.me

BLOG INSTA F.BOOK

 

 

ㅡ블로그 및 sns에서 태그 또는 유저(작가) 검색에 '무꽃'을 입력하시면 주소 없이 찾아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알라딘 공식 신간 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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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3 12: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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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집중력 혁명 - 일과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1% 차이
에드워드 할로웰 지음, 박선령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내 안에 오롯이 집중하는 법을 알려준 책

<하버드 집중력 혁명>

 

 

 

사무실 책상에서 인터넷 브라우저 창을 여러 개 띄워 놓고 언제든 이 공간에서 저 공간으로 주의를 옮기기 용이한 환경에 빠져있는 레스는 업무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어 자신의 재능을 성과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케이스다.

 

진은 거절을 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타인의 요청에 대한 응답으로 점철된 하루를 산다.

 

애슐리는 생각이 마르지 않는 아이디어 창고 같은 사람이지만 어느 것 하나 완수하지 못하는 결정적 결함이 있다.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벌지만 '불안 유전자'를 물려받은 잭은 가공의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걱정과 불안에 지배당해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만다.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파트에 근무하는 메리는 다른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하는 삶에 지쳐있다.

 

샤론은 자신을 패배자, 한심한 인간 등의 단어와 동일시하는 행위에 집착한다. 그런 혹독한 자책이 무능함에서 빠져나오는 길이라 믿으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책에서 다룬 여섯 인물의 특징이다. 간략화하자면 다음과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다.

 

 

화면 중독 (전자기기 중독)

 

멀티태스킹

 

생각이 이리저리 튀는 사람

 

걱정이 지나친 사람

 

주변 사람들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사람

 

ADHD

 

 

 

  이 책은 사실 출간 당시 제목 앞에 유행처럼 붙었던 '하버드'란 명칭 때문에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기피 대상에 올려둔 책이고, 읽고 싶은 목록에도 넣지 않았던 책이다. 얄팍한 상술에 의미가 바랜 단어들이 몇 있는데 인문학, 하버드 같은 말들이 때아닌 뭇매를 맞고 있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 해도 그 명성에 대한 조건반사처럼 동공이 커지고 귀가 솔깃해지는 명사들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읽고 보니 다른 이유 없이 단지 저자가 하버드대 교수라는 이유에서 따온 듯하여 김이 빠지긴 하더라. 원제는 <Driven to Distraction at work - how to focus and be more productive>로 일터에서 집중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찾아내 생산성 향상을 꾀하는 데 의의를 두고 집필한 책인듯하지만 꼭 직장인들만을 위한 책으로 규정해 버리기엔 내게 돌아온 소득이 너무 크고 많았다. 특별히 '직장과 생산성'에 포커스를 맞춘 책이라 하기도 애매하다. 다시 말해 누가 읽어도 꽤 괜찮은 책이다. (제목은 다시 생각해도 NG다.)

 

  책 속 인물 가운데 마지막 사례자 (실제 ADHD 환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ADT 유형에 속하는 사례이다. 가장 극단적인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를 ADHD, '주의력 결핍 장애'를 ADD, 비약적 기술 발전을 이룬 현대 사회의 흔하고도 특징적 현상인 '주의력 결핍 성향'을 ADT로 정의한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부터 분리된 생활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현대인들 대부분이 ADT 성향을 분명히 갖고 있으리라 여겨지기에 여러모로 도움받을 독자들이 많을 것으로 여겨진다.

  

  비록 가공이긴 하지만 실제 환자들의 사례를 뒤섞어 만든 인물들이므로 실제와 다름이 없는 인물들이다. 더욱 마음이 끌렸던 것은 인물들의 불안정한 성향의 깊숙한 곳에 저마다 지울 수 없는 상처가 자리하고 있더라는 것이다. (책 내용은 스포를 우려해 작성하지 않는 취향인데, 이해를 돕고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사례를 조금이나마 언급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다루어 보기로 했다.)  레스와 같은 중독에 빠진 사람들은 제약이 없는 인터넷 공간에 접속해 있는 '느낌'만으로도 자유를 향락할 수 있다. 그 순간만은 고통스러운 일상에 둔감해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상황과 사람을 받아들이며 남들의 인정을 갈구하는 진은 자신이 부모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쏟으며 특별한 만족감을 느낀다. 자식을 엘리트 왕국에 들어서기 위한 열쇠쯤으로 여기는 엄마에게 여러 자식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식이었던 애슐리는 엄마의 부정적 성향과 늘 맞서야만 했고, 나치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할아버지가 제안한 '신뢰 게임'에서 지울 수 없는 충격을 받은 잭은 평생 누구도 믿지 못하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5살짜리 손자에게 자신이 잡아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계단 8층에서 뒤로 넘어져 보라는 제안을 한다. 어린 잭은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머리를 찧었지만 할아버지는 아무도 믿지 말라는 교훈을 남겼을 뿐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가족을 보호하는 법을 배운 영리한 아이 메리의 나이는 고작 4살이었다. 위험의 경고 신호를 파악하고 상대의 분노를 잠재우는 기술을 익히기엔 너무도 어린 나이였다. 샤론은 자신을 경쟁상대로 여기는 차갑고 비판적인 엄마로부터 평생 자신감을 짓밟혔다.   

   

  이 책을 읽으며 난데없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정신이 혼미했다. 한참을 정체성(正體性)의 바다에 표류하다 물 밖으로 몸을 던지고 보니 지긋지긋한 정체성(停滯性)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삶의 원인을 불현듯 깨우쳤달까. 마치 청이와의 재회 순간 심학규의 눈이 거짓말처럼 뜨였듯 말이다. 너무 깊이 침잠한 나머지 보이지 않았던 상처를 찾아내고야 만 것이다.

- 이 와중에 한 마디 사족을 달자면 누구도 기억에서, 특히 상처로 남은 기억에서는 결코.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니 훗날 누군가 생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당신의 존재가 원망으로 명명되지 않으려면 상대가 아무리 어리고 연약하다 해도, 친구, 형제, 부모, 자식, 동료, 하다못해 성조차 모르는 남일지라도 그들의 인생에 함부로 개입해 쑥대밭을 만든다거나 반대로 자신의 삶을 학대하고 포기해서도 안 된다. 관계로 얽힌 세상에서 개인의 삶은 단지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같은 공간에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으므로. 상대의 움푹 팬 홈에 끊임없이 간섭하며 서로 밀고 밀려나야 회전하는 톱니바퀴처럼 아무리 개인주의를 외친대도 궁극엔 타자의 삶에 개입되는 것이 인간의 삶인 것이므로.-

다시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서, 가공의 인물들에 깊은 감정이입이 되는 단계를 넘어 나 또한 ADHD의 극단적 성향을 갖고 있는 게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했음을 고백한다. 성인의 경우 과잉 행동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니, 내 경우는 소극적인 ADHD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한동안 마음이 잡히지 않고 공기 중의 먼지처럼 붕붕 떠다니다 흩어지기를 반복했다. 성인 ADHD 환자 중 75%가 자신이 ADHD인 줄도 모르고, 정확한 진단도 받지 못한 채 살고 있다 한다. 성인의 경우 진단을 확실히 받아 치료 과정을 거치면 인생이 확연히 좋은 방향으로 바뀐다는 말을 들으니 당장이라도 의사 앞에 의자를 끌고 가 손을 붙들고 싶었지만 ADHD를 확실히 진단할 수 있는 의사는 세계적으로 몇 없는 데다 보통 ADHD 진단에 야박한 편이라고 하니 내 고민을 누구와 상의해야 할지 아직까지 막막하다. 제시된 해결책들도 (저자가 인정한 것처럼) 어찌 보면 지극히 뻔한 것들이어서 무언가 획기적인 대안을 찾아야 할 것만 같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내 지나온 삶을 반추해 보니 지극히 당연한 명제를 풀지 못한 데는 지극히 뻔한 방법 조차 대입해보지 않은 이유가 있었음을 깨달았다. 내 경우 '체계'를 세우지 못 하는 결정적 문제를 통감하게 된 좋은 경험이었고, 가장 많은 필사를 했던 부분에서 유추할 수 있었듯, '지나친 걱정과 불안'이 내 삶의 전부를 대변하는 단어라 해도 과하지 않음을 또한 뼈저리게 느꼈다. 아무도 '네 문제는 이거야'라고 말해주지 않는 세상에서 입에 극약을 문 독하지만 진실한 친구 하나를 얻은 듯한 기분이었다. 이제 답은 뻔하고 유일한 한 가지만 남았다. "깨달았으면, 실행하라."

 

 

p.s. ​읽는 내내 번역이 참 좋다고 느꼈다. 박선령 님의 다른 번역서나 저서가 있다면 찾아 보고 싶은 마음에 성함을 따로 적어 두었다.

 

2015-07-25

글.사진 ⓒ무꽃

筆名. 청연(淸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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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7 23: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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