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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
고든 뉴펠드 외 지음, 이승희 옮김 / 북섬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를 유난히 좋아하는 지인의 아이를 알고있다. 친구 때문에 펑펑 울고, 친구와 함께하지 못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지인의 아이를 보면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들을 더 행복해 하는 아이에 관해 깊은 생각을 해 보게된다. 한숨과 더불어 한탄하는 지인의 옆에서 조언을 해 주기에는 내가 알고있는 것이 너무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가면서 친구를 좋아하게 된 원인과 이유를 하나씩 알아간다. 이렇게 알게된 내용들을 토대로 생각해 보니 책속에서 알려주는 상황들의 상관관계와 가족이라는 의미를 다시한번 되새겨 보는 계기도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 아이들과 나의 애착관계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닐지언정 그런대로 잘 정립이 되어있다는 안도감 또한 들었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아이들과 부모 사이에서 언제든 생겨날 수 있는 애증의 관계는 돌발상황을 야기할수 있으므로 나는 더 노력해야겠다.
18p-마음이 또래에게 가 있을 때 아이는 부모와 반대편에 선다. 부모와 닮은 것을 혐오하고 최대한 부모와 달라지고 싶어 한다. 누군가와 친밀함을 추구하게 되면 그와 경쟁관계에 있는 사람은 배척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아이들은 또래지향성을 띠게 되면 부모는 졸지에 경멸, 조롱, 멸시, 모욕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요즘 아이들은 친한 친구들 끼리 모여서 부모의 험담을 한다는 것을 들은적이 있다. 가벼운 투덜거림에서 비롯된 부모의 행동에 관해 못마땅한 점을 한두가지씩 꺼내어 놓게되고, 아이들은 서로 경쟁적으로 부모의 험담에 동참하게 된다는데, 아이가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면 또래에게서 친밀함을 추구하게 되고, 지금까지 가장 친밀했던 부모를 경쟁상대로 인식하며 배척하기에 이른다. 이 시기에 나타나는 아이의 행동을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 순간이겠거니,,사춘기니까 그렇겠거니,,시간이 조금 흐른후엔 괜찮아 지겠거니,,하고 안일한 생각을 하는 순간 아이는 또래지향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에 걸려들게 된다.
74p-모든 아이는 애착을 통해 성숙하고 사회화 되는 과정을 거친다. 애착의 단계 없이 사회성으로 건너뛸 수는 없다. 아이의 사회성 계발을 맹신하는 부모들은 너무 일찍 아이들을 자신의 품에서 떨어내려 한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아이들이 상처받고 또래에게로 애착과 의존성을 옮기게 된다. 애착의 대상이 바뀌는 순간 부모의 권위와 힘도 사라진다.
아이가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그 속에서 행복함을 느낀다면 부모는 아이의 사회성이 좋은 것으로 착각을 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나 역시도 그러한 착각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소수의 친구든 다수의 친구든..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다만 지나치게 친구들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땐 긴장을 해야만 된다. 나침반의 역할을 해야할 부모가 자신의 자리를 아이에게서 박탈 당하고 또래에게서 방향의 지시등을 깜박인다면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방향을 지시받아 옳바른 길로 길잡이를 해 주어야 할텐데 또래에게서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할 문제다.
286p- 한참 성장해야 할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친구들이 아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끝까지 손을 놓지 않을 책임을 지고 있는 부모, 조부모, 교사들이다. 이런 어른들에게 애착을 단단히 형성한 아이일수록 취약성에 휘둘리지 않고 또래들과 제대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또래들이 그리 중요하지 않은 아이, 친구를 굳이 필요로 하지 않는 아이가 역설적으로 진정한 친구를 사귈 수 있다.
아이들은 또래에게서 가장 빨리, 잘 배운다, 성장기의 아이들이 가장 관심있는 것이 옷입는 법, 연예인, 얼짱의 각도, 인기가 많아지는 비결, 예뻐지는 것에 관한 내용은 부모보다 또래들이 더 많이 알고있고 아이들은 그 속에서 빠르게 흡수해 나간다. 하지만 성장기의 아이들은 고뇌 또한 필요하다. 자신의 장래를 생각하고, 고뇌하는 과정 또한 필수 요건일텐데 또래들에게서는 그러한 것들을 진정으로 섭취할 수 가 없다. 강한 중독 작용을 하는 약물처럼 또래관계는 쉽게 떨쳐지지 않는다. 이 모든 부작용들이 가족간의 애착에서 비롯된다. 애착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다면 또래에 끼지 못했다고, 친구의 소재가 불분명 하다고 해서 쉽게 좌절하지 않을것이다.
친구들을 유난히 좋아하는 아이, 부모에게 불만을 터뜨리는 아이, 부모와 대화를 거부하는 아이, 거친말을 일삼는 아이,...많은 불만을 가지고 부모와의 장벽을 쌓고 있다면 이쯤에서 부모는 자녀와의 애착관계에 관한 생각을 해 보아야겠다. 서로 함께 하는 시간을 늘이고, 산책을 하고, 함께할 수 있는 게임, 여행, 가족행사, 함께하는 휴가, 식사, 등등 ...아이와의 애착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밝고 예쁘고 건강한 마음으로 자라는 아이를 원한다면 부모가 아이의 손을 놓지 말아야 겠다..사랑으로 감싸고,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관계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