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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례 이야기 2 - 완결
지수현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쌀례 이야기 2>
1권에 이은 2권에서는 조금 더 치밀하고 가혹한 운명이 선재와 쌀례 그리고 찬경에게 다가온다. 한상민. 선재의 아버지이며 쌀례의 시아버지이자 쌀례 어머니 연이를 못잊는 초로의 남자는 쌀례를 보며 연이를 생각했으리라는 나의 예상은 그대로였고, 그런 한상민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다름 아닌 쌀례를 위험으로 부터 구해준 젊은 거지 경이었다. 경이는 한상민이 젊은시절 스치고 지난 인연의 소생이었지만 그는 한사코 경이를 자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선재의 야학이 일본군에게 발각되고 , 선재는 유치장에 갇힌 신세가 된다. 큰 돈을 들여 빼내려 했지만 선재는 결국 군대를 가야했고,상민은 경이에게 아들 대신 군대에 가줄것을 부탁한다. 살아만 돌아오면 섭섭치 않은 재산을 떼어주겠다는 말을 믿고 군대에 갔고 , 삶과 죽음의 갈림길을 여러 번 겪은 후 돌아왔지만 경이에게 돌아온 것은 상민이 보낸 자객이었다. 살아남는다면 한씨 집안 것들을 모조리 잡아 먹어버리겠다 벼르는 경이, 그런 경이를 오라버니라 부르며 따르는 쌀례, 자기 대신 죽음의 고비를 넘겼을 머슴 경이에게 목숨빚을 졌다 여기는 선재...
전쟁은 모든 이들에게 잔혹한 상처를 남긴다. 일본으로 피해있으려는 한씨집안을 따라 배에 오른 가족들은 느닷없이 들이닥친 해적들에게 금괴를 빼앗기고 ,해적 두목으로 보여지는 경이는 금괴 절반과 선재를 군대 보낼것을 상민에게 명한다.그리하여 해적들의 배에 옮겨탄 선재 뒤를 이어 남편과 헤어질 수 없다는 쌀례는 바닷물에 뛰어들었고, 선재는 군대를 간다. 난리통에 임신중이었던 쌀례는 자신과 똑 닮은 딸아이를 낳고 ,남편이 찾으러 올지도 모르는 옛 집에 기거하며 살아가던 중 일본에서 이 집을 구매했다는 집주인에게 쫓겨나고 만다. 먹고 살 길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야하는 쌀례는 딸아이와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경이와 함께 찾았던 밥집 할머니에게 몸을 의탁한다. 전쟁이 끝나고 경이는 훤칠한 사업가로 변신했고, 쌀례를 찾아온다. 그리고 경이와 쌀례의 인연은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데... 자신의 아내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돌아온 선재는 검사가 되었지만 아내의 행방을 찾을길이 없는데...
쌀례와 경이의 어긋난 인연의 끝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작은 아씨 마님을 마음에 품은 외로운 영혼 경이는 어떤 선택을 할지,, 검사와 범죄자로 다시 만난 선재와 경이의 인연은 어떻게 이어지고, 선재는 꿈에도 그리던 자신의 아내가 기억이 온전치 못함을 알았을 때의 절망감은 어찌 이겨낼지... 이리 꼬이고 저리 꼬인 운명의 실타래를 풀어나가는 세 남녀의 이야기를 담은<쌀례 이야기>는 로맨스 소설로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을 만큼 흡입력이 대단했다.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괜찮을것 같았고.
- 식은 주먹밥 덩이를 씹으면서 열렬하게 그리워했던 그녀의 밥, 그때는 서로 말했던 여자가 단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지만 그들은 같은 기원을 했었다. 살아야지. 살아서 그 여자가 해 준 따뜻한 밥을 먹어야지. 그리고 너를 안아야지. 춥고 배가 고팠던 그때, 그 험한 곳에서 악착같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단 한 가지 소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간절히 바라고 바란 끝에 그들은 그녀가 마련한 상 앞에 앉아 있었다. 눈앞에 다른 남자가 마주 앉아 있는 것은 내키지 않았지만. -36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