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례 이야기 1
지수현 지음 / 테라스북(Terrace Book)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쌀례 이야기 1>

1950년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로맨스 소설인 이 책은  작가의 이름을 살피지 못하고, 표지가 너무 예뻐서 무작정 선택해 2권까지 내리 읽어버렸다. 읽어가며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내용 같기도 하고, 드라마로 만들어지면 재미있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두 권을 모두 읽고나서 작가의 약력을 살펴보니 그 유명한 드라마 원작 소설가였음에 무릎을 툭~ 쳐본다. 그러면 그렇지~ 드라마 작가였으니 이렇게 익숙하게 다가왔지 싶은 마음에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살펴봤다. 지수현 작가는 <내 이름은 김삼순>,< kbs드라마 '백설공주'원작>,< 당신과 나의 4321일 (kbs 드라마 '열여덟 스물아홉'원작>,< 당신은 나의것>,< 별처럼 반짝이다> 등 여러 작품이 있다.

 

옛날에는 마을의 대단한 세도가이자 양반이었던 봉초시는 가세가 기울어 싸릿골 작은 집으로 이사를 했고, 청상이 되어 친정으로 돌아온 딸 연이와 그녀의 아이들인 쌀례와 균이까지 대가족이 함께 오밀조밀 모여 산다. 죽 한그릇으로 하루를 버티는 가난한 생활고에 봉초시는 딸 연이를 개가시키기에 이르렀고, 어린 아들 균이만 엄마를 따라 기름장수네 집으로 들어갔다. 엄마와 균이를 떠나보내고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어느날 상투를 자르고 말쑥한 옷차림을 한 신사가 봉초시를 찾아온다. 그는 쌀례를 보자마자 연이의 딸임을 알아보고 봉초시와 은밀한 밀약을 하고 떠난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쌀섬이 수북히 남겨졌고 , 땅 몇 마지기가 있었으니 이름모를 신사 덕분에 쌀례는 흰 쌀밥을 먹을 수 있어 기뻐한다. 그리고 외할아버지 봉초시는 쌀례에게 혼인을 명하고, 평생 쌀걱정 없이살라고 아명을 쌀례로 지었던 소녀는 새로운 곳에서 삶을 시작하려한다.

 

외할아버지의 명령에 이름도 모르는 남자와 혼인하기 위해 가마 대신 기차를 타고 경성으로 가던 기차에서 쌀례의 보따리를 빼앗으려는 난봉꾼을 만났지만 그녀는 한사코 짐을 빼앗기지 않으려 뭇매를 맞고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대학생 교복의 남자는 난봉꾼을 물리치고 쌀례를 구해준다. 많이 배운 사람답게 조혼 풍습이 못마땅하게 여기던 이름모를 남자는 작은 소녀 쌀례와 첫 상봉을 마쳤다. 자신들이 그 조혼의 당사자임을 알지 못한채 헤어졌고, 우여곡절 끝에 시댁에 도착한 쌀례는 그곳에서 한상민의 큰아들 한선재와 조우한다. 한사코 마다하는 선재는 아버지의 엄한 명령에 열 넷의 작은 아이와 혼례를 올렸고, 쌀례는 더 바라는 것 없으니 여기에서 살게만 해달라고 간청한다.

 

쌀례가 성인으로 자랄때까지 혼인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두 사람은 어느덧 한집에 머물게 되었고, 까막눈이었던 쌀례에게 한글을 가르치며 누이동생 은재를 대하듯 평온한 일상이었던 어느날 선재를 홀로 짝사랑하는 금주가 등장한다. 그리고 금주와 선재의 입맞춤을 보게 된 쌀례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고 선재는 그런 아이를 찾아 거리를 헤맨다. 거리에서 잘 차려입은 쌀례에게 돈푼이나 뜯겠다고 난폭하게 구는 각설이들에게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비녀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하던 그 때 또 한사람의 젊은 각설이는 쌀례를 구해주고 , 쌀례는 그 젋은 거지 경이와 또하나의 인연을 맺는다.  

 

훤칠하게 생긴 젊은 거지 경이를 마음에 둔 은재와, 경이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은 아씨 쌀례, 선재에게 서서히 여인으로 보여지는 쌀례와 선재를 사랑하는 작은 소녀 쌀례의 평온한 일상은  어느덧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전쟁은 모든 이들을 예기치 않은 곳으로 데려가는데.....

 

<쌀례 이야기>의 도입 부분을 설명하느라 꽤 많은 지면이 할애되었는데 , 소설은 그렇지 않다. 첫 부분은 익숙함으로 다가와 짧게 흘러가고, 중반을 지나면서 격랑의 물살과 잔잔한 파도를 차례차례 경험하듯 독자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다. 그러나 도입 부분을 잘 알아야만 이어지는 격한 파도를 이해할 수 있을것 같았기에 이리 장황하게 늘어놓았는데 ,이 소설은 전체적으로 익숙한 느낌이다.  아침 드라마에서 많이 본듯한 장면들이 펼쳐져 식상할것도 같은데 작가의 역량이 워낙 탄탄했기 때문인지 식상함 보다는 구구절절한 그들의 사랑과 운명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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