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는 비 -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개정판 문학동네 청소년 17
오문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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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치지 않는 비>

제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오문세 장편소설은 열 아홉살 청소년의 방황을 그리고 있다. 십대의 반항이라 하기에는 넘쳐나고, 주어진 환경에서 오는 삶의 고뇌라고 불리우기에는 뭔가 조금 아수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그런 소설이었는데 청소년 아이들은 공감을 할지 모르겠으나 부모인 내가 공감하기에는 뭔가 조금 바람 빠진 풍선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엄마의 죽음 이후로 아버지는 술로 하루를 소비하고, 엄마의 보험금은 모두 현금으로 찾아와 집 한귀퉁이에 붙박이마냥 방치되어있다. 아버지의 상실감은 아들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었고, 그 보이지 않는 벽은 형제를 서서히 집 밖으로 내모는 형태로 찾아왔다.

 

도입 부분에서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것은 이런 것들이지만 소설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형제의 마음에 드리워진 그늘이 드러나고, 그 보이지 않는 그물을 잘라내어 아이들 손을 잡아주고 싶어졌다.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세상에 고민 한두가지쯤 없는 사람이 있을까마는 외소한 체격의 열 아홉 소년의 마음에는 그치지 않는 비가 내리고 있다. 세상에 그치지 않는 비는 없듯 소년의 마음에 내리던 비도 언젠가는 그치겠지만 , 비 개인 하늘을 보기 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니 마음이 짠.. 해져온다.

 

언뜻 보면 쿨한 청년이었던 형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로 자신을 버렸고, 그 버린 형의 마음을 주워담는 일은 연상의 애인이었던 여인이었으니, 그 여인은 열 아홉 소년에게 형수라는 이름으로 남았지만 형의 죽음은 그녀에게나 동생에게나 힘겨운 일이었다. 딱히 공부가 좋아서 열심히 한 것은 아니었고 , 형이 자신을 버리는 것으로 현실 도피를 했다면 동생은 세상과 담을 쌓은 채 공부라는 도피처를 선택했지만 그것도 아이의 마음을 온전히 채워주지 못했기에  공부를 잘 했던 모범생 동생은 여행을 떠나자는 형의 부름에 짐을 꾸리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형과 대화를 하면서 여행길에 오른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모호한 십대 청소년은 여행길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남을 가진다. 여행이라는 것이 새로운 곳,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이 필연적이듯 소년은 어린시절의 친구를 만나고, 정신이 나간듯 보이는 할머니를 만나고, 슬픈 얼굴을 한 파란 머리의 광대를 만난다. 스치고 지나듯 만났던 인연들은 소년의 마음에 내리는 비가 멈출 수 있도록 도우며 스스로를 조금 더 단단하게 이끌면서 소설은 끝이 난다.

 

마음을 닫아버린  십대가 주인공인 <그치지 않는 비>는 십대 아이들 둔 부모의 눈으로 보기에는 약간 현실성이 떨어져 공감을 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였고, 간혹 드러나는 십대들의 고민도 시기 적절치 못하게 불쑥불쑥 튀어나와 이질감이 느껴졌기에 조금은 아쉬운 작품으로 남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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