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박이정 지음, 이우정 극본 / 21세기북스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응답하라 1997>

최근에 무거운 소재의 책을 많이 읽었기에 몸도 마음도 축~ 가라앉았는데 어제는 상큼한 소설 한편을 읽었다. 밥 먹는 시간도 아까울 만큼 몰입했고, 지나간 추억을 되새기며 때로는 웃고 , 때로는 추억에 정신을 맡긴채  설레임으로 그렇게 밤을 또 지새웠던 책이 북21에서 출간되었는데, 이 소설은 이미 티비에서 방영되었고 많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드라마 극본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제대로 본적은 없지만 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면서 몇 몇 장면을 보았는데 책을 읽다보니 '아~윤윤재 역할은 서인국이 맡았겠구나~, 펑퍼짐한 얼굴에 왈가닥 시원은 표지의 여인이겠구나~~ ' 하면서 나름대로 대입을 해보며 추억 속으로 빠져들었는데, 복고 열풍을 일으켰던  영화 <써니>도 많이 생각났다.

 

 

 

내게도 저 시절이 있었는데~~, 내게도 저런 친구들이 있었는데~~, 좋아하던 영화배우의 브로마이드로 도배를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연락이 두절된 친구들도 그립고, 무엇을 해도 예쁜 나이였던 고교시절이 많이 그립다. 원래부터 이 나이였던 것은 아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생의 가장 빛나던 시절을 까맣게 잊고 살아왔다. 삶이라는 바다 한가운데 던져진 작은 물고기마냥 매일을 허우적대며, 삶에 찌든 모습으로, 내가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서 허둥대며 방황하던 내게 <응답하라 1997>은 설레임을 한아름 안겨주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었을 만큼 재미 있지만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잊고 있었던 시절로 독자들을 이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는 시간동안은 마치 타이머신을 타고 있었던것 마냥 신났는데 3040 세대의 큰 공감을 불러올만큼 상큼 발랄한 소설이다. 40대는 영화 <써니>에 더 큰 공감을 하겠지만 약간 비켜난들 어떠하리~~. <응답하라 1997>도 다마고치,pcs,cd플레이어,,, 잊고 살았던 그 시절로 독자를 이끌어준다~.

 

 

소설 속의 윤윤제는 공부면 공부,운동이면 운동,게임이면 게임,, 못하는게 없는 멋진 아이다. 그런 윤재의 곁에는 약간은 펑퍼짐하고 HOT의 토니의 광팬이자  빠순이 성시원이 늘 함께였고 , 애교 넘치는 유정, 공부는 약간 못하지만 분위기 메이커인 성재, 잘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준희, 서울에서 전학온 학찬은 온갖 야동을 섭렵한 야동계의 황제로 부산 광안고의  새로운 멤버로 자리잡았다. 약간은 억센 부산 사투리가 소설 속에도 그대로 드러나 등장인물의 매력을 한층 더 살려주었으며 풋풋한 학창시절을 맛있게 그려내고 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는 첫사랑의 기억도 살랑살랑 봄바람 불듯 소설과 함께 되살아나 설레임에 젖어들게 만들었으며 ,함께가 아니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여기며 이리저리 몰려다녔던 옛친구들이 많이 생각났던 그런 소설이다.

 

 

-"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딱 두 명 있는데, 한 명은 우리 형. 나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우리 형이고.... 다른 한 명이 니. 성시원인데, 우리 형이 니가 좋단다. 그것도 많이... 내처럼. 내 어떡하까? 어떡하면 좋겠노? 어떡하냐고,가시나야!" - 198P

 

 

소년이었던 윤제는 어느덧 남자가 되어 시원에게 사랑을 느끼고 수능이 끝나는 날 고백하려했지만 시원을 만나기로 했던 날,,,  10분 먼저 윤제의 형은 동생에게 자신은 시원을 여자로서 좋아한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셔서 자신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던 형 태웅의 고백에 윤제는 시원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그런 윤제의 곁에는 준희가 언제나 함께였고 ,그 역시 이루지 못할 사랑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고있다. 이렇듯 소년과 소녀의 풋풋한 첫사랑과 우정이 여물어가는 소설에서 시원네 가족은 없어서는 안 될 맛깔스러운 양념 역할을 하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와 사랑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윤제는 시원을 향한 사랑을 멈출 수 있을까? 시원은 형 태웅의 사랑을 받아들일까? 준희의 가슴 아픈 사랑은....?

 

 

-1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인 건, 아직 세상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 답을 찾아 이리 쿵 저리 쿵 숱한 시행착오만을 반복하다가 마지막 순간, 기적적으로 정답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성인이 되어 크고 작은 이별을 하게 된다. - 203P-

 

-그래,로맨스도 지나면 일상이 되고 생활이 온다. 순수함은 때묻어가고,열정은 얼어붙어가고,젊음은 영악함으로 나이 들어간다. 그리하여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은 고단하고 지난한 일상이 되는 거다. 이게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가 아닐까나. - 34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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