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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접시
다쿠미 츠카사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무지게 접시 : 다쿠미 츠카사>
요즘 일본 소설을 참 많이 읽었고 굉장히 아기자기한 일본 작가들의 면면을 느낄 수 있었는데, 어제 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만들었던 <무지개 접시>는 포실포실,촉촉함, 발랄함,엄격함, 꿈과 무지개라는 몇 몇 단어로 축약되어 다가왔다. 꿈이 없는 고등학교 졸업반 고니시 히로의 성장일기라고도 표현할 수 있고, 음식 이야기라고도 표현할 수 있으며, 젊음과 패기,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 저 편에 펼쳐진 무지개 다리를 만난다는 것으로도 표현할 수 있었다. 다양한 표현 만큼 이 소설은 다양한 모양새를 하고 내게 다가왔으며 우리 아이들에게도 읽히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지금은 말고 졸업 즈음...)
부유한 부모님 그늘에서 아무 걱정 없이 하루를 보내던 중 우연히 보게된 요리 프로그램은 고니시 히로의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고 유명 요리사인 혼마 셰프의 밑에서 일류 요리를 배우겠다고 굳은 결심을 하게되었지만 요리사라는 직업을 하찮게 생각했던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도 끝내 자신의 결심을 굽히지 않는다.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진학하게된 구지 요리사 전문학교에서 히로는 중성적인 매력이 넘치는 멋쟁이 요스케, 고지식하지만 자신의 길을 잘 알고 열심히 노력하는 게이고, 쥐 와 닮은 얼굴의 도시오와 함께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낸다.
평범한 열 여덟 살 답게 이성에도 관심이 많고 유흥에도 관심이 많지만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해나가는 친구를 보면서 점차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한다. 일류 요리사에게 요리를 배워야만 일류 요리를 만들 수 있고, 삼류 요리사에게 요리를 배우면 삼류 요리 밖에 배울 수 없다고 굳게 믿었던 생각은 히로의 이상형에 가깝지만 걸걸한 성격의 몇 학년 선배 미호를 통해 조금씩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되면서 한걸음 성장하게 된다.
나시모토 교수는 히로군을 비롯한 여러 학생들에게 기본이 왜 중요한지를 실천으로 알려주고 열심히 노력한 끝에 드디어 취업의 문 앞에 이르렀다. 첫 마음 그대로 혼마 셰프의 레스토랑에 면접을 본 히로는 자신도 모르게 미호가 했던 말을 인용했고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혹독한 도제식 배움은 히로를 지치게 만들었고 ,지친 몸과 마음은 방황이라는 거대한 물살을 타게되는데...
- "일류 요리사가 되고 싶으면 감을 좀 더 발휘해라. 자발적으로 움직여. 넌 아직도 한참 모자라. 다음에 뭘 해야 할지 한순간도 방심하지 마. 그러면 자연스럽게 뭘 해야 할지 보일 거다. 혼날 때는 자신이 둔해서 그렇다고 생각해라. 누가 말하지 않아도 움직일 수 없으면 전진할 수 없다. - 172p -
우리 모두 무지개 다리를 건너, 무지개 접시를 손에 넣는다면 일곱빛깔 무지개 접시 위에 무엇을 올려놓고 싶어질까..? 현재의 길에 충실한 오늘을 담을까, 내일의 희망을 담을까? 오늘과 내일 모두를 담으려고 할까..? 이런 생각을 해 볼만큼 예쁜 내용이며 20대의 성장 소설로도 손색이 없을듯하다. 꿈을 찾아가는 청춘들의 맛있는 소설인< 무지개 접시>는 재미도 있지만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귀한 교훈까지 포함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