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2
모모세 시노부 지음, 한성례 옮김, 사카모토 유지 극본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2>

2007년 일본 후지 텔레비전에서 방송된 드라마 <우리들의 교과서>를 소설화한 책이며 각본을 맡았던 사카모토 유지는 이 작품으로 제26회 무코다 구니코상을 수상했다. 학교폭력이라는 글자만 봐도 가슴이 두근두근 뛰어다니는데 그 당사자들은 어떤 마음일까.. 학교폭력은 특별한 아이가 그 대상이 되지 않으며 언제 어디서, 누구라도 학교폭력의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 있단다. 어제의 친구가 오늘은 가해자가 되고, 어제의 가해자는 내일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단다. 아이를 둔 부모로서 학교폭력은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문에서, 방송에서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학교폭력을 볼 때면 온통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가고 유심히 내 아이들을 살펴보기에 마음이 바빠지고 발걸음이 빨라진다. 내 아이가 아니라고, 내 아이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안도해야 할까. 학교폭력을 주도했던 몇 몇 아이들만 가해자일까. 희생양이 되어버린 친구를 외면하는 일도, 방관하는 일도 모두 학교폭력임을 아이들은 알고 있을까.. 언젠가 읽었던 학교폭력에 관한 책 중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함께 하지 않으면 내가 그 피해자가 되기 때문에 방관하거나 동조할 수 밖에 없었다던 다수의 아이들과 내 아이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했을까...

 

 

아이자와가 학교폭력 때문에 사망에 이르렀다고 믿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쓰미키의 시선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숨겨진 이야기들이 하나씩 하나씩 드러나 독자들을 더욱더 안타깝게 만든다. 학교의 명예를 위해 교사들의 약점을 잡아 애써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학교에는 폭력이 없었다고 덮어두려는 아메키 교감의 진실도 드러나고, 아이자와를 위해 진실을 밝히려 했지만 자신이 처한 현실 때문에 아메키 교감의 편에 설 수 밖에 없었던 가지 선생님과 오시로 선생님 이하 모든 교사들의 내막도 서서히 밝혀지고, 아이자와를 왕따로 만었던 가네요시의 내면을 알아갈때는 새삼 어른들의 비뚤어진 마음이 아이들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는 자괴감이 스멀거려 힘들기도 했다.

 

무엇이 옳고 그른가를 떠나 <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를 읽는 내내 뱃속이 뒤틀리는 경험을 했으며, 보도 내용이나 곁에서 보고 들었던 내용들이 얼마만큼의 진실을 담고 있었는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어째서 이런 세상에 와 있는 것인가..? 누가 만들어 놓은 세상인가? 학벌 위주, 경쟁 사회, 외모지상주의, 개인주의, 물질만능, 도덕성 결여...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원인들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틈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며 웅크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학교폭력,왕따,집단 따돌림은 비단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님을 가리오카 중학교를 통해 다시한번 느껴본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떤 형태로든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겠다. 자세히 살펴보기만 해도, 아이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어보기만 해도 ,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1권에서는 열의에 불타는 초보 담임 가지 선생님과 사망한 아이자와에게 학교폭력이 있었는지 진실을 가늠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면 2권에서는 아이자와에게 3개월간 엄마였던 쓰미키가 학교를 고발하고 학교측은 쓰미키가 있던 법률회사에 사건을 의뢰하면서 법정 공방이 치열해지고  학교폭력을 은폐하려는 교감 아메키와 진실을 밝히고 싶었던 쓰미키 변호사의 노력이 펼쳐진다. 단순히 학교폭력의 진실과 은폐라는 측면에서 소설이 마무리되었다면 그저 그런 학교폭력에 관한 소설이겠거니 하겠지만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내면이 함께 펼쳐지며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으며 작가는 학교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와 가슴 아픈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추리소설 과 같은 장치를 마련해두어 독서하는 내내 긴장감을 내려놓기 어려웠다. 가슴 아픈 내용이었고 ,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지금도 여전히 세상 어느 곳에서 벌어지고 있을것만 같은 일... 차마 입에 담기조차 힘겨운 학교폭력과 주변 인물들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는 학생과 학부모,교사와 일반인 등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면 좋겠다. 더불어 십대 자녀들과 부모가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을 몇 권 담아본다. 대교출판에서 출간된  이경화 작가의 <지독한 장난>은 학교,친구,우정,왕따,지독한 장난이라는 제목이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학급 도서로 지정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으며, 비룡소/ 박선희 작가의 <파랑 치타가 달려간다>는 방황하는 아이들의 내면과 부모의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 과열된 경쟁사회에서 부모된 나를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또한 을파소 / 조앤 바우어 /<열두 살,192센티> 는 부모의 이혼과 재혼으로 혼란스러운 아이와 왕따가 되어버린 아이가 삶의 지혜를 배워가며 희망을 꿈꾸는 내용이며, 주니어김영사/ 엘리자베스 죌러/ <도와줘 제발> 과 푸른숲주니어/브리기테 블로벨 작가의 <못된 장난> 학교폭력에 대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교 만들기> 학지사에서 출간되었으며 저자 조정실씨는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회장으로 학교폭력 현장에서 피해가족과 함께 하며 얻은 학교폭력 피해현장,접근방법,해결방법 등 다양한 사례가 들어있다.

 

- 세상은 바뀔 수 있을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