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1
모모세 시노부 지음, 한성례 옮김, 사카모토 유지 극본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1>

책 제목에 내용이 잘 나타나있다. 얼룩진 교과서라... 하루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는 아이들에게 교과서란 어떤 의미일까. 지식의 전달을 위한, 앎의 즐거움을 위한 용도일까 생각해보니 그저 지겨움을 대변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끔 우리 아이의 교과서를 살펴본다. 가끔씩 살펴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학기말쯤 다시 보는 아이의 교과서는 낙서가 드문드문 있었고 교과목을 교묘히 바꾸어 놓은 책도 더러 있었다. 예를들면 사회는 자회로 , 수학은 주학으로... 비단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저희들 나름대로 학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표현했을거란 생각도 했더랬다. 많은 아이들의 교과서에 수학이 주학으로 뒤바뀐 정도면 다행이련만 <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속에는 생각하기도 싫은 낙서가 한무더기씩 표현되어있어 읽기가 조금 힘들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뛰어내린 여학생의 외로움이, 힘듬이, 고통이 글자로 되살아나 마음이 많이 아프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자주 있었고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청소년의 마지막 뒷모습이 담긴 영상이 생각났다.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 때문에 죽음을 생각했던 아이, 엘리베이터 앞에 쭈그리고 앉아 손등으로 눈물을 닥아내던 마지막 모습에 그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이기에 무척 아팠었다. 도움을 청하지 그랬니.. 부모에게 털어놓지 그랬니.. 죽음을 생각하기 전에,네 삶을 포기하기 전에  학교를 포기하지 그랬니... 이렇게 혼잣말을 하면서 울었지만 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세상 모두가 그러하듯 내게도 점차 잊혀진 순간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비슷한 일이 발생될때마다 또 마음 아파하고, 내자식을 챙겨보고..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어야하는 그 아이들 부모의 심정은 아마 알 수 없을것같다..

 

 

중학교 2학년 3반에 임시 담임으로 온 가지 고헤이는 아이들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선생님이 되자고 다짐했고 첫 수업을 마쳤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다른 아이자와 아스카를 만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느냐는 아이자와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한 가지 선생님.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을만한 위치에 서게 되면 그럴 수 있다고, 바꿀 수 있다고 결연히 말해주지 못하고 수업 종이 울려 두 사람은 교실로 향했다. 재잘재잘 떠들거나 조용히 있거나 하는 친구들과는 약간 동떨어진 아이자와를 보며 학교 생활에 문제는 없는지, 친구는 있는지, 어려운 일이 있으면 찾아오라고 돌려보낸 몇일 후  아이자와가 학교에서 떨어져 사망에 이르렀다. 왜 죽었을까? 학교 폭력이 있었던건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아이자와가 해맑게 웃으며 '선생님을 만나서 다행이라며 건네주었던 사물함 열쇠를 생각해내고 찾아간다. 거기에는 아이자와의 물건으로 보이는 얼룩진 교과서와 물품들이 들어있었는데...

 

- 두 동강 난 연필 몇 자루. 유성펜으로 온통 까많게 덧칠해져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찢어진 교과서. 죽어. 죽어버려,쓰레기,구려,눈엣가시, 언제 죽을 거야? 나한테 가까이 오지 마. 이런 말들이 한가득 쓰여 있는 공책. 손에 닿는 것초차 꺼려지는 쓰레기. 목을 매단 부모님 아래서 울고 있는 여자아이 그림. 왕따.-59p-

 

-" 지금 수많은 어른들은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건 아이들도 마찬가지예요. 어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릅니다. 어른들은 쉽게 말하죠. 노력하면 행복해진다. 희망찬 미래를 그려라. 꿈을 가져라. 그런데 과연 행복은 무엇일까요? 쓰미키 씨, 당신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110p

 

 여기, 이 책은 일본판 <도가니>라는 부제를 달고 출간되었다. 일본 열도를 들끓게 만들었으며 학교 폭력에 관한 이야기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살을 해야만 했던 중학생 아이의 마음이 되어도 보고, 다른 학생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애써야하는 학교측 입장도 되어봤다. 죽은 아이를 위해 진실을 찾으려 했던 담임 교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고, 다수의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도 했고, 부모의 입장에서서 생각도 했더랬다. 그래도 잘 모르겠다.. 무엇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무엇이 아이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는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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