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도시
최승환 지음, 김문흠 원작 / 책비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정한 도시>

뫼비우스의 띠. 시작도 없고 끝도 없이 무한대로 이어진 그 띠 안에 갇혀버린 사람들이 있다. 어쩌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살고있는것인지도 모르겠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력,강간,불륜,묻지마 살인,, 이 모든 험악한 범죄는 어디에서 시작되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것인가.. 죽은 사람이, 폭력의 희생자가 우리가 아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최대일까.. 험악한 일은 왜 시작 되었을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그 모든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음을 알고있기에 세상이 점점 더 무서워진다. 어떤 이는 죽을 힘을 다해 살아가지만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암울한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있고, 어떤 이는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단 하나의 사랑을 잃어버린채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에 갇혀 오직 그것만을 갈구하고, 어떤 이는 돈 이라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 갇혀 빙글빙글 돌고 돌아 제자리로 오는 것..그것이 불륜이든,사랑이든,희망이든, 돈이든,자식이든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이 걸어가고 있는 신비로움이 바로 삶의 양면성이기도 하다.

 

김문흠 감독의 원작소설인< 비정한 도시>는 10월 25일에 개봉된 영화라고 한다. 영화는 못 본채 소설로 먼저 읽게되었는데 제목과 내용이 딱 맞아떨어진다. 화려한 도시의 불빛은 많은 이들을 설레임에 젖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 화려한 불빛에 가려진 그늘도 존재하기에 내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그저 화려한 도시가 뿜어내는 불빛에 불나방처럼 달려들듯 취해 살아가고, 내게 아픔이 닥쳤을 땐 그 화려한 불빛이 세파에 찌들린 채 이리저리 흔들리는 자화상 처럼 느껴지는 우리네 평범한 삶. 화려함과 슬픔을 동시에 품고있어 비정하기도 한 도시의 한 귀퉁이를 뭉텅 오려내어 김문흠 감독의 손에서 그림이 그려졌다. 한적한 도로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시작되었지만 죽은 아이의 엄마가 아파하고,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택시기사는 사건을 은폐하려 도망가지만 그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있었으니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가 된 선량한 시민들인 이 사람들의 내일은 참담하기 그지 없다..

 

췌장암 환자인 아내를 위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김대우는 급기야 변사장의 사채를 끌어다 쓰게되었고 사채빛을 갚지 못하자 변사장은 신체포기각서를 요구한다. 어떻게 해도 나아질 기미가 없는 암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아내 홍수민은 차라리 자살을 결심하고 모텔 옥상에 오르지만 그곳에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범 심창현이 있었다. 자살하려는 수민을 살려낸 심창현과 죽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된 연쇄살인범..  변사장의 사채 빛을 갚기 위해 뺑소니 운전자 돈일호를 무자비하게 몰아치는 김대우,, 아내의 불륜 사실을 눈치챈 변사장과 남편의 눈을 피해 지현수와 불륜을 꽃피우는 변사장의 아내 오선정....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일까지 저지르고야마는 돈일호... 등장인물 모두는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지만 결국 그들 모두는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뫼비우스의 띠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설 <비정한 도시>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여러 각도에서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고 읽었지만,처음 부터 끝까지  조금 더 디테일하게 쓰여졌다면 훨씬 더 몰입도가 깊을 것 같았다. 영화로 보는 것은 다르겠지만 소설은 내게 약간의 산만함을 안겨주어 조금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