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 개정판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작가의 데뷔작인 이 책은 12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있는데 모두 독특한 색깔을 내뿜고 있었으며 책 제목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작품이었다. 데뷔작이 이정도의 필력이라면 다른 작품들은 한층 더 완성도가 높을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으며 단편이지만 단편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던 작품. 12개의 이야기를 하나의 연결고리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후반부에 가서야 밝혀지는 놀라운 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듯하다. 내가 그랬듯이..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은 직원이 2천 명이 넘는 규모의 건설 컨설턴트 회사에 근무하는 와카타케 나나미가 사내보 제작을 맡게 되면서 시작된다. 매월 2천 부씩 찍어내는 사내보에 연재할 단편 소설을 실어야하는 나나미는 예전에 글을 썼던 사타케 노부히로 선배에게 부탁을 한다. 그러나 노부히로가 거절하는 대신 친구를 추천하고 친구는 흔쾌히 수락하지만 반드시 익명으로 실려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그리고 시작된 열 두개의 미스터리 소설... 4월 벗꽃이 싫어,5월 귀신, 6월 눈깜짝할 새에,7월 상자 속의 벌레,8월 사라져가는 희망, 9월 길상과의 꿈, 10월 래빗 댄스 인 오텀, 11월 판화 속 풍경, 12월 소심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1월 정월 탐정, 2월 밸런타인.밸런타인, 3월 봄의 제비점...

 

12개의 이야기가 저마다의 색깔이 있듯 모두 괜찮았지만 그중에서 쉽사리 잊지 못할 내용을 몇 개 고르라면 첫 번째로 5월의 귀신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부모님의 여읜 자매는 서로에게 의지했지만 동생에게 애인이 생긴 후 일어나게된 슬픈 사연인데 읽고나니 씁쓸하고 안타까움이 진득하게 묻어나는 그런 작품이었고, 두 번째는 8월의 사라져가는 희망이다. 소제목만 보면 뭔가 짠..한 스토리가 튀어나올것 같은데 의외로 오싹한 내용이었다. 친구가 무심코 심어 놓은 나팔꽃은 제꽃가루받이를 되풀이하며 한해 또 한해 생명력을 유지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던지라 해마다 꽃망울이 점점 작아지고 초라해지면서 다키자와의 꿈에 나타나 '안아주세요''안아주세요'라며 애닮게 말하는 나팔꽃 유령에 얽힌 오싹한 이야기. 뒤이은 9월의 길상과의 꿈은 아이를 가지지 못한 여인과 낙태에 관한 이야기로 마음이 아픈 내용이었다. 서평을 쓰면서 소제목을 다시 읽어보고 인상 깊었던 내용을 꼽아봤는데 이 밖에 12편 모두 저마다의 색깔이 있었기에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이 미스터리로 분류되지만 지금까지 읽어왔던 작품과는 뭔가 다르다. 기괴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범인의 행적을 파헤치는게 아니라 정말 책 제목 그대로 일상에서 벌어질것만 같은,,그러나 겪어본적 없었던,, 소소하지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만한 내용으로 내용들로 이루어졌는데 어떤 작품은 오싹함을 느끼게 만들고, 또 어떤 작품을 읽어갈때면 막연한 연민이 솟아오르기도 했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거나 , 등장인물이 해야할 왜? 라는 질문을 내가 소리내어 묻기도하며 한순간에 다 읽어버렸다.  복잡한 내용이 아니기에 따로 '이런걸까? 저런걸까?'를 생각하며 읽지는 않았지만 10월이 되어 스산히 떨어지는 낙엽과 빗소리가 아주 잘 어울리는 작품임에는 틀림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