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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로스 & 토르소
크레이그 맥도널드 지음, 황규영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토로스 & 토르소>
그림과 살인. 참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주제인데 읽다보면 묘한 어울림이 함께하기에 재미있게 읽었다. 다만 내가 그림에 문외한이기에 내용을 모두다 이해하지는 못했던것이 약간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정치적 상황에서 엮어지는 사슬의 고리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내가 집중하고 싶었던 부분, 특히 인간관계와 어떤 사건으로 인해 점차 파괴되어 괴물이 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진 부분과 작중 화자로 등장하는 헥터의 절친한 친구 헤밍웨이와의 관계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초현실주의 미술 작품과 연쇄살인. 왠지 있을수 없을것 같은데 이 작품은 실제 살인 사건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한다.
- 토로스,토르소의 이야기는 20세기 중반에 초현실주의와 미학 이론에 영감을 받아 일어난 몇 가지 살인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기괴하게 잘리고 해부된 엘리자베스 쇼트의 몸이 캘리포니아 들판에서 발견된 사건입니다. 나중에 로스앤젤레스의 기자들은 이 사건에 '블랙 달리아'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범죄 소설가 헥터와 헤밍웨이는 키웨스트 섬에서 살고있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섬에 놀러온 아름다운 아가씨 레이첼 하퍼를 만났고 헥터는 레이첼에게 폭풍이 몰려올 때 자신의 집을 안전한 은신처로 제공하고 두 사람은 어느새 연인이 되었다. 폭풍이 물러간 후 헤밍웨이와 구조활동에 나섰고 키웨스트 섬은 온통 시체와 부서진 잔해들로 끔찍하기만 하다. 그리고 기괴하게 살해된 시체를 마주한다. 자연재해로 인해 죽은것이 아닌 살해된것이 분명한 시체에 새겨진 독특한 문신을 보고 레이첼이 설명해주었던 친구임을 알게된다.
-여자는 검은 머리에 벌거벗은 채였으며, 내장은 간이침대 옆에 아무렇게나 꺼내져 있었다. 여자의 상반신 안에는 온갖 장비와 낚시 도구가 쑤셔 넣어져 있었다. 두 번째 시체 역시 벌거벗은 채, 서까래에 밧줄로 허리가 묶여 있었다,. 어두운 금발 여자의 배는 배꼽부터 갈라져 있었다. 너덜너덜한 절개면 안에는 누군가가 시들어가는 붉은 장미를 쑤셔 박아놓았다. -149p 살바도르 달리 <르 로제 상글란테>라는 초현실주의 작품을 흉내낸것으로 보이는 두 구의 시체들... 이로써 헥터와 헤밍웨이는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을 흉내낸 연쇄살인사건임을 알게되며 점차 그늘속으로 걸어들어가는데.... 한편 키웨스트로 돌아온 헥터는 레이첼이 편지 한장만 남겨두고 사라진것을 알게된다. 그녀를 잊지 못한채 몇 년을 보낸 헥터는 스페인으로 건너가고 그곳에서 레이첼의 동생 알바를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과연 자매일까...? 헥터는 알바에게서 레이첼의 그림자를 찾는걸까? 알바의 진심은 무엇인가? 헥터와 헤밍웨이가 스페인으로 건너간 2부에서 부터 정치적 상황이나 암살, 스파이등등의 행적이 자주 드러나고 초현실주의와 연쇄살인범이라는 한정된 소재로 이어질것 같았던 소설은 큰 궤도로 나아가게 된다. <토로스,토르소>는 그림을 잘 모르는 나에게는 조금 번잡스러운 느낌이기도 했지만 태풍의 영향으로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젯밤과 꼭 알맞는 스릴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