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자의 꿈
정보라 지음 / 새파란상상(파란미디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죽은 자의 꿈>

몇날이고 지속될것만 같았던 찌는듯한 더위와 열대야 속에서 읽어내려간 한 권의 책. 정보라 작가의 장편소설 <죽은 자의 꿈>은 중반을 넘어설때까지 그 어떤 매력도 느낄 수 없었다.' 더 읽어볼까?  말까?' 를 소리내어 고민하며 팔랑팔랑 페이지를 넘길때까지는  등장인물들의 행위가 못마땅해 눈쌀을 찌푸리며 "뭐 이런 사람들이 다 있지 ? 가학적 변태성욕자들이야?" 도대체 뭐하자는 거지? "라는 혼잣말을 해가며 건성건성 읽어갔다. 상대를 묶고 ,때리고 ,압박하면서 얻어지는 쾌락은 분명 새디스트로 보였고, 육신의 아픔이 최고조에 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때리고 싶어?" 라고 물으며 가학적 행위를 즐기는 여인은 마조히스트가 분명했기에 중반을 넘어설때까지 남자의 꿈에 무엇이 보이고, 여자의 눈에 죽은 자들이 보이는것에는 그다지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서 두 사람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고 남자의 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아갈 무렵 참 안타까운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이 있었구나 싶은 연민 한자락이 고개를 든다. 그리고 거침없이 이어지는 오싹한 장면의 묘사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죽은 자의 꿈>은 한 남자의 꿈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15년만에 친구의 죽음을 듣게되고 장례식장을 찾게된 남자는 그곳에서 15년전 친구이자 장례식의 주인공을 만나고 그의 삶은 급격한 물살에 휩쓸리듯 이리저리 흔들리게 된다. 예감하지 못했지만 예감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무엇과 자신은 살해당했으니 죽음에 대한 진상을 밝혀달라는 친구의 부탁. 거절하고 싶었지만 거절할 수 없었던 그는 여자친구 성연을 찾게되고 죽을만큼 때린 후 더워진 남자의 온기를 생명력삼아 살아가는 그녀는 그와 함께 석연치않은 꿈과 죽은이의 부탁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 찾지 말라고, 그러면 죽은 자들이 그를 따라올것이라며 한사코 말리지만 남자는 꿈에서까지 그를 괴롭히는 하얀 손의 정체와 알수없는 여인을 떨쳐내기 위해 친구의 지난 발자취를 따라간다. 그리고 알게된 진실... 그리고 죽은자에게 신체를 빼앗긴 성연을 되살리기위한 한 남자의 절규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듯하다. 또한 중반까지 이어졌던 지리하면서도 불편한 행위들이 어느덧 정당성을 지닌채 되살아나 그와 그녀의 삶에 안타까운 그림자로 덮여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