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머리 여가수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73
외젠 이오네스코 지음, 오세곤 옮김 / 민음사 / 2003년 3월
평점 :
<외젠 이오네스코 : 대머리 여가수>
-현대 부조리극의 선구자인 외젠 이오네스코는 1909년 루마니아 슬라티나에서 태어났다. 1911년 부모와 함께프랑스로 이주했으나 동생의 죽음과 부모의 불화, 어려워진 가정 형편으로 불안한 유년기를 보냈다. 이때부터 희곡과 시,시나리오 등을 습작하기 시작했으며 1922년 이혼한 아버지를 따라 루마니아로 돌아고 부쿠레슈티 대학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1938년 박사 학위 논문을 쓰기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후 전쟁의 불안 속에서 출판사 교정원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틈틈이 첫 번째 희곡<대머리 여가수>를 완성,무대에 올렸다. 뒤이어 <수업>,<의자>,가 초연되었고 같은 해 희곡집을 출간했다. 1954년 <의자>의 재공연을 계기로 주목받는 극작가로 떠올랐으며 <의무와 희생자>,<자크 혹은 복종>,<그림>등의 희곡을 꾸준히 발표했다.-
루마니아 작가의 작품은 정말 낮설었다. 원래도 희곡 장르를 좋아하지 않아 읽기를 꺼리는데 이 작품에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봐야하는것인지 마냥 헤매이던 시간들이었고 수월치 않은 희곡을 소화하려 애쓰는 시간이기도 했다. 말 말 말~ 의미없이 이어지는 대화, 툭 끊기는 대화, 등장인물의 마음을 짐작할 수 없어 안개 속을 거닐듯 글자만 읽은듯하다. 외젠 이오네스코의 <대머리 여가수>는 총 3편의 희곡이 실려있다. 작가의 첫 번째 희곡인 동시에 여기저기서 총알이 난무한 전쟁터를 보듯 등장인물 모두가 서로 다른 대화를 이어간다. 이 책의 제목은 어디에서 기인한것일까? 정말 궁금하다.
스미스와 스미스 부인, 마틴과 마틴 부인,소방대장의 중구난방 대화와 하녀 매리의 독백 혹은 해설. 이 모든 대화와 해설에도 불구하고 대머리 여가수 혹은 노래하는 클럽이나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암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방대장이 한마디 툭 ~ 던지듯 내뱉은 말 . " 그런데 대머리 여가수는? " 54p 그리고 이어진 침묵, 답답함....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것일까 생각해보지만 소방대장의 언급 이전과 이후를 살펴보면 이해못할것도 없을듯하다. 스미스와 스미스 부인, 마틴과 마틴 부인의 대화는 일관성이 없고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이 한가득인걸보면 작가는 언어와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보다. 흔히 이해의 반대는 오해이고, 오해의 반대는 이해라고 한다. 우리가 늘 주고 받는 대화에서도 때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 많음을 직면할 때 인간의 언어생활은 원초적 소통으로서의 매개 역활을 제대로 하지는 못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상황들은 모든 것의 모순과도 연결 될성싶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말했는데 모두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내 말을 받아들이는것은 아니기에 오해와 다툼이 생겨나고 그 오해와 다툼은 불신과 대화, 화해의 도구로도 언어가 쓰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