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킨 이야기 / 스페이드 여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2
알렉산드르 세르게비치 푸시킨 지음, 최선 옮김 / 민음사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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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늘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다시 그리워지나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로리라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법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사라지지만 가버린 것은 마음에 소중하리라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우울한 날들을 견디며 믿으라, 기쁨의 날이 오리니

마음은 미래에 사는 것 현재는 슬픈 것

모든 것은 순간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니

그리고 지나가는 것은 훗날 소중하게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설움의 날은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은 오고야 말리니 

-푸슈킨-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벨킨 이야기/스페이드 여왕>은 위의 시와 아무 상관이 없다. 그저 생각나서, 푸슈킨을 떠올리면 당연지사 떠오르는 시 한편이 생각나 옮겨봤다. 내 학창시절을 온통 푸슈킨의 시 한구절로 도배를 해놓고  위안삼아, 일탈삼아,진지함과 장난의 일부로서 함께 했을뿐 소설은 읽어본적 없는듯하다. 그리하여 나의 빛나는 학창시절 이후, 강산을 두 번이나 넘겨버린 이 시점에 읽게된  <벨킨 이야기 와 스페이드 여왕>은 단편소설이다.  내용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고 각각의 다른 주제와 다른 인물들이 책 한권을 차지하고 들어앉아있다.

 

<벨킨 이야기>는 1830년에 쓰여졌던 푸슈킨의 첫 소설이며  짧은 단편으로는 발사,눈보라,장의사,역참지기,귀족아가씨-농사꾼 처녀 까지 단편으로 이루어졌고 <스페이드 여왕>역시 1830년에 쓰여졌다. 첫 번째 소설 [발사]를 살펴보면 어느 부분에 집중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채 본문을 이끌어가는  실비오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매우 정확한 총잡이로 군인은 아니지만 일반인으로서는 예외적으로 군인들과 매순간을 함께한다. 술을 마시고, 식사를 하고, 카드놀이를 하는등...  속절없는 일상이 흐를무렵 한통의 편지를 받고 실비오는 그곳을 떠나게 된다.  결투를 해야할 시점에 결투를 하지 않아 오해를 사게된 실비오.

그는 떠나기 전 예전에 있었던 결투에 대해, 지금의 결투를 왜 이행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하고  종적을 감춘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한적한 시골마을에 백작부부가 쉬러 오고, 젊은 군인은 백작내외와 가까워지기 위해 집을 찾는다.  그리고 실비오와 있었던 결투에 대해 듣게되는데~~. <발사> 이후의 내용들도 각각의 생명력을 지닌 인물이 등장한다. 사랑과 혼란, 죽음과 재회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장의사>는 제목에서 보여지듯 죽음 이후의 삶에 더 관심이 많은 아드리얀이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이야기다. 짧은 단편 다섯편으로 구성된 <벨킨 이야기> 돈과 권력,출세에 집착하는 인물 게르만이 엮어가는 삶을 다룬 <스페이드 여왕> .

 

작품 해설을 읽어보니 <벨킨 이야기와 스페이드 여왕>에서 러시아의 현실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사람들의 모습이 푸슈킨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로 펼쳐진다는데 나는 그러한 방향으로서 접하지는 못했나보다.  인물의 묘사가 독자인 내게 이러이러한 사람으로 비춰지며 그려졌다면 어느 시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모호함으로  그려지고, 그런 모호함에 적응을 해보려 몸부림치는 시간이 지나면 또다른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1833년도  러시아 현실을 이해하려 애쓰기 보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인물과 배경, 그들이 이끌어가는 이야기이자 텍스트만 바라보고자 노력하니 나름대로 '그의 작품세계는 이렇구나, 푸슈킨의 소설은 이렇구나'  라는 생각을 해볼수도 있었다. 작가가 나타내고자했던 인물에 동화되지 못하고 독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보니 그렇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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