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9
카를로스 푸엔테스 지음, 송상기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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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스 푸엔테스의 아우라>

이 소설은 고딕소설로 공포와 로맨스가 조합된 내용이다. 첫 장면부터 으스스한 기운이 퍼져나갔으며  '나'를 화자로 이끌어가는 일인칭, '너'로 표현되는 이인칭,'그'로 표현되는 삼인칭으로 진행되어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풍긴다. 소설이 진행되면서 가볍게 읽으려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이 작품 속으로 독자를 무작정 잡아당기듯한 끌림을 느껴보았다. 분명 이 장소와 이 시간이었던것 같은데 그 다음은 장소가 바뀌어있는듯한 몽롱함이 이 작품의 매력이라 할 수 있고, 이런 느낌은 작품해설을 꼼꼼히 읽고나서야 이해하게 되었다. 몇 페이지를 넘기지 않았는데 ' 이건 호러물이야' 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독서하는 내내 오싹한 기운과 영원한 젊음을 갈구하는 노파의 광기가 지나쳐 약간은 버거웠다.

 

- 너는 광고를 읽어. 이런 광고는 날마다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광고란을 보니, 다시 한 번 젊은 역사가 구함이라는 글자들이 눈에 띄는구나. 어제는 아무도 신청한 사람이 없었어. 너는 그 광고를 쭉 읽어내려가다가 4000페소 라는 마지막 구절에 멈추고 말아. -  소설의 첫 부분을 옮겨보았는데 일반적인 소설과 다르게  일인칭이 아닌 제 삼자의 눈으로 관찰하듯 주인공의 행동을 표현한다. 처음엔 조금 어색했지만 나름대로 객관적인 시선, 혹은 무성영화를 해설해주는 변사와 같은 입장에 서서 주인공을 탐색해보게 되므로 이런 방법도 나름 괜찮았다. 

 

주인공 펠리페 몬테로는 가난한 역사학자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어야하는 그는 젊은 사학자를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돈 셀레스 거리의 한 고저택을 찾아간다. 여기서 잠깐, 13p에 펠리페가 저택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졌고  번지수가 여러번 다른 숫자로 언급되어 있어 이상하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가볍게 무시했는데 이 또한 환상과 스릴을 위해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이었고 나중에 가서야 그 의미들이 밝혀진다. 번지수 이외에도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어렴풋하고 괴기스러운 장면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져있는데 자칫 텍스트에만 몰입하게되면 놓치기 쉬운 부분이기에 주의가 필요했다.

 

펠리페의 고용인은 더이상 늙을 수 없을만큼 나이가 든 노인이었고 , 남편 요렌테 장군이 남겨놓은 원고를 정리해 출판해주기를 바랐기에 그를 고용했다 말한다. 결국 일을 승낙한 그는 일을 마무리할 때까지 저택에서 머물게 되었고 녹색 옷을 입은 소녀 아우라를 만나게된다. 콘수엘로 부인의 조카딸이라 소개된 아우라. 첫 만남에서 그녀에게 빠진 펠리페는 그녀와 사랑을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젊음을 갈구하고 욕망하며 광기에 사로잡힌 늙은 노파의 환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되는데....

 

<아우라>는  어둡고, 음침하며, 괴기스러운 저택과 한몸이 되어 취한듯, 홀린듯 펠리페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다 보면 콘수엘로 노파의 광기에 흡사 짓눌릴것 같은 답답함이 느껴진다. 영원한 젊음을 갈구하여 자신을 가둬놓은 노인의 욕망과 집착이 만들어낸 일그러진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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