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사랑도감

사랑도감 -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2년 5월

<야생초 사랑도감>

아리카와 히로. 이 작가는 처음 들어본다. 표지가 예뻐 관심이 있었고, 책 제목 또한 밋밋한 삶의 활력소가 되고도 남을만큼 매력적이었기에 읽어봤다. 이십대 후반 남여가 가꿔가는 사계절에 걸친 사랑이야기. ㅎㅎ 재미있기도 했고 ,달콤 쌉싸름한 풀내음이 몽실몽실 맡아지는듯 했으며 간간히 소개된 요리가 이색적인 작품. 요리에 관심이 있든 없든 책을 읽다보면 저절로 이런 재료로 이런 요리를 할수도 있구나 싶고 이츠키와 사야카가 사용한 재료들의 사진을 실제로 봤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쑥, 쇠비름,달래,민들레,, 등등 이름도 흔하고 먹거리로서도 가끔 해먹는   야생초도 있지만 색다른 이름과 요리법이 신선했다. 달콤한 로맨스도 간간히 포함되어 살며시 웃음지으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기에 아주 좋았다.

평범한 직장여성 사야카는 혼자 자취를 한다. 집에서 밥을 해먹는 일 없이 편의점 도시락과 대중음식에 입맛이 길들여진 그녀의 퇴근길 어느날, 화단에 둥그렇게 놓인 검고 커다란 물체가 눈에 들어오고 사야카는 누군가 몰래 내다버린 쓰레기라 짐작한다. 그러나 그 물체는 쓰레기가 아닌 사람이었고 그녀와 비슷한 또래의 남자였다. 손으로 쿡~ 건드려본 커다란 덩어리는 애처롭게 손을 내민다.

-" 저는 쓰러진 행려병자입니다."

"그런데 왜 그 안에서?"

.................

배가 고파 더는 한 발짝도 걸을 수가 없어서."

"아가씨, 괜찮으면 저를 좀 주워 가지 않을래요?"-15p

ㅎㅎㅎ 상상속에서나 가능할법한 이야기지만 재미있는 발상이 작가의 손에서 살아나 미혼 여성들에게 즐거운 상상을 안겨줄테고, 혹시나~~ 하는 상상도 가져봄직하다.  요즘처럼 험한 세상에 낮선 남자의 제의를 덜컥 받아들일수 있었던 것은 회식자리에서 마셨던 약간의 술기운이 그녀의 무모한 행동을 부추겼을수도 있고말이다. 아무튼 인스턴트에 길들여진 사야카와 건강한 미각을 지닌 아츠키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주변에서 자주 보는 들꽃, 야생초는 아츠키의 손에서 훌륭한 요리가 되고 점차 사야카는 아츠키에게 묘한 이성을 느껴간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깊어가지만 어느날 갑자기 아츠키는 사야카 곁을 떠나는데.... 그는 다시 돌아올까? 왜 떠나야만 했을까?,,, 후반부에가서야 아츠키에 대한 이야기가 밝혀지는데~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솔로들의 목마름과 사랑하고픈 설레임을 동시에  안겨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