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남행 비행기 - 제5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21
김현화 지음 / 푸른책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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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남행 비행기>는 두만강을 건너 중국에서 태국으로 , 태국에서 이남으로  자신들을 데려다 줄 비행기를 꿈꾸며 북에서 탈출하는 봉수네 가족의 탈출기다.  하나로 연결된 땅덩어리에 3.8선이 그어지고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서로 다른 국기를 가진 우리들.. 한 가족이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으로 갈라져 만날수도 없는 현실.  자식을 북에 두고 온 부모도 있고, 부모를 북에 남겨둔 자식도 있고 형제자매의 길이 달라 서로 만날 수 없고 걸어갈 수 없는 장벽을 앞에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그들을 이산가족이라 부르며 내 일이 아니라고 외면할수 없는 상봉 현장을 함께 가슴 아파한다.   봉수네 가족이 택한 리남행은 그들 또한 이산가족을 만들고,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탈북에 성공하지만 가족들의  가슴에 새겨진 아버지는 평생토록 지울 수 없는 가슴앓이로 남으리라...

봉수 삼촌 은영도씨는 친구들과 함께 남으로 탈출하고자 두만강을 건너지만 집에 남겨둔 가족들 때문에 강을 건너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고 함께 움직였던 친구들은 발각되어 수용소에 끌려간다.  봉수의 절친한 친구인 금만이 아버지의 도움으로 영도는 수용소행을 모면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영도를 보는 시각은 곱지 않다.  그렇게 힘겨운 삶을 이어가던 봉수 아버지 은장도씨는 인민탄이라 불리우는 석탄 열차 호송원으로 어느날 부터 쌀을 구해 집으로 돌아오고, 이웃집 마씨 노인은 달걀을 낳지 못하는 자신의 닭에게 화풀이하며 은장도씨네 집을 기웃거린다.  이밥이라도 먹었기에 화장실에 그리 오래 앉았느냐, 오늘은 무엇을 해먹었기에 이런 냄새를 풍기느냐며.. 

그러던 어느날 인민탄을 캐러 들어간 갱이 무너지고 영도씨는 차가운 주검으로 가족들 곁에 돌아왔다.  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은장도씨는 가족들을 데리고 탈출을 꿈꾸고 몰래 빼돌린 석탄과 마지막 한탕으로 돈을 마련해 두만강을 건넌다.  이쪽과 저쪽을 가로지르는 두만강만 건너면 중국에서 태국으로, 태국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그들의 행보는 생각보다 험하고 사람에게 배신 당하며 꼬여만 간다. 중국 인신매매단에게 붙잡혀 팔려갈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착한 선교사를 만나 위험을 모면하고 도움을 받지만 봉수네 가족의 앞날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선교사를 떠나 험한 여정에 오른 가족들은  먹거리를 찾아 지렁이를 불에 구워먹어가며 남쪽을 꿈꾸지만 결국 은장도씨의 아버지 은효만씨는 탈북자를 잡으러 돌아다니는 북한 지도부에 발각되어 호송된다.  아버지를 혼자 북으로 보낼 수 없어 힘겨워하는  가족들에게 아비의  마지막 소원이니 너희들은 앞을 향해 걸어가라고 외치는  뒷모습을 보며 오열하는데....

- 금만아, 백두산 사슴은 만났니? 네가 사는 너와집 너머에서 백두산 사슴이 우우 울면 이제 나도 들을 수 있는 땅으로 가고 있어. 그 곳에서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할아버지 말씀대로 열심히 걸어갈 거란 사실이야. 정말 열심히 걸어갈 거야. 새로운 시간을 향해서, 또 새로운 꿈을 향해서.- 2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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