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작가상’ 수상작인 <최기봉을 찾아라>는 짧지만 묵직한 감동이 함께한다. ’최기봉을 찾아라. ’ 사라진 아이 최기봉을 찾는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최기봉이라는 인물은 분실 사고가 일어난 학급의 선생님이었고 찾아야 하는 것은 15년전 제자가 선물한 최기봉 도장이었음을 알게되었을 때 어이없는 웃음이 밀려와 한참을 웃었다. 자신의 학급에 초롱초롱 눈망울을 밝히며 앉아있는 아이들의 면면을 살펴보지 않고, 정도 주지 않으려 애쓰는 무뚝뚝한 최기봉 선생님에게 어느날 소포 하나가 배달되었다. 소포를 보낸 사람은 깔끔한 글씨로 선생님의 15년 전 제자라고 밝혔지만 보낸이의 이름은 아무것도 없고 편지와 함께 동봉된 최기봉 도장 두개. ’참 잘했어요’ 라는 엄지가 치켜올려진 웃는 도장 한 개와 ’ 노력하세요? 잘 못했어요?’ 라는 표시가 분명한 울보 도장 한 개. 두개의 도장을 선물받은 최기봉 선생님은 15년전 제자들을 기억하려 애쓰지만 안간힘을 써 보아도 기억나는 인물이 없다. 하기야 지금 맡고있는 학급 아이들의 면면도 잘 알지 못하는데 15년전 제자의 얼굴을 어찌 기억할까... 선물이야 어떤 경로로 왔건 최기봉 선생님은 손수 학급 도장판을 만들어 아이들의 행동 사항 하나 하나에 두개의 도장을 선별해 꾹꾹 찍어준다. 잘 했으면 엄지도장, 말썽을 피우면 울보도장. 날마다 자신의 이름 아래 쌓여가는 도장은 아이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학급 최고의 말썽꾼 형식이와 현식이는 공포의 두식이라 불리우며 울보도장을 누가 더 많이 받는가 시합이라도 하듯 늘어만 간다. 그리고 학급의 또 한 아이는 있는듯 없는듯 존재가 희미하지만 청소를 남달리 열심히 하고 더러워진 걸레를 하얗게 세탁하여 인간 세탁기라 불리우는 공주리로 주리가 청소를 하고난 다음날엔 공포의 두식이는 청소할 곳을 찾아 헤매야 한다. 그러던 어느날 최기봉 도장이 사라지고 깨끗하게 페인트칠한 벽에 무수히 찍혀있는 빨간 도장흔적이 여기저기 나타난다. 결제 서류에도 최기봉 도장이 찍혀있고, 화장실에도 도장이 찍혀있어 도장 흔적을 지우고 다니던 최기봉 선생님은 도장 도둑으로 최고의 말썽꾼인 공포의 두식이를 의심하지만 마음을 바꿔 도장 특공대로 임명한다. 도장이 사라지던 날 남아있던 공주리와 공포의 두식이는 ’도장 특공대’가 되어 최기봉 도장을 찾아나선다. 그리고 도장 특공대와 함께 사라진 도장을 찾는 과정에서 최기봉 선생님은 아이들의 면면을 새롭게 바라보고 마음 따뜻한 선생님으로 서서히 변해가는데... 정이란 무엇일까.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사랑하는 방법을 알듯, 정도 마찬가지로 받아본 사람만이 정을 줄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는데 최기봉 선생님은 사랑 받아본 적이 없어 사랑할 줄 모르는 메마른 어른으로 성장했고 이제 15년전 제자의 선물로 인해 주고 받는 정을 깨닫게 되는 이야기로 때로는 유쾌하게, 때로는 잔잔한 감동을 전해준다. 현재 초등학교 선생님으로 재직중인 <최기봉을 찾아라> 김선정 작가님은 분명 학급 아이들 한 사람 , 한 사람의 눈동자를 바라볼 수 있는 마음 따뜻한 선생님일거라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