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들이 떴다!> 우락부락한 회색 표지에 그려진 아이들은 본문에 등장하는 주인공이자 꼴찌들이다. 학교에서~ 집에서 ~ 아무도 반겨주지 않는 이 천방지축 꼴찌들의 행보는 사뭇 유쾌하기도 했고 잔잔한 감동도 전해준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가 싸움에 휘말리면 뭔가 이유가 있거나 그럴만한 분명한 무엇인가가 있기에 폭력을 휘둘렀다 판단하고 ,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꼴찌들이 싸움에 휘말리면 한숨과 더불어 이유를 들어볼 필요조차 없는 판결이 기다린다. ’네가 그러면 그렇지~’ 라는 베베 꼬인 말투에 이어붙여 따라오는 말이란 ’잘 하는게 고작 싸움질밖에 없느냐~" 라는 핀잔이 그들의 고개를 더 숙여지게 만들고 세상을 향해 분노를 드러내게 만들기도 한다. 간접적으로 지켜보기도 했고 책속에 드러난 일부 아이들의 속내를 짐작해보면 대략 비슷비슷하다. 때론 공부를 잘함과 못함을 떠나 잘잘못을 가려야 할 필요도 있는데 우리 사회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을 편애하는 경향이 있긴 있나보다. 생각해보면 꼴찌 입장에서는 세상이 불공평하고 억울하기도 했겠구나... 비룡소에서 출간된 <꼴찌들이 떴다!>는 제 2회 블루픽션상을 수상했던 작품이고 양호문 작가는 이 책을 집필당시 고등학생인 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일념으로 써 내려간 작품이라고 한다. 험악해 보이는 고슴도치 머리의 꼴찌는 괄괄한 성격의 재웅이겠고, 베컴 처럼 머리를 위로 솟구치게 모양낸 꼴찌는 유들유들한 기준이로 생각되었으며 , 공부는 못하지만 운동에는 일가견이 있을것 같은 꼴찌로는 호철이, 유순해보이는 꼴찌는 왠지 성민이 모델일것 같다. 네 명의 꼴찌들은 공업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로 친구들은 모두 취업을 나갔지만 공부에도 ,취업에도 심드렁한 꼴찌들은 끝까지 학교에 남게된다. 그러던 어느날 천마산업에서 취업 의뢰가 들어오고 담임 선생님은 꼴찌들을 집합시켜 월 90만원을 받고 취업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다. 어디에서도 필요없는 존재일것 같은 아이들은 기회라 생각하고 곧장 천마산업으로 향하는데 그들이 원했던 일은 공고생 답게 기계를 만지는 일일줄 알았지만 송전탑 공사장이었고 그때부터 양대리의 감시를 받으며 한번도 해본적 없는 힘든 하루를 보낸다. 때론 탈출을 꿈꾸지만 좌절되고 노인들만 가득한 시골 마을에 자신들 또래 여고생을 발견하면서 또다른 추억거리를 한아름 만들어간다. 그러던 어느날 예기치 않는 싸움이 벌어지고 천마산업과 마을 주민들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이 생겨나는데.... 꼴찌들의 성장일기로 표현할 수 있는 <꼴찌들이 떴다!>는 철부지 아이들이 두메산골에서 겪어내는 취업을 매개로 칙칙한 어른들의 세계로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아이들의 좌충우돌 성장기였으며 한여름 밤의 꿈 처럼 달콤하지만 혹독하게 세상을 배워가는 징검다리였다. - 참다운 어른이란 크든 작든, 잘났든 못났든, 자기 자리를 찾아 열심히 땀을 흘리며 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야.. 그 말이 입속에서 맴돌며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자 무조건 싫었고 거부감만 들었던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그래도 그 세계엔 어둡고 차가운 면보다 밝고 따뜻한 면이 더 많다는 것을. - 339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