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날씨는 창비아동문고 259
이현 지음, 김홍모 그림 / 창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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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연작동화집: 오늘의 날씨는>
아이들과 내가  좋아하는 <로봇의 별> 작가, 이현.  
그녀의 새로운 작품은 손내밀면 선뜻 손을 잡아줄것만 같은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이 함께한다. 
어쩌면 아이들 보다 내가  더 깊은 감동을 받았나보다.

승주가 아빠에게 선물 받은 분홍색 가죽줄 시계가 너무 예뻐 한시간만 빌린 동희는 이리뛰고 저리뛰는 체육시간을 건너 학교가 끝난 후 돌려달라는 승주의 물음에 문득 팔목을 바라보니 그 예쁜 시계가 감쪽같이 없어졌다. 명품 시계를 잃어버렸다며 날뛰는 승주와 영은의 얼토당토 않는 모함 끝에 도둑년으로 몰린 동희는 시계값이 40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놀라 가슴앓이를 시작한다. 친구의 억울함을 믿는 동네 친구 정아는 승주의 머리털을 뽑아 놓을만큼  몰아붙이며 친구를 격려하지만 높은 고층 아파트에서 굽어보듯 낮은 동네의 햇빛을 가린 어느날 햇님이 다시 뜨지 않을 것 같았던 동희에게도 햇빛이 쏟아지는 날로 기억되며 한걸음 성장하는 동희의 오늘의 날씨.

아버지와 단 둘이 세들어 사는 집에 어느날 까만 방글라데시 청년이 이사를 오고, 종호 아버지에게는 방글라, 정아 엄마에게는 동건씨,아름이 할머니는 미스터 키론,상배 할머니는 기런, 종호에게는 키런 형으로 불리우던  어느날 ,하얀 눈을 기다리는 키런 형을 떠나보내야 하는 종호의 오늘의 날씨는  모두가 하얀 날.  

시용5동 뒷편에 새로 지어진 커다란 아파트로 이사를 온 영은이네 가족은 아버지의 사업이 위태로워져 동희와 정아,종호가 살고있는 좁은 골목길 동네로 잠시  이사를 가야하는 형편에 놓인 영은의  계절이 바뀔 때. 

절친한 친구 동희의 오빠를 좋아하여 이담에 크면 용철이 오빠랑 결혼한다고 못박은 야무진 정아는 재개발 붐에 밀려 시용 5동을 떠나게 된 동희네가 비 때문에라도 이사가기를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에 간절히 기도를 하는 정아의 비온 뒤 갬.

옆집에 누가 살고있는지, 옆집 숟가락이 몇 개인지,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버릇은 어떠한지 알려고 하지 않고, 알기를 두려워하며  두터운 철문 안쪽에서만 움직이는 도시인.   동희,정아,종호,영은이네가 모여살고있는 재개발 거주지 뒷편에 자리한 높은 고층 아파트처럼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늘어나 주택가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빼앗아가는 도시계획은 좋은 뜻으로 보자면  깨끗한 환경 계발이고 나쁜 뜻으로 보자면 서민들의 아픔을 외면한채 밀어붙이는 일부를 위한 계획이다. 정작 그들은 고층 건물 한 귀퉁이에도 발 붙이지 못하는 계획. 간혹 티비에서 보여지는 철거 반대, 재개발 반대 시위가 생각나 가슴이 아프다. 

한달음에 읽어버린 후 그 여운이 날아갈까 두려워  또한번 읽고도 한참동안 손에서 책을 놓을수가 없었다.  동희,정아,종호,영은이까지 네 아이들이 오밀조밀 모여 사람냄새 물씬 풍겨나는 좁은 골목길, 시용 5동 738-2 번지 같은 동네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면 우리도 그 골목길 중간즈음으로  내 보금자리를 옮겨가고 싶어진다. 높은 빌딩, 고층 아파트가 즐비한 도시의 삭막함에 저절로 몸서리가  처지는 요즘, 도시에서 벗어나 산과 들을 마주한 전원생활이 끔찍이도 그리울 때 만난 < 오늘의 날씨는>은 우리 가족의  오늘 날씨가 어떠했는지 점검해보게 된다.  동희,정아,종호,영은이가 여러가지 일들을 겪어가며 성장하듯 계절의 변화에 맞춘 이현 작가의 <오늘의 날씨는>은 초등 5~6학년용 도서지만 간결한 문체로 쉽게 쓰여졌으므로 전학년 도서로 권장해도 좋을듯하다. 깊은 맛이  느껴지는 맛있는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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