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 반올림 18
이상운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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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감옥에 갇힌 아이와 아빠 없는 암흑에 갇힌 아이. 두 아이가 그려내는 우정이야기. 
가끔 티비를 보면 마음이 아픈 뉴스들이 흘러나온다. 나도 어쩌지 못하고 그 시간들을 견뎌냈는데 그 힘겨운 현실에서 자기를 버려야만 했던 아이들의 마음이 잡힐듯 다가와 안타까운 한숨만 흘러내렸더랬다.  이 한숨들이 모이고 또 모여들면 아이들이 자기를 버리려는 순간들을 잡아줄 수 있을까... 이상운 작가가 찾은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의 말 처럼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요즘 아이들이 연약해서 그렇다고.. 연약해서 자기를 쉽게 버린다고..'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옛날 보다 연약해서 자기를 버릴까... 정말 그럴까...

<바람이 불어, 내가 원치 않아도>는 아이들이 견뎌내는 현실을 가슴아프게 그려내고 있다. 아빠의 사망으로 엄마와 단 둘이 남은 현태와 부모가 만들어 놓은  지도에 맞춰 춤을 춰야 하는 우등생 지훈이. 쑥맥에 숫기라고는 조금도 없는 지훈이가 숨막히는 현실을 벗어나고자 가출하면서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지훈과의 지난날을 되돌아보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죽음을 각오한 지훈은 현태 앞에 나타나는데.. 

- 그는 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까.....
나는 언제부턴가 그렇게 자기 길을 가 버린 젊은 친구들의 소식을 모아 왔다. 어쩌면 나는 그들의 아픈 사연에서 그 나이때의 내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을 위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면서. 나는 그들의 넋을 달래 줄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자주 다짐했지만, 지극히 건조한 몇 줄로 요약되어 있는 저 ' 닫힌' 사연을 작은 노트에 옮기면서 매번 분노만 터뜨렸을 뿐이다,. 그 분노조차 잊어버리게 되지 않을까 초조해하면서. 

이 죽음의 행렬을 보기 바란다.
서울시 동작구 한 아파트에서 중간고사를 치르던 한모(18)양이 11층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경남 양산의 정모군 (17)이 아파트 17층에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대구 수성구 한 아파트에서 이모 야이(17)이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강원도 춘천에서 어모 군 (16)이 뛰어내렸다. 
인천의 한 과학고 기숙사에서 이 학교 학생 김모 양(17)이 독극물을 먹고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회장 이모 군 (17)이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 - 작가의 말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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