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오금학도 이외수 장편소설 컬렉션 4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이외수 컬렉션 4 ; 벽오금학도>


<벽오금학도>는 1992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해냄 출판사에서 이외수 7감 7색 컬렉션으로 다시 만들어졌다. 책 뒷편에 일곱가지 표지가 있어 잠깐 눈여겨 보았고 <벽오금학도> 완독 후  한권씩 모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수 작가님을 좋아한다면 칠감칠색을 한권씩 모아 컬렉션을 만들어도 좋을듯.  칠감칠색 전권 세트에는 알려지지 않은 작가님의 유년시절과 청년시절 사진, 삶과 주요 평가 , 인터뷰가 간략히 정리되어 있는 부록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부록이 욕심나  전권 세트를 구입하고 싶지만 욕심을 내려놓고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한 권씩 구입해 칠감칠색을 맞춰나가는 행복을 맞봐야겠다.

탑골공원. 하룻동안의 소일거리를 찾아 집을 나선 노인들이 모여들어 햇빛 바라기를 하고 , 정담을 나누는 공원 팔각정 계단 중턱쯤, 얼굴은 귀공자처럼 해맑은 동안이지만  머리카락은 백발인 청년이 둥그런 원통 하나 둘러메고 늘 앉아있다.  무료한 나날이 흐르고 청년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무엇인가를 늘 주어가며 그림 속을 자유자재로 넘나들 수 있는 사람을 기다린다.  

그 청년의  이름은 강은백.   할아버지는 마을에서  농월당 선생이라 불리우고  할머니는  농월당 부인으로 마을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훌쩍 집을 나선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그리며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어느날 할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아이는 그리움에 사무쳐 헤매이다  무영강을 건너 운무가 짙게 드리운 도로무기소에 빠진다. 그리고 아이가 깨어난 곳은 사방이 가로막힌 저쪽 세상이 아닌 신선의 세계.  세상 만물 속에 내가 있고 , 내가 세상 만물이 될 수 있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다시 저쪽 세상으로 건너면서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다 . 금학이 노닐며 편재가 가능한 곳.  그곳 오학동으로 다시 돌아가려면 그림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며 묵림소선은 신비로운 그림 한폭을 아이에게 건네준다. 그리고 은백은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길고 긴 기다림을 시작하는데...  침한 스님에 의해  낙원동 악바리 소년은 외엽일란도의 대가 고산묵월의 제자로 거듭나고 은백과 인연이 만들어지는데.. 

<벽오금학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댕기를 드리웠던 옛이야기가 떠오르는 초입 부분이 참 매력적이었다. 초입이 매력적이었다면  본문은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백발동안 소년이 청년으로 성장할수록 ,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깨닫고 , 버려야 하는가를 어렴풋이 느끼게 되면서 깨알같은 글자를 벗삼아 내마음에도 한가지씩  채우고, 버려야 할 무엇을 추려본다. 그리고  전설 한자락 마음속에  꼭 거머쥔 채  심신의 안정을 찾았던 사람들의 가라앉은 마음을 함께 느껴본다.  버려야 할 욕심과 채워야 할 선한 마음으로 세상 만물을 바라보고 느낄 수 있다면  백발동안 은백이 경험했던 어린시절의  편재를 나도 경험해볼 수 있을까. 부질없는 생각이겠지만  오학동의 신비로움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지고 새겨져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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