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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행복 - 제44회 페미나상 수상작
가브리엘 루아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상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싸구려 행복>은 개인이 추구하는 행복의 형태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 내가 걸어가고 있는 현재와 미래의 어느 지점, 사랑과 행복의 잣대 이외에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미세한 파편 마냥 여기저기 흩어져 가루가 되어버린 부수적인 기타 요소를 돌아보는 시간이었고 나의 행복은 어느 지점에서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고 있는가를 생각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 내가 한 번 이야기를 해볼까. 15년에서 20년 가까이 사회는 우리를 도통 돌보지 않았어. 사회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지.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 모두 다 자기가 하기 나름이다.’ 그러다 사회가 우리의 존재를 기억하게 되는 날이 왔지. 갑자기 우리가 필요해졌거든. 그래서 이제 와서 외치는 거야. ’ 어서 와서 나를 보호해라, 나를 지켜다오’ 라고." 81p-
세계 제 2차대전 상황. 그 안에서 고통받는 시민. 몇센트짜리 일자리 조차 잡을 수 없는 가난한 세월을 등에 짊어지고 거리를 배회하는 젊은 영혼들의 외침. 사회가 그들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를 토로하며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가난한 영혼들. 사회에 대한 친구들의 불만을 무시하고 안락한 집을 떠나 전쟁에 참가하는 이상주의자 에마뉘엘 . 현실감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지만 국가와 미래 관계에 열변을 토로하는 몽상가 아지리우스. 그리고 오직 가족의 안녕이 자신의 행복이라 믿는 아지리우스의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 로즈 안나. 그녀에게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모르는 가난 때문에 울화통이 터지는 상황에도 늘 가족 때문에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 갑자기 돈에 대한 한이 북받쳐서, 돈 때문에 겪어야 했던 모진 불행과 두려움이 떠올라서, 그런데도 그놈의 돈이 너무나 아쉽고 절박해서 울화통이 터졌다.- 109p-
일자리를 쫓아 입대를 결심한 장남 외젠 . 행복은 오직 안락하고 풍요로운 삶에서만 가능하다고 믿는 출세지향적 인물 장. 능력 없고 대책없는 몽상가 아버지와 가족의 안녕을 위해 동분서주 움직이는 추레한 몰골의 엄마를 도와 줄줄이 딸린 동생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밖에 없는 열아홉 살의 예쁜 처녀 플로랑틴의 행복은 사랑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고 , 진저리가 날 만큼 가난한 집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편으로는 오직 사랑과 결혼이라고 믿으며 자신에게 다가온 장에게 마음을 빼앗긴 채 행복한 꿈을 꾸지만 장은 플로랑틴에게서 가난의 냄새를 맡고 친구 에마뉘엘에게 그녀를 소개한다. 그리고 두 남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시도하는데..
가브리엘 루아. 캐나다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1945년에 <싸구려 행복>으로 제 44회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교사 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여섯편의 중.단편을 묶은 <내 생애 아이들>로 캐나다 총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싸구려 행복> 이전에 <내 생애 아이들>로 낮익은 작가. <싸구려 행복> 안에서 허우적대는 여러 사람만큼 다양한 삶과, 행복을 추구하는 그들의 바쁜 발걸음을 쫓아가기에도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