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중 누가 그녀를 죽인 범인일까?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ㅣ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누가 범인일까? 끝까지 왔는데도 범인은 오리무중. 
작가의 의도가 이것이었나? 독자에게 마지막 추리를 맡기는 것? 

여대를 졸업한 소노코와 오빠 야스마사는 세상에 둘 뿐인 혈육이며 오빠에게 여동생은 삶의 의미 그 자체였던 어느날 동생의 전화를 받는다. 기운이 없는 소노코의 전화에 뭔가 심상찮은 기운을 느꼈지만 별일 아니겠거니 생각하고 다음날 나고야 집으로 내려온다는 소식을 듣고 전화를 끊는다. 그러나 이틀이 지났지만 여동생은 나고야에 내려오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는 행방불명 상태. 

당직을 마친 야스마사는 교토에 거주하는 여동생 집으로 갔지만 싸늘하게 식은 시신이 오빠를 반긴다.  그리고 교통경찰인 오빠는 동생의 집에 들어선 순간 자살처럼 위장한 타살이라 판단하고 집안을 살피며 증거 수집에 나선다. 그 후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가가형사가 사건을 맡는다.  경찰과 법의 심판에만 동생의 죽음을 맡기지 않고 싶은 오빠는 이제부터 가가 형사와 밀고 당기는 관계가 되는데... 사건을 해결하려는 형사와 자살 사건으로 덮어두고 싶은 오빠.  자기 손으로 범인을 찾아내려는 혈육의 심정.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차라리 알지 말았으면 더 좋았을 질척질척한 현실을 마주하는데... 

가가 형사 시리즈 중 하나인 이 작품은 롤러코스터를 질주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조금 더 강도가 높은?  추리소설을 원한다면  히가시노의 다른 작품 <백마산장> ,< 회랑정>,< 붉은 손가락> 이 나을듯하다. 처음 부터 끝까지 완만한 산등성이를 차근차근 올랐다가 내려오는 느낌이었고 마지막에 다다라서야 아하~! 작가의 의도가 이것이었구나~! 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만들긴 하지만.  

끝까지 누가 범인인가를 추측할 수 없었다는 것이 다르다면 다른 점이고 특별하다면 특별했다.  여동생의 의문사를  추리를 해나가는 소노코의 오빠를 무심코 따라가다 보면 용의자가 두 사람으로 좁혀진다. 이건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이 드러나는 사실이기에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두 사람중 누가 범인일까? 두 용의자 모두  그럴싸하게 포장되었고 동기 또한 두 사람 모두에게 있었으니 뒷부분에 추리 안내서를 읽어야만 범인을 알게되나보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추리 안내서를 읽지 않았다.  안내서 첫 페이지를 보며 읽어볼까 말까 몇 초 고민을 했지만  의식적으로 그 부분은 읽지 않고 글을 쓰면서 추리를 해나가 볼 작정이다. 하지만 컴퓨터 앞에 놓여진 책을 들춰보고 얼른 범인을 이끌어내고 싶다는 유혹도 살금살금 생겨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