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바보가 아니다 우리들의 작문교실 14
안도현 지음, 김준영 그림 / 계수나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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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바보가 아니다>
누런 코를  흘리는 저 아이, 왕방울만한 큰 눈으로 바보같이 웃는 저 아이. 
본명은 김판수인데 언제나 친구에게는 알리로 기억되는 아이.
까만 피부와 툭 불거져나온 광대뼈가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를 닮았다하여 붙여진 별명 알리. 

개미를 밟을까봐 언제나 땅만 바라보며 걷는 아이. 
팔랑거리는 나비의 아름다움에 빠져 따라갈 수 있는 아이. 
언제나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아이.. 
고운 마음을 지닌 아이, 알리. 

바보같은 웃음을 흘리며 휘적휘적 내게로 걸어들어왔던 알리.. 
시인 안도현님의 친구 알리. 
그렇게 알리는 가만가만 고개를 숙인 채 코를 흘리며  내게도 걸어왔다. 

<연어>의 작가 안도현님의 새 작품이었음을 미리 알고 읽었기 때문일까, 
알리에게서  거센 물살을 거스르며 회귀하는 연어의 숭고함이 겹쳐진다. 

언제나 빨리 빨리를 외치는 현대. 
팔랑거리는 나비의 아름다운 춤사위를 바라볼 틈 없이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쫓기듯 실려가야 하는 요즘 아이들의 현실. 

발 아래를 줄지어 걸어가는 개미와 길가에 핀 이름 없는 들꽃이 있음을 알지 못한 채 지나버릴 어린시절의 황량함. 그 황량함을 메워주려고  알리가 우리들 곁에 왔나보다.  친구란 ,우정을 나누는 상대가 아닌 밟고 일어서야 할 존재가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작품의 화자인 ’나’와 ’알리’의 우정을 보며 비어있는 마음 한켠 채워보라고 알리가 그렇게 찾아왔나보다.  

순수함이 바보처럼 비춰지는 현실을 돌고 돌아 ,
함께하는 기쁨을 알려주고 싶어서...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되찾아주고 싶어서... 알리는 우리에게 왔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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