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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무정 1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7년의 추격: 밀림무정 1>
하루동안 꼼짝하지 않고 밀림무정 두 권을 읽어버렸다. 잠자는 시간이 아까워 쉬지않고 밤새 읽어내려갔던 김탁환 작가님의 새로운 작품. 역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의 힘이 이것이었는가 싶을만큼 몰입했다. 물론 1권 중간중간 두어 번쯤 졸음에 겨워 감기는 눈꺼풀 때문에 놓친 부분도 있었기에 쉬었다 읽으려고 책갈피를 찾아 놓으면 뒤이어 펼쳐지는 개마고원의 흰 눈과 백두산을 닮은듯 묵직한 사내 ’산’이 그리워 어느새 졸음에 겨웠던 눈이 초롱초롱 맑아져 잠못드는 밤이 이어지더라. 그렇게 하얗게 새워버린 밤동안 김탁환 작가님이 쏱아낸 열정이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어 내게도 전달된다. 왜 그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지, 그의 작품은 출간즉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설레임에 젖게 만드는지 이제는 알것도 같다.
<밀림무정>1권에서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개마고원임에도 불구하고 광활한 그곳에 나도 머문듯 느껴질 만큼 세밀한 묘사가 일품이었다. 숫 눈을 닮은 사내. 그 사내가 밟아가던 흰 눈 , 그가 그렸던 조선 호랑이 , 7년의 추격전 끝에 흰머리와 조우하게된 사내의 깊은 한. 아비 웅도 흰머리에게 당해버렸고, 한들한들 꽃을 좋아하던 맑고 여린 동생 수의 한 팔 마저 백호에게 내어주고 생겨버린 깊은 원한. 흰머리라 불리우는 백두산 호랑이와 정당한 한판 승부를 가리기 위해 ’산’은 흰머리의 흔적을 쫓아 7년의 세월을 추격한다. 보이는가 싶으면 사라졌고, 사라졌나 싶으면 눈에 보이는 국화꽃이 산을 유혹하는데... 네 발로 걷는 들짐승의 발자욱을 국화꽃이라 생각해본적 없건만 김탁환 작가님은 백호의 발자국을 국화꽃에 비유한다. 그러고보니 강아지의 발자국도 꽃잎으로 피어나고 호랑이의 발자국도 국화꽃처럼 피어난다.
아버지의 유품인 모신나강 한자루를 손에쥐고 흰머리를 찾아 나섰던 사내. 아비도 없고 형마저도 없는 개마고원에서 한팔을 잃어버린 여리디 여린 소년,꽃을 좋아했던 맑은 소년 ’수’는 흥청망청 술에 절어 망가진 삶을 살아가고 아비 웅과 절친했던 쌍해 아저씨는 그렇게 망가져가는 ’수’의 뒷바라지를 한다. 그러던 어느날, 일본은 해수격멸대를 조직해 인간에게 해를 입히는 들짐승을 모두 격멸할것을 명하고 그 대장으로 히데오를 임명한다. 개마고원 포수들을 몰이꾼으로 고용하고 호랑이의 혼을 닮은 사내 ’산’을 끌어들여 백두산 호랑이의 뒤를 추격하는데...숫눈 같은 사내 ’산’과 호랑이 연구가 ’주홍’과의 만남은 백호의 뒤를 쫓는 긴장감이 시종일관 흐르는 1편을 다소 완화시켜주며 여심을 사로잡을듯하다. 또하나 잊을 수 없는 존재감으로 다가왔던 청룡,주작,현무~! . 사람도 아니고 주인공도 아닌 세 마리 풍산개의 활약 또한 눈여겨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