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의 호숫가 살인사건>
히가시노의 작품들이 자주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으로 쓰이며 이 작품 또한 영화로 제작되어 2004년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the lakeside murker case)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고 한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책을 읽고나니  영화는 어떻게 표현해내었을까  비교해보고 싶어진다. 호숫가 살인사건. 제목에서 보여지듯 한적한 호숫가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에게 동조하고 싶지 않지만 이리저리 꼬여만가는 상황은 사건을 추리해나가는 순스케를 옭아메며 점점 그를 조여올 뿐이다. 하지만  살인사건을 은폐하려는 네 가족들의(순스케의 부인 미나코를 포함한 ) 태도가 심히 의심스럽고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찜찜한 기분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이 그들이 처한 상황은 긴박하게 흐르며 그를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고 있다. 

추리소설의 대가라 말할 수 있는 히가시노가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재미를 위함이라기 보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입시지옥, 인맥, 성공을 위해 조금쯤 파렴치해질 수 있는 부모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그려내고 있기에 추리소설 그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생각이든다. 자식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일본이나 우리나 별반 다를바가 없나보다. 명문대를 목표로 죽어라 공부하는 아이들. 고액과외는 물론이요 몇 천 만원을 호가하는 개인교습의 그늘은 평범한 우리들이 흉내낼 수 없는 간격을 드리우지만 여기 등장하는 네 가족들이 뉴스에서 심심찮게 보여지는 그늘진 부모의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온다. 

나라면 어땠을까? 명문 중학교 입학을 위해 시험지 유출에 가담함은 물론이요 호젓한 산장을 빌려 고액과외를 시킬 수 있을까? 돈에 국한되지 않고 그 이상의 무엇을 주어야 한다면 나는 내 자식에게 줄 수 있는 확실한 길을 놓아주고 싶을까? 그럴 수 있을까? 그럴만한 능력이 내게도 있다면?글쎄다... 좋은 학교에 입학하여 탄탄한 인맥을 만들고 성공이 보장되는 길에 들어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이의 인생을 위해 부모가 개입해 몰아치는 것은 생각 해봐야할 문제다. 자식사랑을 내세운 가족의 붕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이것이 아니었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해본다. 작가는 살인과 은폐, 추리와 해결, 흥미와 재미라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 사회고발성 작품으로 순스케를 비롯한 네 가족의 선택을 통해 우리에게 진지한 물음표 하나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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