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섬 높은 학년 동화 20
최나미 지음, 최정인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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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섬>
초등 고학년 부터 청소년까지 읽어보면 좋을듯한 장편동화로  아주 괜찮다. 
동화의 시작을 이끌어가는 화자는 기간제 미술교사로 근무하게 된 ’나’ 의 푸념으로 시작된다. 시끄럽고 난폭하고 지지리도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에게 지쳐버려 얼른 6개월의 시간이 흘러갔으면 좋겠다던 ’나’는  미술시간마다 늘 섬을 그려놓는 진규의 이야기를 들으며 섬 사진만 모아놓은 책 한권을 건네주며 관심있으면 보라고 권해준다. 몇일 후 아이는 책을 가져왔고 자신이 찾는 섬은 이  책속에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제가 찾는 건..... 없어요."
"그게 어딘데?"
"선생님은 .....움직이는 섬에 대해서 들어 본 적 없어요?"
"이름한번 특이하네. 설마 섬이 움직인다는 건 아니지?
"진짜로 움직여요. 아주 천천히 움직이기 때문에 잘 알아채지 못 해서 그렇지, 정말이에요."
"에이, 설마..."
"왜 어른들은 한 번에 믿는 법이 없죠? 거긴 아이들만 갈 수 있어요. 바다로 온통 둘러싸여 있고 산이랑 동굴도 있어요. 내 친구는 아직 그 섬에 있다고요!"
이렇게 섬만 그리는 진규에게 나는  움직이는 섬 이야기를 들으며 본문은 시작된다. 

엄마와 단 둘이 살고있는 담이는 평화주의자다. 학급 남자아이들은 요즘 결투에 빠져있지만 담이는 싸움이 싫어 회피하고 친구들은 그런 담이를 놀려대며 용기없는 아이라 인식한다. 친구가 없어 혼자 흙으로 성을 쌓으며 놀던 중 진규와 만나게 되고 두 아이는 모래성을 쌓고, 굴을 파며 절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런데 비가오면 늘 불안해하고 얼굴 어딘가 상처가 가시지 않는 진규의 가정은 폭력가정이었고 진규는 그런 상황이 힘겨워 언젠가 들었던 움직이는 섬 이야기를 하게된다. 담이는 친구가 걱정되어 금방 돌아오면 될것이라 생각하여 동행하게되는데... 우여곡절 끝에 정신을 잃은 후 눈을 떠보니 낮선 아이들이 보이고 그곳이 아이들이 가고자 했던 움직이는 섬임을 알게된다. 

섬이 어디로 움직이는지, 물길은 언제 열리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나갈때가 된 아이는 저절로 알게되어 섬 밖으로 나가고, 또 새로운 아이가 담이와 진규처럼 들어오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루종일 맘껏 놀아도 되고, 잔소리도 없으며 공부도 없고, 놀리는 친구도 없는 아이들의 천국. 회의를 거쳐 규칙을 정하고 굳은일을 도맡아하며 아이들의 대장으로 인식된 지헌이와 아기때 섬에 들어온 이슬이를 비롯해 아이들은 섬 생활을 그런대로 잘 꾸려간다.  그런데 누구도 생각지 못햇던 불씨가 자라나고 있었으니... 섬의 물길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 있는 공책 한권이 발견되면서 의견이 갈리는데... 얼핏 생각하면 십오소년 표류기와 비슷한 설정이라 생각되지만 움직이는 섬에 들어오게 된 아이들의 사연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비춰주고 있는듯하여 안타까웠으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려볼 수 있는 기회가 될듯도하다. 

- 뭐든 믿는 게 중요한 거야. 아니, 믿고만 있으면 안되지. 행복은 누가 가져다주는 게 아니거든.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지/ 너희들끼리 어울려서 천국도 지옥도 다 경험해봐. 그러고 나면 자기 마음이 훤히 들여다보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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