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 장영희가 남긴 문학의 향기
장영희 지음, 장지원 그림 / 샘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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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참 맑다. 사람도 맑고, 글도 맑다.  그녀의 글은 비온뒤 풀잎끝에 맺혀진 맑은 물방울같은 느낌이다. 톡~ 건드리면 또르르 흘러내릴것 같은 물방울.  이렇게 맑은 눈으로 삶을 대하고, 사람을 바라보고 ,세상 속에 숨쉬어봤으면 좋으련만 희뿌연 도시의 회색에 찌들대로 찌들어버린 나는 있는듯 없는듯 수많은 인파속에서 그렇게..  여럿이, 때로는 홀로  동화되어 살아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이 주었던  나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옷은 세상에 존재하는 색깔들을 하나씩 하나씩 흡수해 종내는 나의 원초적인 색깔을 알아볼 수 없을만큼 탁하게 희석되었고 무거운 갑옷마냥 나를 감싸고있다. 내게 씌워진 거추장스럽고도 무거운 저 색들을 모두 걷어내면 나도 저리 맑아질 수 있을까. 저리 말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겸허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좋아하는 법정 스님의 글도 맑고, 이해인 수녀님의 글도 맑은 향기를 담은 채 우리들에게 전달되지만  장영희 교수의 글 또한 맑다. 그들이 지닌 공통점이 무엇일까.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맑고도 고운 시선을 닮고싶고, 한글자 한글자에 담겨있는 주옥같은 글을  읽으므로서  나를 정화시킬 수 있기를 그리도 바랬건만 쉽지 않았는데 故 장영희 교수의 1주기 유고집을 읽어가며 내게 덧씌워진 무거운 색을  덜어낼 수 있기를 또다시 희망한다. 한글자 한글자 곱씹듯 읽기보다 한페이지를 휘리릭 읽어보고 음미해본다. 그녀가  겸허히 살아내었던 삶, 고통의 순간, 환희가 서려있는 삶의  편린들, 그녀가 사랑했던 문학의 한소절, 그녀와 맺어졌던 수많은 인연들을 읽어가며 내가 칠해놓은 색을 하나씩 벗겨내어 맑게  정화시켜본다. 한권의 책에 담겨진 맑은 향기가, 삶의 진솔함이  내게도 전달되기를 바라며.. 아무리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았던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찾아 헤메기보다 무수히 많아 하찮게 보이는 세잎 클로버처럼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늘 내곁에 있음을 깨닫게 해주었던 소중한 느낌.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는 내게 그렇게 다가왔다.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이라면 네 잎 클로버는 행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로또 복권 당첨되는 행운은 아무리 눈 크게 뜨고 찾아도 없지만, 찾기만 하면 눈에 띄는 세 잎 클로버처럼 행복은 바로 내 옆에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비 오는 오후에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도 수심에 싸옇던 내 하루를 새롭게 하는 행복입니다.- 1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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