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인턴십 - 프랑스의 자유학기제를 다룬 도서 반올림 12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김주열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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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살의 인턴십>  


오랫만에 아주 마음에 드는 청소년 성장소설을 만났다. 아주 마음에 들어 읽은 후 한참이 지났는데도 그 느낌이 너무 강렬해 마구 추천해주고 싶어진다. 인턴십이라... 외국에서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기중에 꼭 해야하는 일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요원한 상태이다보니 이러한 체험 실습에 무척 갈증이 생긴다. 대안학교를 비롯해 공교육 제도권 안에있는  학교중 일부에서는 인턴십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는 소리도 있지만 그 숫자는 미미하기만 하고 일반 학교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려면 아마도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할듯하다. 열네살의 인턴십... 인턴십으로 체험 실습을 한다고해서 아이들 모두 자신들의 적성을 찾아내고 깨닫고 앞으로 앞으로 길을 개척하여  제갈길을 일찍 찾아내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런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현실은 목마른 갈증을 더해가기만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시행해볼수는 있지만..

언젠가 보고 읽었던 핀란드 교육이 또 눈앞에 아른거린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40여년간 빼고 더해서 얻은 교육정책은 지금의 핀란드 교육을 만들었고 그 안에서 배우고 익히는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처럼 일률적이고도 획일화된 교육이 아닌것만은 확실하다. 상위 10%의 아이들만 이끌어가는 교육이 아닌 뒤쳐지는 아이들이  없게 만드는 것이 교육의 궁극적 목표인 나라.... 물론 거기 교육도 잘 된 부분과 고쳐져야 할 부분이 있겠지만 말이다. 인턴십 제도 . 참 인상적이다. 그리고 빠른 시일안에 우리도 이러한 제도를 교육의 일부분으로 인식하고 시행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램하나 가져본다. 

초중고 시절에 막연히 공부만 잘 해야하고, 좋은 대학이 목표되어버린 현실에서 탈피해 앞으로 살아나갈 삶의 다양한 면을 몸으로 느껴보고 생각해보며 더 많은 부분을 체계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늦은 때란 결코 없다는 글귀가 생각난다. 필요하다면 지금이라도 일어나 행동하면 될일이다. 만약 학생 신분으로 그럴 수 있다면 말이다. 또한 그러한 선택을 자발적으로 할 만큼의 내면의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부모는 아이가 겪어갈 시행착오의 시간들을 묵묵히 지지할 수 있는 의지가 있다면...

본문의 주인공인 루이는 참 소극적인 학생이다. 잘나가는 외과의사 아버지의 기에 눌려 하고싶은 말 한마디 못하고 이리저리 이끌려 열네해를 살아왔고 그런 아이 앞에 일주일간의 인턴십과 결과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학교 숙제가 떨어진다.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는 아이. 부모의 속을 썩인적도 없고 반항적인 기질도 없어 있는듯 없는듯 조용한 루이는 인턴십으로 무엇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루이의 아빠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세계를 경험하길 바라지만 루이는 그것마저도 마뜩찮아한다. 무엇이 되고싶다는 의지가 없고, 부모가 결정해놓은 진로에 맞춰 자신의 장래를 생각해볼 겨를이 없는  루이의 모습은 어쩌면 이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아이들의 대표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고 루이는 외할머니의 의견에 따라 동네에 있는 작은 가게인 마이테 미용실에서 인턴십 경험을 쌓는다. 자의에 의한 선택이 아니었지만 루이는 미용실에서 서서히 자신의 재능에 눈을 뜨고 삶을  개척해나가려 하지만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아버지의 벽을 마주한다. 어느 부모가 그렇지 않을까.. 결국 아버지에 우격다짐에 이끌려 미용 실습을 못하게 되고, 학교로 돌아가지만 공부에 흥미가 없는 아이는 학교를 거부하고 외로움에 몸을 떨며 방황하기에 이른다... 결국 파란만장한 청소년 시기를 거쳐 성년이 된 루이는 성공을 거머쥐지만 <열네살의 인턴십>이 성공에 초점을 맞춘 성장소설만은 아니었다.   꿈이 없는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갈 수 있는 내비게이터의 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다. 공부에 흥미가 없어 열등한 기분을 맛본 아이, 부모의 기대에 맞춰 자기를 잃어버린 아이, 꿈이 없는 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줄듯하다. 학급 문고로 추천해도 좋을듯하고 많은 아이들이 읽어보고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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