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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다락방 -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수산나 타마로 지음, 최정화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마음 가는 대로 두 번째 이야기 : 엄마의 다락방>
전작을 읽지 못했지만 수산나 타마로 작가는 두권을 따로 따로 읽어도 괜찮다고 하여 안심하고 책장을 펼쳐들었다. 공지영, 기욤 뮈소가 격찬했다는 분홍색 표지글에 매혹되었고,,, 45개국 2천만 여성 독자를 울린 작가의 12년 만의 최신작이라는 띠지 문구 또한 읽고싶다는 강렬한 호기심으로 나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어떤 책이든 , 어떤 삶이든 ,, 소녀의 감성이 몽글몽글 솟아나는 내용도 좋고,,, 삶의 한 부분일수도 있는 그악스러운 내용 또한 있을 수 있는 일이라 여겨지고, 인물 한사람 한사람 모두에게 공감할 수 없듯 한둘의 인물에 촛점을 맞춘 채 독서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읽으면서도 본문을 이끌어가는 화자의 마음과 교류할 수 없어서 답답했고 공감할 수 없어 힘겨웠다. 아버지를 모르는 어린 손녀를 위해 채워주고 또 채워주어도 모자랄것이 분명했던 할머니의 삶에도 공감할 수 없었으며 파멸의 길을 재촉해 생을 일찌감치 마감했던 엄마에게도 공감할 수 없었던 기묘한 공허함이 맴돈다.
엄마라면... 그래서는 안 되는일 아닌가..? 아빠라면... 책임과 의무로 부터 도피해서는 안 되는일 아닌가? 지식을 탐구하는 학자이자 자유로운 영혼을 소유하고 있음을 스스로 되뇌이고 소리내어 밝힐 수 있었던 그의 생각이...삶의 흔적이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 죄의 댓가를 바라지 않고, 면죄부를 바라지 않았다던 소녀를 대신해 죄를 묻고싶어진다. 쓸쓸한 노년.. 지켜줄 이 하나 없는 외로운 죽음이 책임과 의무, 도피의 댓가일까..? 나는 좀처럼 이런 사람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없다. 없기에 소녀의 외로움과 성장통은 공감이 되었지만 그녀가 느껴갔던 마음이 공감되지 않아 답답하면서도 뭔지모를 아릿한 아픔이 느껴져 힘겨웠다.
세상에 옳아매어지는 갸냘픈 줄을 원치않았다면 언제까지고 혼자였어야 하지 않을까... 기혼자의 입장에서 뭣하러 그런 일을 벌였단말인가..? 엄마는 죽음으로써 남겨진 현실을 책임지지 않으려했을까..,,, 알고싶지 않은 진실은 알 필요조차 없다는 의식의 소유자로 보여지는 이기적인 사람. 책임지고 싶지 않다면 스스로의 마음 또한 조절하고 자제할줄 알았어야 옳지 않을까? 엄마의 다락방에서 찾아낸 엄마의 일기와 편지를 읽으며 엄마 또한 소녀였던 어느 한 지점을 지나며 느꼈을 외로움을 공감하며 아파하는 어린 딸의 마음에 열심히 공감하고자 했는데 쉽지는 않았다...
기욤 뮈소의 책은 두어권 읽어보고 나와 맞지 않는듯 하여 다시 찾아읽지 않았지만 공지영씨의 책은 애써 찾아읽는 편인데.. 이 작품의 어느 부분이 그리 공감되었던 것일까...
-혹시 나를 조롱하고 있니? 내가 너무 감상적으로 보이니? 아마도 그렇겠지. 젊었을 적에는 불에 기름 붓듯 분노를 돋우던 말들도 이 나이가 되고 보니 아무것도 아니구나. 너와 이야기할 수만 있다면 난 이보다 더한 조롱거리가 되어도 상관없다. 너를 다시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살았으니까. 난 언제나 솔직하게 살려고 노력해 왔어. 요즈음엔 내 자존심을 완전히 버렸어. 그리고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것들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어. 너를 세상에 태어나게 한 어리석고 냉소적이었던 한 인간을 용서해라. 아빠가. - 235~ 23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