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의 동행
미치 앨봄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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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의 동행>
아주 오래전에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작가 미치 앨봄의 새로운 작품을 만났다.  새 작품의 출간을 알리는 여러 홍보문구를 보며 저 책을 어떻게든 구해서 읽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이 한껏  달아오르기도 했고, 그 옛날 한순간이나마 나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그런 감동을 또한번 느껴보고 싶었다. 오래도록 그당시의 감정을, 마음을 간직하면 좋으련만 인간의 편리한 능력인 망각은 이럴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억하고 싶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할때 또다시 책장을 들춰보며 새로이 다잡게 만들었던 그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약간,, 아주 약간,,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함이 아쉽다. 무신론자가 유신론자의 이야기를 읽었기 때문일까 싶은 마음에 공정한 마음이 되려 노력도 많이 했고 좋은 글귀를 발견하면 따로 노트에 옮겨적어 보기도 했지만 그 옛날에 느꼈던 뭉클한 감동,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언어의 마술은 일어나지 않았다. 

미치 앨봄의 이번 작품은 8년의 동행으로 이루어진 실화라고 한다. 청년이 된 화자는 어린시절 부터 믿어온 유대교의 스승 렙으로 부터 추도사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거역할 수 없었던 어린날의 믿음은 철저한 유대교인으로 청년을 자라게 했지만 자신의 종교를 속속들이 모두 알게되었던 어느날 청년은 자신의 종교로부터 멀어진다. 종교를 믿고 있지만 종교의 가르침과는 다른 두마음을 지닌  다른 사람들의 방식이 아니라 철처히 믿어왔던 종교를 배척하는 무관심으로 삶을 대하고 삶의 궁극적인 목표를 다른 것에 두게된다.  

다른 종교를 가진 여인을 만나 결혼을 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을 살던 그가 어린날의 믿음을 종교로 꽉 채워주었던 고향으로 돌아와 유대교 랍비인 렙의 부탁을 들어주며 기묘한 동거아닌 동거를 시작한다.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밤인사를 마주하며 지내는 생활이  아닌 랍비의 인생을 더 가까이 느끼기 위해 가끔 찾아와 그가 지나왔던 인생을 듣고, 보고, 느껴갔던 동거를..

누군가의 추도사를 부탁받는다면 나는 과연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고  나의 추도사를 누군가에게 부탁한다면 누구에게 부탁하고 싶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으며  죽음이라는 단어가 몰고온 수많은 생각들을 떨쳐낼수가 없었다. 할머니와의 이별을 어린날 경험했고, 성인이 되어서는 부모님과 이별을 경험했지만 과연 이전의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나는 할머님,부모님의 삶을 아름답고 진실되게 만들어 바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을까.. 

오래전부터 종교를 비롯해 크고작은 분쟁은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에 멈추지도 않는다. 미움과 다툼, 분쟁과 화해는 앞으로도 일어날 것이며, 지금 이 순간도 일어나고 있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은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 인간이기 때문일까... 깨달음을 얻으려면 믿음과 종교라는 매개체가 꼭 필요한것일까..? 선인이 악인이 될 수도 있고, 악인이 선인으로 바뀔수 있음을, 나와 다른 종교,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서로 상반된 삶을 살아왔던 렙과 헨리를 통해 우리들에게 종교와 믿음을 떠나 깨달음을 얻기를 바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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