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의 별1> 작은 아이가 요즘 푹~~ 빠져있는 음악은 사람이 아닌 안드로이드 로봇 그룹이 부르던데 노래와 참 잘 맞는 로봇에 관한 책을 보자마자 다른 할일도 모두 제쳐두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버렸다. 단편이 아닌 총 세권짜리 시리즈인데 하교후 손씻는 일도 잊어버린 채 세권을 몽땅 앉은 자리에서 읽는다. 아이의 마음을 온통 빼앗은 로봇의 별이라... 참 많이도 궁금했다. 사실은 책 내용이 많이 궁금했다기 보다 작은아이야 초등학생이니 로봇, 안드로이드,휴머노이드 등의 인공지능 로봇에 관심이 많을 나이라서 그렇겠거니~~ 하고 생각할만 하지만 큰녀석까지 하교후 동생 곁에 앉은 채 똑같은 자세로 세권을 모두 읽어버렸다. " 재미있었니? 무슨 내용이기에 그렇게 움직이지도 않고 시리즈를 모두 읽었을꼬? "... 하고 물으니 " 엄마도 지금 읽어보세요~ " 하며 묘한 여운을 남긴채 대답을 피한다. " 엄마~ 그런데 작가 이현이라는 사람이 남자에요~~ 여자에요?" 하는 쌩뚱맞은 질문을 하기에~ " 글쎄~~ 표지에 작가 약력이 나와있을텐데? " 하고 말해주었는데 두녀석이 각자 책표지를 들고 한참 보더니 작은아이는 남자라고 외치고~ 큰녀석은 여자라고 외친다. 그래서 "꼬맹이가 남자라면 남자겠지~ ㅋㅋ" 하고 웃었더니 큰녀석이 "이렇게 생긴 남자도 있어요? "하며 킬킬거린다. 작가님은 여성이지만 여성형 현주씨와 남성형 현태씨로 구분되었던 안드로이드와 묘하게 겹쳐보이나보다.. <로봇의 별1>권은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미래에 최고급 모델인 어린 여자아이형 로봇 나로 5970841이 인간이 키우는 아이가 되어 하늘세상의 베타인으로 생활하던 중 로봇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고 외치며 혁명을 일으킨 지상세계의 지도자 체와 노란 잠수함의 실체를 알아내고 "로봇으로 만들어졌다고 로봇으로 살아야만 되는가? " 라는 묵직한 질문을 가슴에 안고 자의로 움직이고 자의로 생각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로봇의 별로 떠나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 여기, 마음이 있어요. 우린 인간과 닮도록 만들어졌잖아요. 왜 인간들에게만 마음이 있다고 생각하는거죠? 인간들은 왜 멋대로 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거죠? 왜 인간이 모두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왜..... " - 64p 지금도 정교한 로봇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머지않은 미래에는 사람과 똑같은 로봇이 공존하는 세상이 오긴 올텐데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을까? 지금도 경제력이 없는 사람은 굶주림을 벗어나지 못하고 , 힘없는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이리저리 휘둘리는데 미래 사회라고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알파인 - 베타인 - 감마인 - 델타인으로 책임지수 등급이 나눠지고 자기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알파인, 베타인은 하늘도시로 모두 옮겨간다. 땅위에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자꾸만 생겨나고 식인 곰팡이가 온몸을 잠식해도 치료받을 돈이 없어 그대로 죽음을 맞이하는 상황. 로봇의 별이 존재하는 미래와 아주 똑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어디선가 이와 비슷한 상황을 우리는 겪어가고 있다. 풍요로운 세상. 먹거리가 넘쳐나 음식물 쓰레기가 또다른 골칫거리가 되었지만 여전히 지구촌 어딘가에는 굶주림에 고통받고, 질병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인공으로 만든 하늘세상의 편안한 베타인의 위치를 버리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해 떠나는 나로의 모험은 간단하게 공상과학 SF 소설로 읽기 시작했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부터는 묵직한 무엇이 가슴을 내리 누른다. 이런 묵직함 때문에 큰아이까지 빠져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아마도 아주 오래전에는 인간들도 이렇지 않았을 거랍니다. 먼 훗날에는 또 달라질지도 모르지요. 그렇지만 지금의 인간은 한마디로 끔찍해요. 배를 채우고도 더 가지려고 하는 동물은 지구상에 딱 하나밖에 없지요. 그게 바로 인간이랍니다. " - 13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