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맨의 죽음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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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지 않아? 고속도로 여행,기차 여행,수많은 약속,오랜 세월, 그런 것들 다 거쳐서 결국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 있는 인생이 되었으니 말이야." ( 본문 2막 117p )

아서 밀러의 작품 <세일즈맨의 죽음>은  오랜세월동안 해묵은 갈등을 안고있는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빗대어 급진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던 자본주의가 가져온 폐해를 말하고 있다. 세일즈맨이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는 윌리는  가정보다는 외부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과 비례하게 찾아오는 외로움은 벗어날 길이 없는 족쇄와 같고, 내집을 향한 갈증을 이기지 못한 린다와 윌리는 높은 할부금을 껴안고 집을 구매하지만 산업이 어느정도 정상 궤도를 찾아갈 즈음 세일즈라는 직업도 그다지 각광받지 못한 채 근근히 입에 풀칠 할 만큼의 수입으로 견뎌나간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지난날의 영광을 기억속에서 꺼내어 곱씹고, 일정한 월급이 없어도 꽤 많은 수입을 올렸던 지난날의 패기와 열정으로 미래를 향해 달렸던 옛추억을 회상한다.  장래가 촉망되는 두 아들과 그 아들들이 신처럼 믿고 따르던 옛시절을 되새기며 ,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십대에 정글로 들어갔던 형을 기억속에서 불러내어 혼잣말을 하듯 벤 형과 대화하기에 이른다. 린다는 가파른 삶을 살아왔지만 결국에는 노쇠한 몸과 거품뿐이었던 현실을 살아가야 하는 윌리를 이해하고 감싸려 한다.  여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을 향한 끝없는 애정과 믿음으로 뭉쳤지만 결국 그렇게 믿었던 큰아들 비프는  무엇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한 채 세월을 보내고 있는 부랑자의 모습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형의 그늘에 가려져 소외될 수 밖에 없었던 작은 아들 해피 또한 사회의 중요 구성원으로써 자리잡지 못한 채 바닥생활을 전전하고 있다.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은 1949년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공연한 이후 지금까지 세계적인 희곡 작품으로 사랑받고 있다. 오랜세월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 조차도 필요없을 만큼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서민의 삶을 그대로 비춰주고 있다. 대물림되는 부와 가난, 누구라도 열심히 일하면 노력한 만큼의 댓가가 따르는 자본주의는 결국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끊임없이 되풀이 할 뿐이다. 월급이 없던 세일즈맨 윌리는 아내에게 생활비를 가져가기 위해 친구에게 돈을 빌려야 하고 , 빌린돈을 월급인양 아내에게 내밀었던 그 마음을 어찌 짐작할까... 성공하고 싶었던 비프와 해피 형제는 허풍으로 일관할 수 밖에 없는 자신들의 현재에 신물을 느끼던 어느날,,,더이상 어찌할 수 없이 곪아버린 가족의 해묵은 갈등과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며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거품과 허풍을 깨버리고 현실을 직시하기에 이른다. 내가 죽어 남은 가족들에게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백번이라도 죽을 준비가 되어있는 늙은 월리의 독백이 가슴아프게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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