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꽃보다 아름다운 남자 이준기씨가 일지매의 주인공을 맡았던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는데 2009년에는 고우영 원작 <돌아온 일지매>가 사극으로 현재 방영되어 온가족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아이들을 위한 동화로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책으로도 읽게 되었다. 한가닥 매화가지 아래 버려졌다 하여 아기의 이름은 일지매라 불리우며 걸인의 손에의해 젖동냥으로 자라던 아이는 양반가의 서출로 태어나 걸인과 스님에 의해 구해졌지만 부모의 출세에 걸림돌이 될것이라 여긴 양반들의 파렴치한 선택 때문에 아기의 목숨을 구하고자 스님은 아기를 청나라로 보내게 된다. 청나라 사람의 양자가 되어 변발을 하고 청나라의 아이로 자라던 아이는 자신이 조선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면서 자아의 정체성에 혼란을 겪던중 마음에도 없는 신부와 약혼을 앞두고 뿌리를 찾고자 조선으로 돌아오기에 이른다. 아이는 자신의 부모를 찾아 헤메지만 세상은 아이의 순수한 생각과는 많이 다름을 느껴가며 수려한 청년으로 자라난다.일지매의 탄생부터 의적이 되기까지 여러가지 사건과 모험이 굵직 굵직한 내용 사이로 엮어지고 있다. 또한 지방 사투리가 구수하게 녹아져 있는 대화내용은 책을 읽는 맛을 한층 더해주는듯하다. ...-" 집을 사러 왔심니더. 집을 주소." " 일지매 아이가! 이 문디 자슥아, 우얄라꼬 이리 컸나? 엉엉 !" - ...현재 티비에서 방영되고 있는 돌아온 일지매의 걸치역을 맡은 이계인씨의 구수한 사투리와 책속에 간간히 보이는 사투리가 영상으로 동시에 떠올라 슬며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한 일지매의 어머니 백매를 사랑하는 구자명의 순수한 사랑과 희생은 속깊은 감동을 선사했으며, 일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의 중요한 기밀문서를 청나라에 파는 흉악한 관리를 단죄하는 의적 일지매..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털어 가난한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금매화가지를 남겨놓는 일지매의 의적활동은 답답한 서민들의 한숨을 대변해 주는듯하여 후련하기도 하다. 역사극을 볼때면 양반의 아비와 노비의 어미 사이에 서출로 태어나 출생의 비애를 온몸으로 느끼며 고단하고 힘겨운 삶을 살아가거나 의로운 인물로 거듭나는 주인공의 모습이 여기 일지매의 모습과 일치한다. 내 어린시절에도 일지매가 있었고 성인이 된 지금도 여전히 일지매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한순간의 재미와 볼거리만을 위한 내용이었다면 오랜세월을 지속하지 못했을텐데 일지매의 이야기는 재미와 교훈, 눈물과 감동이 묘한 어울림으로 함께하기에 독자들에게 끊임없는 사랑을 받는 소재이기도 하다. < 일지매> 는 2005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도서전에서 ’한국의 책 100’에 선정되었던 내용을 어린이들이 읽기에 부담도 없고 재미도 있는 동화로 재탄생된 작품이 <돌아온 일지매>였다. 일지매의 내용을 이미 훤히 알고있지만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자잘한 사건들로 엮여졌기 때문이 이 책을 읽어가면서도 식상한 느낌없이 새로운 느낌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중의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