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최소원칙
도정일 외 지음 / 룩스문디(Lux Mundi)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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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글을 잘 쓰고 싶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는 않다. 마음속에 수만가지의 생각들을 담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글로 풀어내는 작업은 고되고 힘겨운 일이다. 글쓰기란 무엇인가? 논술이란 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가? 내 안에서 꿈틀대는 수만가지  언어를 온갖 미사여구를 통해 나타낼 수 있다면 멋진 글이 완성될까? 나의 학창시절을 되돌아 보니 지금처럼 논술의 열기가 심화되지는 않았는데 현대에는 글쓰기의 실력이 대학의 당락을 결정하는 중요한 잦대가 되어있다. 

어려서 부터 논술을 배우고 , 세련된 문체와 문맥의 중요성을 익히지만 정작 잘 쓴 글이란 그런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논술시험이라도 볼라치면 유명한 논술학원은 부모의 손을 잡고 상담하러 온 아이들로 북적인다는 뉴스를 보며 그렇게 배워야만 논술의 완성을 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들곤했다. 배워서 익힌 수려한 문체의 글은 자신만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고 모두가 비슷비슷하며 개성을 찾아볼 수 없는 죽은 글이라는 어느 교수의 말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 아이도 초등 입학무렵부터 논술을 배웠다. 남들이 모두 배우니 우리 아이도 배워야만 할것 같았고, 점차 글쓰기의 실력이 늘어나는 것이 눈으로 확인 될 때마다 잘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한해 한해 횟수를 거듭하면서 아이가 쓴 글은 자신만의 생각이나 마음속의 언어가 결핍되어 있다는 것이 마음으로 와 닿았고, 결국 글쓰기란 그리 배워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글쓰기의 배움을 멈춘 지금은 아이가 쓴 글은 예전보다 훨씬 풍부한 마음의 언어를 표현해 내고 있다고 느껴진다. 수려한 문체와 짜맞춘듯 잘 쓴 글은 아닐지언정 이것이야말로 아이의 마음속 언어의 표현이라 보여진다. 나만의 착각일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많이 자란뒤에 자신의 마음을 표현해 내는 능력은 많이 달라질 것이라  미루어 짐작하며 위안을 삼아본다. 

자료를 수집하고, 메모하는 습관은 글쓰는 사람들의 오래된 습관인가보다. 나 역시도 메모를 좋아한다. 메모와 더불어 책속에 알록달록 밑줄은 기본이다. 희망 제작소 상임이사이자 변호사인 박원순 선생님은 자료 수집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신문을 스크랩하고, 자르고 붙여넣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정보는 쉬운 글쓰기의 원천이 된다는데 쉽게 공감이 간다.

문학평론가이자 경희대 명예교수인 도정일 교수님이 말하는 아이들의 쉬운 글쓰기에 눈길이 멈춘다.  " 쓰고 싶은 글이 무엇이건, 학생들이 쓸 수 있도록 자유롭게 풀어놓고, 그가 쓰고 싶어하는 문제,쓰고 싶어하는 화두를 놓고 마음껏 쓰도록 하는 일" 그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을 훈련 시켜야 한다는 의견에 적극 찬성한다. 자신의 삶 속에서 글쓰기의 주제를 잡아내고 그것에 관해 글의 방향을 잡는다면 글쓰기란 두려운 존재가 아닐것이다. 이런 자유로운 글쓰기의 연습이야말로 아이들이 글감의 연계성을 찾아내는  과정의 연습이며 글쓰기의 최소 원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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