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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교육이 만났다, 배움이 커졌다 - 아이들도 교사도 행복한 학교, 키노쿠니
호리 신이치로 지음, 김은산 옮김 / 민들레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일본의 공교육 개혁의 모델을 만들고자 17년 전 처음 문을 연 키노쿠니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는 아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우리나라 아이들이 생각하며 느껴가는 학교와는 많이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학교란 보편적으로 '배움의 터' 를 말함인데 키노쿠니 학교의 모습에선 생활 그 자체가 배움이요, 놀이였다. 엄격한 규율도 없고, 선생님도 없는 학교, 상급생과 하급생이 나뉘어지지 않은 학교를 생각하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수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겠지만 아이들 스스로의 의지와 힘, 그리고 노력이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한번쯤 방문하여 학교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척이나.
예전에도 그래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인 우리의 교육현실은 키노쿠니 학교와는 무척 다르다. 다르다못해 이질감이 느껴질 법도 하지만 찬찬히 써 놓은 아이들의 마음들을 읽다보면 내 아이들도 저런 환경에서 미래를 위한 교육을 받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참 많이도 든다. 일률적인 시간표에 의해 50분의 수업은 짜여져 있고, 싫든 좋든 꼭 들어야만 하는 초중고의 수업이 과연 아이들의 뇌리에 무엇을 얼마만큼 남겨줄 수 있을까? 졸업후 그 지식들은 어디에 쓰일까? 초중고에서 역사를 배우고, 복잡한 수학공식을 익히며 문법을 공부하고, 다른 나라의 언어를 배우지만 그것이 얼마만큼의 효율성을 가지고 있을까? 글로벌 시대를 위해 꼭 배워야만 하는 것이 외국어라 생각하며 열심히 가르치고, 아이들은 배우지만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아이들은 얼만큼이 될까? 많은 학교들이 가지고 있는 주입식 교육,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의 맹점이 바로 여기에 있는가보다.
언제부턴가 대안학교를 많이 생각하게 한다. 초기에는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가는 곳이라 생각했었지만 점차 사람들의 의식은 바뀌었다. 나 역시도 생각이 바뀌었음은 말할필요도 없지만 선뜻 내 아이들을 그 속에 포함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일부 교육현실의 맹점에 눈을 뜬 부모들은 일찍 방향의 전환을 했을텐데 아직도 닫혀진 교육현실에서 결코 내것이 될 수 없는 지식들을 머리에 넣어주고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하여 일등을 받는다 한들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을까?...답답해진다.
키노쿠니 학교에서의 생활, 회의, 수업내용, 아이들이 나아갈 방향, 모든것이 아이들 개개인의 선택인 학교, 시험도 없고 성적표도 없으며 선생님이라는 독특한 위치의 교육자도 없는 학교! 모든것이 아이들의 선택에 의해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터득하는 학교. 키노쿠니 학교는 아이들의 행복이 자라는 곳이었다. 희망이 자라는 곳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리 느껴진다. 아이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곳, 그곳이 참 많이도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