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가는 길
밥 그린 지음, 강주헌 옮김 / 푸른숲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친구에게 가는 길> 친구란 오랜시간 함께 걸어온 사람을 말한다. 나 역시도 친구의 부류를 둘 이상으로 나누고 있다. 순수했던 어린시절, 나의 모든 것을 알고있는 친구, 나의 치부조차도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는 친구 하나, 그리고 학창시절의 친구 몇, 사회생활을 하면서 친구의 관계로 발전하여 가끔 안부를 묻고, 시시껄렁한 대화를 나누는 친구로 나뉜다. 아무것도 묻지 않아도, 알려고 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친구는 나에게 몇명이나 될까.? 제대로 된 친구 한사람이라도 내 곁에 머물고 있을까? 내가 아는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친구로 기억될까? 가끔..아주 가끔 나이를 먹어가면서 나에게 죽음이 다가온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어느날 잭에게 다가온 죽음의 그림자가 나에게도 다가온다면 ..언제일지 모르는 그림자가  다가온다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아파해 줄 그런 친구는 서로에게 누구일까..

나에게도 abcdj 잭,밥,앨런,척,댄 이 그려가는  수채화 같은 우정이 존재할까? 그들처럼 나의 고교시절에도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클럽을 결성하고 어려움도, 즐거움도, 슬픔도, 기쁨도 함께하자던 친구들이 있었지만 각자의 삶에 치여 유야무야 흘려버린 세월이 무상키도 하다. 철없이 순수하기만 했던 시절에서 사회인으로 발을 내 딛고, 사회를 알아가며 스스로의 방어벽을 높디 높게 쌓아올려 누군가 건드려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견고한 벽을 세우며 살아왔던 세월이어라.. 마음을 닫아버리고 겉치레의 웃음을 지으며 살아왔던 세월에서 벗어나 내 손으로 벽을 무너뜨리고 싶다. 밥과 잭의 우정에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비슷한 수채화빛 우정을 그려본다.

한 도시에 머물지 않아도 일년에 두번은 꼭 통화를 하는 친구,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존재에서 힘을 얻는 친구,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함께하는 친구들인 다섯명의 사람들, 밥과 잭의 첫 만남이었던 어린시절에서 한사람씩 한사람씩 늘어나 abcdj 모임을 만들고  추억을 만들며 친구라는 이름으로 젊은 시절을 보낸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다고 친구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은 아니었다. 수천킬로 떨어진 곳에서 들려온 잭의 와병 소식에 밥은 서둘러 고향으로 향한다. 그리고  다섯명의 친구들이 다시 모여 힘겨운 투병생활을 하는 잭의 곁에 머물며 함께 공유했던 지난 시간을 회상하는< 친구에게 가는 길> ..쉰을 훌쩍 넘긴 분들의 수채화빛 우정..

-살면서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건 운이 좋은 사람이나 바랄 수 있는 일이리라. 첫 친구이자 가장 오래된 친구. 그런 친구는 꼭 같은 도시에 살 필요도, 매일 만나야 할 필요도 없다. 우정, 특히오랜 우정에는 그런 조건이 없다. 그리고 운이 더 좋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그런 친구가 오랫동안 곁에 있을 것이다. 그런 친구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 어른이 돼서 만난 사람들은 내가 처음에 어떤 존재였는지 알지 못한다. 험난한 세상에 맞서 어쩔 수 없이 방어벽을 세우기 전, 순수했던 시저의 내가 어떤 존재였는지 모른다. 내가 그런 방어벽을 자진해서 세웠던가? 그렇지 않다. 벽은 살면서 세상과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 때문에 세워진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벽이 세워지기 전에 함께했던 사람이 있다. 그런 친구가 오랫동안, 아주 오랫동안 곁에있어 준다면, 그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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