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애호가로 가는 길

그림애호가로 가는 길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08년 11월

예전에는 그다지 그림에 관심이 없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하얀 벽 위에 멋있는 그림 한 점 걸어놓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 보았다. 나처럼 미술 작품 세계에 문외한이거나 애호가 씩은 아니지만 멋있는 그림한 점  벽에 걸고싶은 생각이 있는 사람에게 <그림애호가로 가는 길>이라는 이 책의 출간은 꽤많은 도움이 될것같다. 이 책속에는 저자님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들과의 인연, 어떻게 소장하게 되었는가, 어떤 생각으로 컬랙션을 만들어 가는가에 관한 내용이 세세하게 나와있다. 이런 내용들은 그림이라는 또다른 세계에 새로이 눈을 뜨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당장은 아니겠지만 언젠가 나와 우리 가족들을 위한 그림을 한두점 걸어두고 그림과 사랑에 빠질 날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언제부터인가 그림은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고, 얼마전 모 그룹의 총수도 비밀 창고에 수많은 그림을 사들여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나는 그 일련의 사건들을 보기 전에도, 후에도 여전히 그림은 상류사회의 전유물이고, 투자가치로 인식되는 것이라 여겨왔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 않겠지만 투자로서 미술품을 구매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저자님의 글중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미술품 한 점의 가격이 높지 않았을때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의 배가 고팠고, 그림 가격이 높아진 지금은 화가들이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 이 글을 보며..맞는 말이라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높은 가격에 쉽게 지갑을 열어 하얀 벽을 장식할 그림한 점을 구입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라 생각한다.역시 나는 그림애호가는 아닌가보다. 우리집 거실에 그림한점 걸어두고 싶다는 단순한 생각은 인테리어 효과로써의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림 왕초보를 위한 이 책을 보며 예전의  생각에서 탈피하여 전시회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멋있는 미술품 한점 구매하고 싶다.  이런 나의 생각은 저자님의 그림 사랑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님의 소장 작품과 소장하게 된 인연, 그림을 바라보는 눈길, 소장한 뒤에 보고 또 보며 느껴가는 마음, 가족간의 대화, 사랑,이런 점들이 참 마음에 들었다. 소탈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책에 소개된 그림과의 인연, 그리고 저자님이 생각하는 그림의 이해들을 찬찬히 읽노라면 다시 앞장으로 넘어와 저자님이 소장하고 있는 그림을 바라보고, 설명과 더불어 나 또한 그림 속으로 침몰하는 경험을  해보았다. 나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지만 전시회를 다녀온  지인에게서 이런말을 들은적이 있다."그림이  말을 걸어온다고.. 그림이 말을 걸어왔으므로 한참을 그림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노라고"...나는 이해하지 못한채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은 그림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었던 지인의 마음이 다가온다. 

’이 책과의 인연을 계기로  마음이 동하여 전시회장을 찾게되는 어느날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