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54
J.M.G. 르 클레지오 지음, 김윤진 옮김 / 민음사 / 200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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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무척 힘들게 읽어나갔다. 이 책을 읽는 동안은 완전한 나로부터 고립되어야만 했고,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 아담의 행동은 손에서 책을 놓은 지금도 몽롱하게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200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고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이후 현대 프랑스 소설 최고의 문제작이란 책 뒷편의 글도 나는 아직 이해할 수가 없다. 책의 뒷편을 조금더 옮겨본다면 -현대인의 존재론적 고뇌를 묘파한 현대 문명과 인간에 대한 기나긴 조서-  아직도 이 책이 완전히 내 안에서 완전히 용해되지 못했지만 인간이 가지는 본성의 또다른 한 면을 보여주는듯 하다는 것을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버겁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은 전체적인 나의 소감이다. 어렵지 않게 읽히고 , 재미있으며, 인간본성을 탐구하거나 현대인의 존재론적 고뇌를 그려낸 내용으로 이 책을 손에 든다는 것은 어렵고 힘들며, 버거운 일이었음을 말하고 싶다. 

옛날, 중학교 시절이라고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을 어린 소녀의 시절... 그 어린 마음에 읽었던  이방인의 뫼르소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기억 한편에 자리하고 있나보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방인의 뫼르소가 생각나는걸 보니..
아니~ 처음 이 책을 접하게 된 계기가 2008년 노벨 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이었고, 그 타이틀 속에 많은 사람들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약간 언급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잊혀졌던 이방인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조서>를 손에 들고 읽어감에 따라 뫼르소의  이상한 심리가 또다시 기억난다. 잊혀지지 않는 뫼르소의 심리와, 인간 본성,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모래밭, 그리고 총성, 뭐 대충 이런 내용들이 생각났지만 그시절에도 지금도 그들의 심리는 나에게 적합하게 와 닿지 않는다.  조서에서 등장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로 내겐 버거운 상대였다.

어떤 면에서는 이방인의 뫼르소의 내면이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아담과 무척 흡사함을 느껴본다. 두사람 모두 광기에 휩싸인채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과, 삶, 느낌, 세상을 향해 통하는 바람을 느끼지 못한채 자신안에 고립되어 있다는 그런 느낌..
처음 읽는 순간부터 심상치 않은 한 남자의 이야기가 거론된다. 세상과 단절된채 버려진 집에서 홀로 살아가며 단지 만나는 사람이라고는 미셸이라는 여성 뿐인 이 남자의 삶은 과연 평범한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까.. 물론 평범치 않은 사람이 인간 본질의 고뇌를 안고 풀어간다고는 하지만 역시 버겁고 힘겹게 읽어야만 했다. 아담이 미셸에게 쓰는 편지의 내용이란 그녀를 강간했다고 하는데 그 사실조차 희미한 안개속을 거니는듯하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이란 길에서 만난 강아지의 뒤를 따라 가는 것이고, 그의 광기어린 말들조차 나를 미로속으로 안내하고 있는듯하여 힘겨움을 느꼈던 그런 책이었다. 우리 큰아이 역시 이 책이 버겁다고 하는데 중학교 시절에 내가 이방인을 읽고 버거워 했던 그모습 그대로임을 느끼며 지금의 나와 청소년인 우리 아이가 느껴가는 조서의 공통점은 평범치 않았으며 안개로 인식되는 소설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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