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불임, 인공수정, 대리모, 외래 진료는 가능하되 출산은 할 수 없는 일본의 지방 소도시 산모들은 출산을 위해 장거리 출산여행을 떠나야 하는 위험한 선택과 의료계에 관한 사회 고발성이 강한 의료소설로 처음부터 끝까지 어렵지 않게 읽어졌다.
대리모와  불임 그리고 인공수정에 관하여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 .

부부사랑의 결실이 수정 되면서 부터 시작된 생명의 신비를 생명의 첫번 째 단계라고 한다면 엄마의 몸에서 분리되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순조로운 임신과 출산을 했던 나는 마리아 불임클리닉을 읽으며 새삼스럽게 탄생의 신비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되었다.   엄마들은 출산시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면서 아이를 낳는다. 아이의 탄생은 엄마들의 엄청난 수고로 이루어졌다고 쉽게 생각했지만 태아가 엄마의 뱃속을 떠나 세상 속으로 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태아 또한 열심히 수고하고 노력한다. 
세포가 분열하고 또분열하여 장기를 만들고 뇌를 구성하고, 심장이 뛰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하나만 잘못 되어도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치명적일텐데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과정을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 후쿠시마 현립 미나아이즈 병원내의 산부인과와 사카시타 후생종합병원 내 산부인과가 잇달아 휴진에 들어갔다. 각 대학병원이 지역 의료에투입되어 있던 의사들을 다시 불러들인 탓이다. 일인 상근 체제로 운영되던 탓에 혼자 힘으로 고군분투 해오던 그들은 철수 명령에 따라 지역의 중추 병원으로 복귀해야 했고, 그 후로 임부들은 병원에 가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멀고도 먼 길을 몇 시간씩 돌아가야 했다. 군 내에서 유일하게분만할 수 있었던 산부인과가 문을 닫자, 지역에서는 의료 안전에 대한 우려와 현장의 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렇듯 후쿠시마에서 산부인과가 연쇄적으로 붕괴되고 있는 데는 사건이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한 임부 사망사고가 그 단초를 제공했던 것이다. 분만을 담당했던 후쿠시마 현립 오노 병원 부인과 의사는 사망 사고가 발생한지 2년이 지난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후쿠시마 현경에 의해 체포당했다. 혼자 해당 병원에서 산부인과를 지켜왔지만 수갑이 채워져 범죄자인양 보도되는 과정은 뉴스에 일제히 방영되었다. - 

위의 글은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의 모티브가 되었던 실제 사건이다. 작가는 불임 클리닉이라는 소재를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단지 불임과 인공수정, 대리모에 관한 이야기만은 아닐것이다. 처음 책을 들고 읽을무렵엔 불임여성, 혹은 불임부부의 고민과 인공수정이라는 과정을 거쳐 아이를 얻게 되는 평범한 내용인줄 알았지만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의료 현장에서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어쩔 수 없는 사고가 생겨나 환자가 사망한 경우, 사회는 의료를 시술한 의사와 병원을 지나치게 매도하고 사회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지는 않은가에 관한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외래 진료는 가능하되 출산은 할 수 없는 병원체계에 관해서 가만히 우리나라의 산부인과와 불임 의료지원? 보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물론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사고가 아닌 경우도 있긴 있겠지만 가이도 다케루 작가님이 전하고 싶은 참 뜻을 다시한번 생각해 봐야겠다.  

오래전 대리모에 관한 기사와 신문 , 뉴스를 보았고 대리출산이 정당한 방법인가? 합법화 될 수 없는 것인가? 에 관해 생각해 본적이 있었다. 소네자키 리에는 기형자궁과 암으로 불임이 되었고 자신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 데이카대학 교수인 기요카와 고로의 정자로 아이를 인공수정 하기에 이른다. 리에의 엄마는 기꺼이 대리모가 되었지만 그것이 옳은 방법일까? 유전자 결함을 가진 부부의 불임치료 방법으로 유전자 왈츠를 추는것이 옳은 것일까?..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불임이 되어보지 못한 나에게 어려운 숙제가 떨어진듯하다.  작가는 이러한 부분을 ’ 유전자 왈츠’ 라고 말하고 있다. 아이의 DNA 속에 들어있는 30억개의 염기쌍이 부모의 그것과 완벽히 같을 수는 없다는 내용이 리에의 발생학 강의중 서론에 들어있다. 처음엔 이 부분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책을 다 읽은 지금은 리에의 강의가 이해가 된다. 차가운 머리로는 이해할수 있지만 마음으로의 이해는 아직도 불가능한 부분이다. 
재미있게 읽었고, 리에의 발생학은 감동이었으며, 마리아 산부인과 병원장의 마지막 모습은 경건했다. 언젠가 다시한번 더 읽어봐야지 ~~ 하고 생각하게 만들었던 그런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