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로 믿는 종교가 없다. 무신론자이기 때문에 종교를 다룬 책은 그다지 많이 읽어보지 못했지만 어떤 계기를 통해 <두려운 여광> 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어릴적에는 교회를 꽤나 열심히 다녔던 기억은 가지고 있지만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알게 모르게 보지 말아야 할 것과 차라리 몰랐으면 했던 일들을 차례차례 겪어가면서 종교에 불신을 가지게 되었다는 표현이 알맞을것이다. 하지만 일단 책이 손에 들어오면 불교건 기독교건 가리지 않고 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편견없이 책을 읽자고 다짐하고 읽다보니 10인의 목사님들의 마음, 느낌, 설교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차라리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다. 26p. 2007년 7월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기념대회에서 옥한음 목사님의 설교 : "한국 교회는 겉으로 보기에는 자랑거리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목사의 신뢰도는 하위권"이다." 무종교자에게 가장 인기 없는 것이 기독교이고 기독교인들은 이중인격자로 불리는 것이지금의 현실" 이라며 회개를 촉구했다. 28p. 정필도 목사님: " 마음밭을 잘 관리 해야 합니다." 목회자의 다음 덕목은 겸손이다. 정 목사는 겸손한 밭을 가꾸라고 조언한다.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제일 싫어하신다. 교만하면서도 교만한 줄 모르는 것이 이 시대의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이다. 말과 행동은 겸손히 했지만 자신 안에 교만의 뿌리가 깊이 박혀 있었다고 고백한다. 기도 가운데 주님이 그 점을 깨닫게 해 주셨다. 교만하면 자꾸 남을 판단하고 비판하며 정죄하게 마련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간다. " 잘못된 사람에게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교만인지는 몰랐습니다." 101p 이정익 목사님: 한국교회에 대한 그의 진단은 간단하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목회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다른 외부 환경에 핑계를 돌릴 필요가 없다. 이 목사가 한국교회를 가만히 들여다보니 문제는 목회자에게서 비롯되었다. 성도들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이 땅의 목회자들이 자기부정의 목회를 하지 않는게 문제였다. 목회자들이 상식과 순리를 따르는 목회를 하지 않으니 비정상이 정상처럼 보이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그는 진단한다. 181p. 이재철 목사님: 이재철 목사의 설교 메모장이 사진으로 나와있는데 A4용지 절반 되는 종이 앞뒤에 깨알 같은 글씨가 색색으로 적혀 있다, 검정색 글씨는 설교 내용, 파란색 글씨는 성경구절, 빨간색 글씨는 헬라어와 히브리어, 초록색 글씨는 예화이다. 40분 분량의 설교 내용이 이 한장의 앞뒤에 빼곡하게 들어있다. 공부하는 수험생의 노트처럼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을 보면서 설교란 입에서 흘러 나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며, 끊임없는 자기 성찰과 노력, 반성과 회계에서 나온다는 것을 느껴간다.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인 나에게 종교를 떠나 인간으로써 받아들이고 싶은 본문의 내용중 일부를 따로 발췌하여 내 마음밭에 새겨두고 싶어진다. " 잘못된 사람에게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교만인지는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