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 2008년 제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백영옥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스타일> 처음 책의 제목과 표지를 봤을땐 그다지 읽고싶지 않았지만 어찌어찌 된 계기를 통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책을 손에들고 이렇듯 오랜시간 읽지않고 진열만 해 둔 책은 거의 없었지만 이 책은 웬지 선뜻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 알맞은 표현일 것이다. 왜 이렇게 첫번 째 책장을 들추기가 어려웠던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생각하고 , 살아왔던 20~30대의  젊음과 삶, 열정이 결여된채 마른몸에 더 마른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지갑에  잔돈푼 딸랑거려도 스타벅스 커피잔을 마주하고 ,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 명품가방에 눈독을 들이며 쓸떼없는 허영에 들떠있는 한심한 젊음이 그려져 있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경제가 나빠지면서 서민들의 한숨은 늘어만 가는데 백화점의 수입 명품 코너는 불황을 모른다는 뉴스를 얼마전에도 보았다. 물론 내가 번 돈으로 명품을 소비하는데 지켜보는 입장에서 백번 할 말은 없겠지만 한심해 보이는 마음까지는 어쩔 수 없나보다.  지금도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은 굶주림과의 싸움을 하고 있는데  허영에 허영을 부추기는  내용의 책은 읽고싶지 않았다. ( 이 책의  내용을 읽지도 듣지도 않고  허영을 담아놓은 책이라 짐작했지만 책읽기를 마친 지금은 선뜻 읽기를 거부했던 나를 생각하며  한참을 웃어본다.ㅋ )

하지만~~~ 일단 한장, 두장 책을 읽다보니 책속으로 퐁당 빠져버리게 만든다.  비만한 몸매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직업의 연장선에서 작디작은 스키니 진을 억지로 꿰어 맞추듯 입어야 하고, 고통과 절망을 곱씹듯이  줄담배를 입에 물고, 쓰디쓴 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스타일의 주인공 이서정-  스타일을 읽어가며 그녀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기로 작정하며 읽어간다. 맞선 자리에서 한마디 변명도 없이 퇴짜를 맞아버린 그녀는 커다란 충격에 휩싸이고, 직장 동료인 스타일 리스트 김민준 선배와의 러브스토리가 진행되려 하지만 7년전의 인연 박우진을 만나게 된다. 

의사였던 박우진은 7년의 시간을 건너 레스토랑 경영자의 모습으로 이서정 앞에 나타난다. 그의 등장으로 소설은 더욱 더 흥미롭게 진행된다.  전국의 음식점을 날카로운 감각으로 품평을 하고, 각 음식점의 장 단점을 이메일로 전달하는  얼굴없는 판단자 - 닥터 레스토랑 의  등장은 묘~~ 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닥터 레스토랑은  과연 누구일까 짐작 해 보는 재미는 이 소설이 가지는 맛있고 향긋한 조미료 역할을 했다. 박우진일까? 김민준일까?  마지막에 가서야 닥터 레스토랑이 밝혀지는데 조금 놀라기도 했지만 가볍고 유쾌하게 읽혀졌다. 

제 4회 세계문학상 수상작인 백영옥 장편소설인 스타일은 첫부분이 약간 어수선하다고 느껴지는 책 이지만 페이지를 한두장 넘길 때마다 새록새록 달라지는 느낌이 든다. 팔색조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나 할까.?. 스키니 진이라는 가벼운 주제 아래  인간의 내면,  젊음, 일, 사랑, 눈물, 회한, 아픔과 기쁨이 묘한 맞물림 과 어울림으로 함께하면서 여덟가지의 맛과 향기,  유쾌함이 묻어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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